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난데스는 변함없이 잠실을 누비고 있다… “상태 아주 좋다. 6주 딱 되면 바로 선발 투입”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경기를 마치고 환하게 미소 짓고 있다. 사진=뉴시스

 

의도치 않게 찾아온 6주의 공백기, 알뜰하고 살뜰하게 사용해 새로운 발판으로 삼을 일만 남았다.

 

지난달 15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LG의 정규시즌 맞대결이었다. 선발 등판한 LG 외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는 앞선 2번 등판 동안 겪었던 부진을 딛고 일어서 6이닝 무실점 쾌투를 빚었다. 묵직한 패스트볼의 구위가 눈에 띄게 살아나면서 피안타를 단 하나도 내주지 않는 피칭을 펼쳐냈다. 그가 닦은 초석은 LG의 팀 노히트 노런이라는 진기록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마냥 웃을 수 없었다. 강판 과정부터 찜찜했던 에르난데스의 몸 상태 때문이다. 79구로 여유 투구수가 남아 있었지만, 오른쪽 허벅지 불편함을 호소하면서 어쩔 수 없이 마운드를 내려갔다. 검진을 진행한 결과, 오른쪽 대퇴부 대내전근 손상 진단을 받아들었다. 회복까지 6주 소견이 떨어졌고, 결국 LG가 단기 대체 외인 제도를 사용하기로 결정하면서 에르난데스의 개점 휴업이 시작됐다.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투구를 마치고 기쁨의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그랬던 에르난데스가 점차 복귀 시계를 돌려본다. 부상 시점으로부터 약 4주가 지났다. 서서히 실전 복귀를 위한 담금질에 들어가야 할 때다. 몸 상태는 최상이다. 염경엽 LG 감독은 그의 상태를 묻는 질문에 “아주 좋습니다”라고 확언했다. 이어 “6주가 딱 되면 바로 선발로 투입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잠실야구장에서 회복 훈련 단계를 착착 밟고 있다. 홈경기가 있는 날이면 선수단과 함께 사전 훈련도 소화한다. 구슬땀을 흘리고 들어오는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한가득이다. 염 감독은 “여기서 불펜피칭을 하다가 2군으로 가서 2게임 정도 빌드업한다. 이후에 바로 1군 선발로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큰 힘이 될 수 있는 투수다. 지난해 무려 케이시 켈리라는 역대급 LG 외인을 대신한 그는 높은 기대 속에서도 금세 자신만의 방식으로 팀에 스며들었다. 지난 시즌 페넌트레이스는 11경기 3승 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02(47이닝 21자책점)에 그쳤지만, 이어진 가을야구에서 폭발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외인 최초 전 시리즈(5경기) 출전해 7⅓이닝 무실점 완벽투로 1홀드 2세이브를 챙겨냈다. 여느 국내 선수 못지 않은 애정과 헌신으로 KBO리그의 전설적인 투수 최동원의 이름을 딴 ‘엘동원’이라는 별명까지 붙었을 정도다.

 

정해진 수순이나 다름없던 재계약을 체결한 그는 올 시즌, 다시 선발 투수로 돌아왔다. 요니 치리노스, 임찬규, 손주영, 송승기와 함께 남부럽지 않은 5선발 로테이션을 꾸려냈다. 부침이 없지 않았지만, 미국 메이저리그에서의 풍부한 경험(99경기·49선발)을 바탕으로 제 역할을 하던 와중이었다. 다시 돌아와 선발진에 안정감을 더함으로써 한화와 펼치고 있는 치열한 선두 다툼에 힘을 보탤 일만 남았다.

 

한편, 에르난데스의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 대체 외인 코엔 윈은 남은 2주 정도의 기회에서 내년에 있을 아시아쿼터 면접을 이어간다. 염 감독은 “(코엔은) 여전히 후보 중 한 명이다. 김광삼 코치와 함께 여러가지를 수정 중이다. 밀려오는 볼들이 많다. 스플리터도 밀려오다보니 장타를 맞을 때가 있다. 이런 점들을 고쳐가며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대체 외인 코엔 윈이 마운드에서 역투하고 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잠실=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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