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발목 통증, 인대파열로 이어지기 전 치료해야

발목은 몸에서 가장 많이 쓰이면서도 다치기 쉬운 관절이다. 특히 운동을 즐기거나 평소 활동량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발목을 접질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 염좌처럼 보이는 증상 뒤에 '발목인대파열'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인대는 뼈와 뼈를 연결해주는 조직으로 관절을 안정적으로 지탱해주는 역할을 한다. 발목에 있는 인대들은 외부 충격이나 반복적인 꺾임으로 인해 쉽게 손상되기 쉬운데, 특히 바깥쪽 인대가 파열되는 경우가 가장 흔하다.

 

손상 정도에 따라 1도 염좌(미세손상), 2도 염좌(부분파열), 3도 염좌(완전파열)로 나뉘며, 정도에 따라 증상도 달라진다.

 

문제는 1~2도 염좌의 경우 '그냥 삐었겠지' 하며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하지만 반복되는 손상은 발목 관절의 안정성을 무너뜨리고 결국 만성적인 발목불안정성이나 연골손상,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통증, 부기, 멍, 체중을 실을 수 없을 정도의 불편감이 있다면 발목인대파열을 의심하고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 진단은 이학적 검사와 함께 초음파, MRI 등을 활용해 인대 손상의 범위와 상태를 파악한다.

경미한 파열이라면 우선 휴식과 냉찜질, 압박, 다친 부위를 심장보다 높게 유지하는 RICE 요법으로 응급처치를 시행한다. 이후 약물치료, 인대강화주사, 체외충격파, 도수치료 등 비수술 치료로 회복을 유도할 수 있다. 특히 인대강화주사는 손상된 부위에 재생을 유도하는 약물을 주입해 섬유조직의 회복을 돕고, 체외충격파는 혈류를 증가시켜 회복을 촉진한다.

 

문제는 치료 후다. 통증이 줄었다고 해서 바로 활동을 재개하는 건 매우 위험하다. 인대 손상 이후 회복 단계에서는 일정 기간 체중을 최소화한 상태에서 근력 강화와 관절 운동범위 회복을 병행해야 한다. 이때 재활의 핵심은 발목의 감각 기능을 회복시키는 고유수용성 감각훈련이다. 밸런스 보드나 불안정한 지면 위에서의 균형 운동이 대표적이다. 재활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회복된 인대도 쉽게 다시 손상될 수 있다.

 

실제로 발목과 구조적으로 비슷한 무릎 관절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전방십자인대 파열이다. 무릎을 잘못 디디거나 점프 착지 후의 충격으로 파열되는 경우가 많은데, 인대 자체의 손상뿐 아니라 관절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수술 후 장기 재활이 필수다. 발목도 마찬가지다. 구조는 다르지만 반복되는 파열과 불안정성은 결국 관절 전체의 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

 

하지만 인대가 완전히 끊어진 경우나 발목이 자주 꺾이고 불안정성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이 필요하다. 대부분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최소 절개로 인대를 봉합하거나 재건하는 수술이 이뤄지며, 수술 후 일정 기간 고정 및 재활운동이 필요하다.

 

회복 초반에는 부목이나 보조기를 착용하고 체중부하는 최소화해야 한다. 이후 등장성 운동, 고유감각 훈련, 근력 강화운동 등을 통해 기능을 되살려야 하며 특히 비골근 강화는 재손상을 막는 데 핵심이다.

 

발목부상을 예방하려면 운동 전후 충분한 스트레칭, 발목 근력 강화, 접지력 좋은 신발 착용이 중요하다. 특히 굽이 높은 신발은 발목의 안정성을 떨어뜨리므로 피하는 게 좋다.

 

양성욱 서울바른세상병원 정형외과 원장은 “발목인대파열은 단순한 삐임이라 넘기기 쉬운데,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적인 불안정성으로 발전할 수 있다. 반복적으로 발목을 접지르거나 발목에 힘이 빠지는 느낌이 든다면 방치하지 말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최근에는 비수술적 치료가 잘 정립돼 있어, 무리한 수술 없이도 회복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활동량이 많은 계절일수록 작은 부상이 큰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초기 대처만 잘해도 수술 없이도 인대를 회복할 수 있으니, 발목이 보내는 신호에 무시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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