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은 하위권, 팬심은 늘었다? 구단의 적극 마케팅 이래서 중요하다

제주SK FC는 실내 야시장 '서귀포 올빰 야시장'와 손잡고 스포츠 마케팅을 하고 있다. 사진=제주SK FC 제공

 

꼭 성적이 팬심을 자극하는 건 아니다. 중요한 건 어떻게 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느냐다.

 

올 시즌 중반을 향해가는 프로축구 K리그1에서는 성적은 중하위권이지만 평균 관중이 증가한 구단들이 눈에 띈다. 구단의 적극적이고 다양한 마케팅은 물론이며 충성 팬들을 만들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빚어낸 결과다.

 

14일 한국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올 시즌 제주SK FC의 평균 관중은 8110명이다. 아직 홈 7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평균 관중이 6364명(19경기)이었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출발이 좋다. 제주가 현재 11위(3승2무8패·승점 11)로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축구 팬은 물론 구단과 일반 팬들의 접점 자체를 높이려고 한 노력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제주는 지난달 ‘서귀포 올빰 야시장'과 매점 운영에 관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제주월드컵경기장 지하 1층에 실내 야시장을 마련했다. 경기 티켓이 없어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음식을 사 먹으러 온 일반인들도 축구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한다.

 

지난달부터 시작한 제주SK의 클럽하우스 투어. 사진=제주SK FC 제공

 

지난달 23일부터는 상시 클럽하우스 투어를 시작했다. 라커룸, 사무국, 휘트니스 센터, 치료실, 선수단 숙소, 식당, 행복카페, 천연구장 등을 둘러보는 프로그램으로 선수단 식당에서 클럽하우스 콘셉트 도시락까지 제공한다.  어린이집, 유치원, 유소년 축구클럽 등 어린이 단체를 주로 주 타깃으로 성인도 참여 가능하다. 런칭 한 지 약 3주 만에 어린이집과 가족센터 등 4곳에서 총 113명이 찾았다. 

 

제주 관계자는 “축구장에 왔을 때 총 4시간을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노력한다. 단순히 축구를 보는 것 외에도 색다른 체험을 선사하려고 한다”며 “소풍 왔다가 경기도 보는 가족 단위의 팬들도 늘어난 것 같다”고 말했다.

 

FC안양은 올 시즌을 앞두고 MD샵을 확장 및 설치했다. 사진=FC안양 제공

 

7위(5승2무7패·승점 17)를 달리는 FC안양도 지난해와 비교해 관중이 소폭 상승했다. 올 시즌 홈 평균관중은 8경기 8031명으로 지난해 5250명(18경기)보다 3000명 가까이 늘었다.

 

2부에서 1부리그로 올라온 영향과 더불어 다양한 MD 상품을 출시한 게 효과를 봤다. 안양은 올해 롯데이노베이트의 팬덤 플랫폼 코튼시드와 손잡고 팀 컬러인 보라색 곽의 빼빼로를 출시했다. 이번 달 초에는 한정판 증류주를 500세트 한정판으로 출시했는데 450세트가 팔렸다. 이외에도 서포터스석을 500석에서 900석으로 늘렸고 MD 샵을 확장해 팬 친화적으로 다가갔다. 안양 관계자는 “팬들이 경험을 통해 더 구단을 기억할 수 있도록 작은 것부터 바꿔나가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FC 서포터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팬들의 마음을 사면, 효과는 오래간다. 대구FC의 올 시즌 성적은 10위(3승2무8패·승점 11)다. 반면 평균 관중은 1만2039명(6경기)으로 5위로 상위권이다. 오는 18일 홈에서 펼쳐지는 FC서울전은 일찌감치 매진됐다. 올 시즌 평균 관중에서 1~3위를 달리는 서울과, 울산 HD, 전북 현대 등 소위 빅클럽과 K리그1 선두를 질주하는 대전하나시티즌(1만2661명·7경기) 다음으로 높다. 대구의 홈 구장인 대구iM뱅크파크의 총 관중석이 1만2469석인 점을 감안하면 매 경기 거의 꽉 들어찬 셈이다. 특히 11위에 그쳐 승강 플레이오프(PO)까지 치렀던 지난해에도 정규리그 홈 평균 관중은 1만1262명(19경기)으로 4위였다.

 

대구 관계자는 “(현재 홈구장이 리모델링으로 탄생한) 2019년 때 신규 팬들이 크게 유입됐다. 기존 팬들이 한두 번 더 올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성적이 좋지 않지만 와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셔서 내부적으로 더 잘 준비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kjlf200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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