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약 없던 원정길에도 5月 1위 달리는 공룡들… 그리웠던 집에서 방점 찍는다

NC 선수단이 승리를 거둔 후, 마운드에 모여 자축하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야구계를 슬픔에 빠뜨린 인명 사고, 계속된 외지살이까지. 그럼에도 무너지지 않은 공룡들이 드디어 집으로 돌아간다.

 

프로야구 NC의 5월은 뜨겁다. 23일 잠실 두산전까지 12승2무5패, 승률 0.706의 월간 성적표를 남기고 있다. 이달 치른 6번의 3연전에서 위닝시리즈 이상의 열매를 맺은 게 5번에 달한다. 루징시리즈(1승2패)는 이달 중순 인천 SSG 3연전이 유일하다. 시리즈 스윕은 1번(5월5일∼7일·수원KT전) 뿐이었지만, 꾸준한 승리 엔딩으로 미소지었다.

 

잦아진 비로 인해 찾아온 더블헤더도 문제 없이 헤쳐 나가면서 팀이 급격한 안정세에 접어들었다. 덕분에 지난달까지 10승17패, 9위였던 팀 성적은 22승2무22패로 4위까지 올라섰다. 잃었던 승패마진 적자를 모두 회복한 공룡들은 승률 5할을 두고 두텁게 형성된 중위권 전쟁을 본격적으로 헤쳐가는 중이다.

 

마운드의 높이가 인상적이다. 5월 지표가 심상치 않다. 팀 평균자책점이 2.95(168이닝 55자책점)로 리그 1위다. 보직을 가리지 않고 맹위를 떨친다. 선발 평균자책점이 3.08(3위), 구원 평균자책점은 2.74(1위)를 각각 기록 중이다.

 

NC 로건 앨런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선발진에서는 로건 앨런-라일리 톰슨의 외인 원투펀치가 중심을 잡는다. 3∼4월 승리 없이 4패만 기록하며 불운을 곱씹던 로건은 지난 5일 수원 KT전(7이닝 무실점)에서 첫 퀄리티스타트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데뷔 승을 신고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5월 4경기 2승 평균자책점 0.72(25이닝 2자책점)의 엄청난 숫자를 써낸다. 남다른 탈삼진 능력을 앞세운 라일리도 지난 18일 울산 키움전에서 8이닝 무실점으로 날아오르는 등 쾌조의 페이스를 보여주는 중이다. 여기에 신민혁-최성영 등 기존 자원들은 물론, 목지훈-김녹원 등 새 얼굴까지 버무려진다.

 

불펜진에는 올 시즌 NC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손주환이 5월 7경기(6이닝) 무자책점 행진으로 튼튼한 허리를 꾸렸다. 여기에 부상을 딛고 과거의 구위를 되찾아가는 김진호(1.17), 7세이브를 거두며 든든하게 뒷문을 책임지는 류진욱(0.82) 등이 완연한 상승세다.

 

NC 손주환이 투구를 마치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여기에 모두가 기다렸던 낭보까지 도착했다. 드디어 NC가 집, 창원NC파크로 돌아간다. 오는 30일 한화와의 시리즈부터 홈 시리즈를 재개한다. 울산에 임시거처를 마련해 형식상 홈 경기를 치르긴 했지만, 진정한 집으로 복귀하는 건 지난 3월29일 발생한 안타까운 인명 사고로 인해 야구장이 닫힌 후 약 두 달 만이다.

 

선수단에도 활력이 돋을 소식이다. 그간 NC는 내내 호텔 생활을 하며 시즌을 헤쳐왔다. 훈련은 물론 체력을 충전할 시간조차 부족했던 게 사실이다. 연일 이어지는 고된 이동도 당연히 쉽지 않은 문제였다. 이제 곧 홈으로 돌아가면 구장 내 최고급 시설을 이용하며 몸 관리를 받거나 훈련을 펼치는 것은 물론, 가정이 있는 집에도 돌아가 멘탈적으로도 충분한 충전을 할 수 있게 됐다.

 

구단 내부적으로도 시즌권, 구장 내 광고, 입점 매장 문제 등 골칫거리가 산적한 상황이었다. 드디어 문이 열리게 된 안방에서 프런트도 조금이나마 시름을 덜 수 있게 됐다. 내외적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순위표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일만 남은 공룡들이다.

 

이호준 NC 감독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할 일이 일어나면서 많이 힘들었지만 다시 돌아갈 수 있게 됐다”고 미소 지으며 “그동안 홈에 오시지 못했던 팬분들이 더 경기장을 메워주시면 좋겠다. 큰 환호를 받으며 야구하고 싶다”고 설렘을 드러냈다.

 

이호준 NC 감독이 승리를 거둔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사진=NC다이노스 제공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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