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고 던진다” 외인 에이스도, 베테랑 필승조도 엄지척… 공수겸장 최강 포수 박동원

사진=LG 트윈스 제공

 

이쯤 되면 야전사령관을 넘어 ‘설계자’라 불러야 한다. 포수 박동원(LG)이 2025시즌 공수 양면에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온갖 수싸움과 경기 운영 능력을 곁들인 탄탄한 수비는 물론, 리그 최고의 타격감까지 뽐낸다. 더욱이 홈런을 마구 때리는 클린업 거포다. 동료 투수들에겐 선망의, 상대편 주자에겐 공포의 대상이다. 그의 활약에 힘입은 LG는 19일 기준 리그 단독 선두(30승16패)를 내달리고 있다.

 

말 그대로 ‘눈부신’ 타격이다. 박동원은 18일까지 46경기 출전, 타율 0.326(141타수 46안타)을 쳤다. 포수 포지션을 뛰어넘어 리그 전체를 호령한다. 타율(4위)을 비롯, 홈런(12개·공동 2위)과 타점(32개·5위), 출루율(0.419·5위), 장타율(0.617·2위) 등 주요 지표서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OPS(출루율+장타율)의 경우 1.036으로 리그 최정상에 섰다.

 

세이버메트릭스의 사랑도 독차지하고 있다. 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박동원의 올 시즌 대체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WAR)는 3.19로 타자 1위, 투타 3위에 해당한다. 조정득점생산력(wRC+)은 196.9로 단연 1위다. 개막부터 줄곧 좋은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끝이 아니다. 수비 능력 또한 출중하다. 가히 완성형 면모를 자랑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정감 넘치는 블로킹 능력이 대표적이다. 박동원의 9이닝당 폭투와 포일 허용을 합친 Pass9은 0.220이다. 올 시즌 포수 마스크를 쓰고 100이닝 이상 소화한 선수 16명 중 3번째로 낮다. 이보다 좋은 수치를 낸 건 김태군(KIA·0.155)과 이재원(한화·0.199) 둘뿐이다.

 

도루 저지율도 리그 상위권이다. 19차례 가운데 5번을 막아 26.3%, 7위에 올랐다. 더 놀라운 건 도루 시도율이다. 4.4%로 가장 낮다. 박동원과 힘을 합친 LG 마운드의 주자 억제 능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는 방증이다. 많은 수비 이닝을 가져가면서 일군 성과다. 327이닝을 소화, 장성우(KT·329⅓이닝)에 이어 리그 2위다.

 

사진=LG 트윈스 제공

 

투수 리드 능력도 갈수록 일취월장하고 있다는 평가다. ‘공부하는 포수’로 동료들에게도 정평이 나 있다. 에이스부터 노장 셋업맨까지 엄지를 치켜세운 대목이다. 먼저 LG의 외국인 투수 요니 치리노스는 지난 18일 잠실 KT전서 6이닝 1실점 호투를 마친 뒤 곧장 박동원에게 공을 돌렸다. “항상 해오던 대로 (박)동원이 형 리드에 맞춰 가기로 했다”는 한 마디만으로 배터리 사이 형성된 두터운 신뢰를 느낄 수 있다.


같은 날 세이브를 기록한 투수 김진성도 “동원이가 나에 대해 정말 잘 안다. 가령 호흡을 맞출 때면 포크볼 활용법을 상대 타자 특성에 맞춰 세세하게 가져갈 정도”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어 “전력 분석을 워낙 열심히 하는 선수라 그 리드를 믿고 던지면 좋은 결과가 나오더라. 수싸움은 양의지(두산) 못지않다. 정말 든든하다”고 했다.

 

마운드 위 투수의 눈과 귀 역할을 맡는 데다가 타석에선 경기 흐름을 단숨에 뒤집는 해결사다. 대권 도전에 나선 LG와 함께 새 커리어하이 시즌을 정조준한다. 공수겸장 포수 박동원이 써 내려갈 올 한 해의 활약이 기대된다.



김종원 기자 johncorners@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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