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트 홀컵 빗나가자 움찔했던 옥태훈 캐디… 간절함 묻어난 장면에서 선두 이유 찾았다

옥태훈이 ‘버디왕’이라는 별명답게 정확한 퍼트를 선보이며 생애 첫 KPGA 우승을 향해 질주하고 있다. 옥태훈이 8일 제주 서귀포의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코스에서 열린 ‘2025 KPGA 클래식’ 1라운드 15번홀에서 퍼트 라이를 살펴보고 있다. KPGA 제공
옥태훈이 8일 제주 서귀포의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코스에서 열린 ‘2025 KPGA 클래식’ 1라운드 16번홀에서 티샷을 한 뒤 타구를 살펴보고 있다. KPGA 제공

‘움찔’하는 모습 속에 간절함에 선명하게 보인다. 

 

옥태훈이 생애 첫 한국프로골프(KPGA) 우승을 향해 질주한다.

 

옥태훈은 11일 제주 서귀포의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코스(파71·7120야드)에서 열린 ‘2025 KPGA 클래식(총상금 7억원)’ 3라운드에 나선다. 

 

1, 2라운드 모두 선두를 지켰다. 첫 날 무서운 아이언샷과 퍼트로 노보기 플레이에 버디만 8개를 낚는 환상적인 플레이로 16점을 챙겨 선수로 나섰다. 지난 8일 제주에 내린 많은 양의 비로 축소 운영을 결정, 지난 9일 2라운드가 펼쳤다. 이날 역시 이글 1개와 버디 3개를 묶어 9점을 획득, 합계 25점으로 단독 선두로 올라섰다.

 

옥태훈이 최종 3라운드마저 리더보드 최상단을 지킨다면 그리고 그리던 생애 첫 KPGA 우승을 맛본다. 지난 2018년 KPGA투어에 데뷔한 옥태훈은 아시아투어인 2022 인터내셔널 시리즈 코리아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KPGA 우승컵은 없다. 2021년 비즈플레이 전자신문 오픈, 지난해 골프존-도레인 오픈, 그리고 올 시즌 개막전이었던 DB손해보험 프로미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개인 최고 성적이다.

옥태훈이 10일 제주 서귀포의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코스에서 열린 ‘2025 KPGA 클래식’ 2라운드 1번홀에서 세컨드 아이언샷을 하고 있다. KPGA 제공

들뜨지 않았다. 옥태훈은 “그동안 실수가 많았다. (플레이 성향이)공격적이고, 성격도 순간 ‘확’하는 부분이 있어 중요한 순간에 실수가 나온다”며 “최대한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우승이라는 것은 원하다고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마음으로는 간절하게 우승을 하고 싶지만, 최대한 침착하게 플레이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옥태훈이 10일 제주 서귀포의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코스에서 열린 ‘2025 KPGA 클래식’ 2라운드를 단독 선두로 마친 뒤 기자회견장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KPGA 제공

옥태훈은 우승 포인트를 37점으로 설정했다. 2라운드까지 25점, 3라운드에서 12점을 추가하겠다는 의미다. 옥태훈은 “사실 전날 비가 많이 왔다. 2라운드 플레이하면서 라이를 보는 게 어렵더라. 그래서 안정적으로 치려고 했고, 마지막 날 공격적으로 포인트를 쌓을 계획이었다”며 “다면 운이 좋게 이글이 나왔고, 점수도 획득할 수 있었다”고 상황 설명을 했다. 이어 “최종일 날씨도 바람이 많이 돈다고 하더라. 제주도가 원래 바람이 많다”며 “전략적으로 플레이하려고 한다. 홀에 따라 다르겠지만, 최대한 안정적으로 플레이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누구보다 우승이 간절하다. 이날 옥태훈의 플레이 중 이글이 나왔던 14번홀(파5)이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 대한 간절함과 뜨거움은 18번홀(파5)에서 엿볼 수 있었다.

 

14번홀에서 환상적인 세컨드샷과 퍼트로 이글을 기록하며 단독 선두로 올라선 옥태훈은 이후 17번홀까지 모두 파로 세이브했다. 다만 중간중간 버디 찬스에서 아쉽게 퍼트를 놓쳤다. 18번홀 역시 버디 기회였다. 올 시즌 평균 버디, 평균 퍼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2라운드를 잘 마무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옥태훈이 10일 제주 서귀포의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코스에서 열린 ‘2025 KPGA 클래식’ 2라운드 18번홀에서 회심의 버디 퍼트를 시도하고 있다. 다만 볼이 홀컵을 살짝 빗나갔고, 이때 옥태훈의 캐디가 아쉬움에 움찔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제주=권영준 기자

회심 퍼트, 이때 옥태훈의 캐디는 살짝 떨어져 앉은 자세로 신중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옥태훈의 퍼트가 홀컵을 살짝 빗나갔다. 이때 캐디는 자신도 모르게 어깨를 들썩이며 움찍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그만큼 아쉬움의 표시였으며, 옥태훈의 마음만큼 간절하게 이 대회에 임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

옥태훈이 10일 제주 서귀포의 사이프러스 골프&리조트 북서코스에서 열린 ‘2025 KPGA 클래식’ 2라운드 4번홀에서 티샷을 한 뒤 타구를 살펴보고 있다. KPGA 제공

옥태훈은 “우승을 하고 싶지만, 거기에 연연하지 않으려고 한다. 멘탈은 스스로 잘 잡아낼 수 있다”고 활짝 웃으며 “쫓아가는 것보다 지키는 쪽이 더 어렵다. 그만큼 차분하고 안정적으로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 마지막 하루, 잘 마무리하겠다”고 눈빛을 번뜩였다.



제주=권영준 기자 young0708@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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