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 기다렸던 우승 트로피,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그토록 염원하던 숙원 과제를 풀었다. LG가 왕좌에 올랐다. 17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SK와의 챔피언결정(7전4선승제) 7차전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며 활짝 웃었다. 창단 첫 우승이다.
LG는 1997~1998시즌부터 프로에 뛰어들었다. 우승과는 좀처럼 인연을 맺지 못했다.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그때마다 한 끗이 부족했다. 2000~2001시즌, 2013~2014시즌 준우승만 두 차례 경험했다. 속절없이 흐르는 세월만큼 우승에 대한 갈증도 커져갔다.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육성과 성적 모두를 잡겠다는 계획 아래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들어갔다. 우선 팀 전력 강화에 필요한 선수를 불러 모았다. 과감하게 대형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이재도(소노), 이관희(DB) 등 기존 주축 자원들을 보내고, 두경민과 전성현을 품었다. 끝이 아니다. 정희재, 임동섭(이상 소노), 양홍석(상무) 등이 이탈했고, 허일영, 최진수, 장민국 등이 합류했다. 새 얼굴들이 손발을 맞추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할 터. 2라운드 초반 9위까지 떨어지는 등 험난한 적응기를 겪기도 했다. 그러나 팀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동안 수없이 시행착오를 겪은 만큼 기존 계획대로 ‘마이 웨이’를 외쳤다.

육성 역시 소홀하지 않았다. 좋은 자원을 계속 수집했다. 특히 연세대 20학번 동기 양준석과 유기상을 동시에 품은 것이 결정적이었다. 양준석이 얼리로 드래프트에 나서면서 가능했다. LG는 이에 2022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양준석을 영입했고, 이어 2023 드래프트에서 전체 1라운드 3순위로 유기상을 영입했다.
정인덕의 성장은 LG가 걸어온 길과 비슷하다. 2016년 2라운드 6순위로 LG 유니폼을 입었지만, 뚜렷한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결국 은퇴를 결정했고, 이후 입대해 현역으로 복무했다. 하지만 농구에 대한 애정은 지울 수 없었다. 이에 LG가 손을 잡았다. 2021시즌을 앞두고 연습생 신분으로 정인덕을 영입했다. 신의 한 수다. 이제는 팀에 없어선 안 될 알토란 자원으로 성장했다. 농구판 인생역전의 아이콘으로 꼽힌다.

이들의 성장은 LG의 색깔을 바꿨다. 팀의 새로운 중심축으로 자리 잡은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정규리그에 이어 봄 농구라는 큰 무대까지 경험하며 날개를 더욱 활짝 펴는 모습이다. 수장조차 놀랄 정도. 조 감독은 “예상했던 것보다 젊은 선수들이 훨씬 더 크게 성장했다. 주축 멤버들이 완전히 바뀌었다. 내년 군 제대하는 선수들까지 합류하면 LG의 미래가 더 밝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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