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페널티킥 선방쇼를 펼친 골키퍼 조현우(울산)가 이번에는 K리그2 인천 유나이티드의 특급 창도 막아낼까.
울산은 14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인천과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 16강전을 치른다. 초반 부진을 딛고 최근 K리그1 3경기에서 2승1무로 상승세를 타며 3위(7승3무5패·승점 24)에 올라와 있는 울산이다. 이에 맞서는 인천은 K리그2를 씹어먹고 있다. 9승1무1패(승점 28)로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에 올라있다.
공격력의 차이가 크다. 울산은 올 시즌 빈공에 시달리고 있다. 5월 들어서기 전까지 경기당 평균 1골도 기록하지 못했다. 다만 최근 3경기에서 6골을 몰아치며 15경기 17득점으로 경기당 평균 1골을 간신히 넘겼다. 뚜렷한 최전방 스트라이커가 없다. 야심차게 영입한 허율은 현재 3골에 머물러 있다. 외국인 선수 에릭이 최근 살아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 위안이다.
반면 인천은 K리그2에서 가장 강력한 공격력을 자랑한다. 무고사, 제르소, 바로우를 앞세운 외인 삼각 편대를 중심으로 파괴력이 강하다. 11경기에서 22득점으로, 경기당 2골이다. K리그1, 2를 통틀어 경기당 득점이 가장 많다. 리그 수준 차를 고려하더라도 무시할 수 없는 수치다. 득점 1위 무고사(9골)를 비롯해 득점자가 9명에 이른다. 누구라도 터질 수 있다는 게 가장 위협적이자 큰 무기다.

다만 울산에는 이러한 공격력의 차이를 지울 수 있는 강력한 무기가 있다. K리그 최고의 거미손이자 국가대표 골키퍼 조현우다. 클래스가 다르다. 올 시즌 11경기에서 9실점으로 경기당 실점은 0.82골밖에 되지 않는다. 10경기 이상을 뛴 11명의 골키퍼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시즌 개막 직전 코뼈 골절 부상으로 수술하고 K리그1 4라운드에서 복귀 이후에는 한동안 안면 마스크를 쓰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모두 이겨냈다. 무실점 경기(5회) 2위, 선방률 공동 4위(75%)로 안정적인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지난 5일 포항 스틸러스(1-1 무)전과 11일 제주SK FC전(2-1 승)에서는 ‘조현우 쇼’가 펼쳐졌다. 결정적인 페널티킥 선방을 펼치며 자칫 1무1패가 될 뻔한 경기를 1승1무로 만들었다. 조현우가 페널티킥 2개를 모두 못 막았다면 5위로 내려앉아 분위기가 가라앉을 수 있었기에 그의 활약은 더욱 빛난다.
페널티킥이 만들어진 상황도, 막는 과정도 다 비슷했다. 포항전에서 울산은 1-1로 맞선 후반 추가시간 울산 루빅손이 핸드볼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내주며 패배의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조현우가 왼쪽으로 몸을 날려 키커로 나선 주닝요의 슈팅을 막아냈다. 직후 경기였던 지난 11일 제주전에서는 울산이 2-1로 앞선 후반 추가시간 보야니치가 핸드볼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이번에도 승자는 조현우였다. 이번에도 왼쪽으로 몸을 날려 제주 조나탄의 슈팅을 방어해 냈다.

키커의 슈팅 방향을 예측한 조준호 울산 골키퍼 코치의 철저한 분석과 뛰어난 반사신경을 지닌 조현우의 합작품이었다. 조 코치는 페널티킥 직전 조현우에게 예상 슈팅 방향을 알려줬고 조현우는 그대로 실행해 막아냈다.
울산은 다음 달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을 앞두고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인천전을 마치면 불과 3일 뒤에는 강원FC와의 원정 경기에 나선다. 강원전에서 제 전력을 가동할 수 없는 상황이 예상되는 만큼 인천전에서의 승리가 더욱 간절하다. 그 중심에 선 조현우가 활약을 이어갈지 주목된다.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