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4번 타자의 중책을 안고 2경기 연속 안타를 신고했다.
빅리그 2년 차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미국프로야구(MLB) 데뷔 후 첫 4번 타자 중임을 맡았다. 올 시즌 줄곧 3번 타자를 소화하다 팀이 연패에 빠지자 타순 변화가 찾아온 것이다. 2경기 연속 안타를 생산하며 타격감을 끌어올렸다.
이정후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오라클파크에서 끝난 2025 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 4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4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다만 팀은 1-2 패배로 4연패 수렁에 빠졌다.
출발은 다소 불안했다. MLB 첫 4번 타자 소화에 긴장한 탓일까. 이정후는 1회 2사 1루에서 맞이한 첫 타석에서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가 포수 땅볼로 물러났다. 좋았던 상성을 떠올렸다. 애리조나 선발은 반가운 얼굴이었다. KBO리그 SK(현 SSG)에서 뛰다 빅리그로 향한 대표적인 역수출 선수 메릴 켈리가 나섰다. 이정후는 켈리를 상대로 KBO리그 통산 맞대결에서 타율 0.467(15타수 7안타) 5타점 3볼넷으로 강했다.

신기에 가까운 배트 컨트롤을 자랑했다. 이정후는 4회말 1사 1루에서 켈리의 2구째 체인지업을 공략해 우전 안타를 쳤다. 웃지는 못했다. 후속 타자 윌머 플로레스가 병살타로 물러나면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다시금 배트를 잡고 멀티히트를 노렸으나 6회말 세 번째 타석은 좌익수 뜬공, 8회말 마지막 타석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다.
타격감을 끌어올리고 있다는 사실은 긍정적이다. 시즌 타율은 0.286에서 0.285(158타수 45안타)로, OPS(출루율+장타율)도 0.794에서 0.787로 소폭 하락했다. 하지만 지난 12일 미네소타 트윈스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안타를 때려낸 점은 의미가 있다. 사실 타격 슬럼프를 마주했다. 5월 치른 11경기서 타율 0.190(42타수 8안타)에 그치고 있다. 지난 8일부터 11일까진 3경기 연속 무안타에 그치며 침묵하기도 했다. 타율 0.319 OPS 0.901로 달아올랐던 4월과는 대조를 이루는 모습이다.

빠른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 샌프란시스코 역시 4연패에 빠지며 허덕이고 있다. 이정후가 타격감 회복과 함께 샌프란시스코의 연패 탈출을 이끌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더불어 4번 타자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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