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현직 인천 유나이티드 사령탑끼리 그라운드 밖에서 치열한 맞대결을 펼쳤다. 종목은 골프다. 전 인천 사령탑이었던 조성환 부산 아이파크 감독과 현 인천 지도자인 윤정환 감독은 19일 경기도 용인 코리아CC에서 열린 2025 축구인 골프대회에 참가, 같은 조로 묶였다. 엎치락뒤치락하며 18홀을 즐겁게 돌았다.
19일 경기도 용인 코리아CC에서 대한축구협회(KFA), 한국프로축구연맹, 울산 HD, 포항 스틸러스가 주최하고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스포츠경향, 스포츠동아, 스포츠서울, 스포츠조선, 일간스포츠 등 스포츠 전문 미디어 6개사가 후원하는 2025 축구인 골프대회가 열렸다.
인연이 깊다. 둘은 프로에서 한솥밥을 먹은 선후배 사이이기도 하다. 1990년대 중후반 유공 코끼리와 부천 SK에서 함께 구슬땀을 흘렸다. 1970년생인 조 감독이 1973년생인 윤 감독보다 3살 더 많다. 이제 둘은 K리그2에서 각자 다른 팀을 지휘하고 있지만 30여 년 넘게 우정을 키워온 만큼 여전히 서로를 응원하고 있다.
공통분모 중 하나는 역시 인천 유나이티드다. 조 감독은 2020년 8월 인천 사령탑에 부임해 지난해 7월까지 팀을 이끌었다. 성적 부진으로 자진사퇴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부산 아이파크 감독으로 자리를 옮겼다. 지난해 강원FC를 이끌던 윤 감독은 올 시즌을 앞두고 K리그1에서 K리그2로 처음 강등된 인천 지휘봉을 잡았다.
올 시즌 성적만 보자면 윤 감독이 형님인 조 감독을 앞서고 있다. 인천이 압도적인 성적을 써내려가며 리그 1위(승점 31·10승1무1패)를 달리고 있다. 반면 조 감독이 이끌고 있는 부산은 6위(승점 21·6승3무3패)로 좀 더 치고 올라가야 할 상황이다.
골프는 어떨까. 조 감독은 인천에 대해 “빠르고 기술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입맛대로 운영할 수 있는 팀”이라고 치켜세우면서도 “골프로는 이겨야겠다”고 날카로운 눈빛을 드러냈다. 다만, 시즌이 한창인 만큼 골프를 칠 여유가 없었을 터. 조 감독은 이내 자세를 바꿔 “행운상이나 노려야겠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후배를 향한 따뜻한 덕담도 잊지 않았다. 그는 “윤 감독과는 부천 SK 시절 동료이자 형, 동생 사이로 지냈다. 사석에서 나는 윤 감독이라고 부르는데, 윤 감독은 나를 형님이라 부른다. 감독으로도서도 축구 기능이 높고 영리하게 팀을 잘 이끌고 있는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윤 감독도 조 감독과의 골프 대결이 유쾌한 듯 라운드 내내 얼굴에는 웃음꽃이 폈다. 그는 “조 감독과 골프를 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잘 불러주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조 감독이 골프는 당연히 날 이긴다. 난 게임이 안 된다”고 자세를 낮추면서도 조 감독의 퍼팅이 홀을 빗겨가자 “(공이) 빠르다니까∼”라며 슬쩍 핀잔을 주기도 했다.
오랜만의 골프인 듯 초반에는 몸이 덜 풀린듯 했다. 윤 감독은 “긴장해서 그렇다. 좋아질 것”이라며 슬로스타터냐는 질문에는 “낮 가린다”고 수줍은 미소를 짓기도 했다.

결국 이날 골프의 승자는 조 감독이었다. 신페리오(18홀 핸디캡 플레이) 방식으로 펼쳐진 대회 우승은 69.3타의 조 감독에게 돌아갔다.
이날 두 감독의 골프 대결로 다가오는 인천과 부산의 승부도 더욱 재미있게 됐다. 첫 번째 맞대결에서 1-1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팀은 오는 8월9일 부산 구덕운동장에서 올 시즌 2번째 맞대결을 벌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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