
처음으로 주어진 임무, 훌륭하게 해냈다.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24일 미국 워싱턴DC 내셔널스 파크에서 열린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2025 미국 메이저리그(MLB) 원정 맞대결에 2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팀의 4-0 승리를 견인했다.
이날 경기의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는 이정후의 2번 타자 출격이었다. 지난해 샌프란시스코의 손을 잡고 메이저리거로 거듭난 그는 단 한 번도 2번 타자 임무를 맡은 적이 없었다. 특히 올해는 자신이 치른 50경기 중 45경기(197타석)에서 중심 타순인 3번을 소화했다. 하지만 밥 멜빈 샌프란시스코 감독은 주로 1번을 소화했던 지난 시즌처럼 그에게 테이블세터 임무를 맡겼다.
훌륭하게 소화했다. 1회초에는 상대 선발 매켄지 고어에게 삼진을 당하며 고개를 숙였지만, 4회초에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멍군을 외쳤다. 이후 윌머 플로레스 타석에서 도루를 감행했지만, 타자의 송구 방해로 인해 도루가 취소되며 아쉬움을 삼키기도 했다.

주눅들지 않았다. 여전히 0-0으로 팽팽하던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고어에게 볼넷을 뺏어냈다. 테이블세터 역할을 톡톡히 수행한 것. 당황한 워싱턴이 마운드를 교체했지만, 이정후의 출루가 곧 득점으로 이어졌다. 이정후는 맷 체프먼의 볼넷에 2루를, 플로레스의 병살타에 3루를 밟았다. 이어 윌리 아다메스의 적시타에 홈을 밟아 팀 첫 득점을 책임졌다.
끝이 아니었다. 이정후는 2-0으로 앞선 8회초 1아웃에서 상대 불펜 백 브릭시의 패스트볼을 맞받아쳐 우익수 방면 안타를 뽑아내며 또 출루에 성공했다. 채프먼과 플로레스의 연속 안타에 또 홈을 밟아 승리에 가까워지는 점수를 또 뽑아냈다. 멀티히트, 3번의 출루와 2개의 득점까지 더해 팀 4-0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이정후였다.
지난 20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부터 4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갔으며, 지난 17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 이후 6경기 만에 멀티히트를 신고한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76에서 0.282(195타수 55안타)로 오르면서 3할 회복을 향한 꿈을 부풀렸다. 여기에 6홈런 31타점 3도루 OPS(출루율+장타율) 0.797 등을 더하고 있다.
한편 샌프란시스코는 이날 승리로 LA 다저스(31승19패)에 이어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에서 두 번째로 시즌 30승(21패) 고지를 밟는 데 성공했다. 지구 2위에 머무는 가운데 1위 다저스와의 승차는 1.5경기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