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박지훈이 ‘약한영웅2’로 인연을 쌓은 선배이자 형, 이준영을 향한 애정을 전했다.
지난달 25일 공개된 약한영웅2는 친구를 위해 폭력에 맞섰으나 끝내 지키지 못한 트라우마를 안고 은장고로 전학 간 모범생 연시은(박지훈)이 더 큰 폭력과 맞서면서 벌어지는 생존기다. 공개 3일 만에 610만 시청 수(시청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글로벌 톱10 시리즈(비영어) 부문 1위에 올랐다. 공개 직후부터 한국 톱10 1위를 유지하고 있으며 전 세계 63개국 톱10 리스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 28일 만난 박지훈은 “애정이 있고 여운이 남는 작품이다. 시은이 결국 웃는 엔딩이라 다행이다 싶었다”고 시청 후기를 전했다. 친구들을 잃고 폭주하는 시즌1의 엔딩은 시청자에게도, 박지훈에게도 무거운 짐처럼 남았다. 그는 “시즌1를 보며 놓아줄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모두가 이런 모습을 보러 달려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좋았다”고 안도의 미소를 지었다.(인터뷰①에 이어)
시즌2가 공개되고 의외의 인기 포인트는 연시은과 금성제의 공존 불가한 브로맨스였다. 연합의 우두머리 중 하나로 결국 은장고 4인방을 도와주고, 다음 시즌을 향한 가능성마저 남긴 반전의 금성제다. 준태를 향한 “낭만 합격!”이라는 짧지만 강렬한 대사는 시청자의 뇌리에 바로 꽂혔다.
박지훈 역시 이준영의 연기를 보며 감탄했다고. 그는 “그 짧은 대사안에 금성제라는 인물이 보이는 것 같다. 상대가 강하든 약하든 ‘흥미롭네?’하며 바라보는 재미에 사는 사람, 싸우고 싶어하는 캐릭터다. 배우들과 함께 작품을 보다가 그 대사에 입을 틀어막았다. 너무 멋있더라. 우리와는 다른 멋집을 가지고 있다는 게 멋졌다”고 했다.
공통점이 많은 이준영과는 절친한 사이가 됐다. 이준영 또한 2014년 가수로 데뷔해 배우 활동에 주력하고 있다. 박지훈은 “음악방송에서 만나면 눈도 못 마주치는 대선배님”이라고 웃으며 “형이 흔쾌히 먼저 다가와 주셔서 친해졌다. 서로 알아가다 보니 취미도 맞는 부분이 많고 춤을 좋아해서 영상도 찍고 모니터링도 하곤 했다. 그런 편안함이 너무 좋더라”고 애정을 보였다. 그러면서 “시은과 성제가 붙는 신들을 많이 좋아해 주시더라. 고양이와 호랑이 같은 면을 좋아하시는 건가. 이유를 잘 모르겠다”며 취재진을 향한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연합의 대표 나백진도 무너트리는 약한영웅 연시은. 그의 최대 무기는 똑똑한 두뇌였다. 지형지물을 이용해 상대의 약한 면을 노렸다. 비겁하다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연약해 보이는 연시은이 악으로 깡으로 살아가는 방법이기도 했다. 박지훈은 “시즌2가 되어 시은이의 맷집이 강해지기도 했고, 피할 수 없는 싸움들을 하면서 싸움의 방식이나 노하우가 성장했을 거라 생각한다. 액션으로도 인물들의 성장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라고 강조했다.
시즌1의 주연 배우진 중 유일하게 시즌2를 넘어왔다. 책임감도 있었지만 시은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다. 과묵한 연시은은 눈빛으로 감정을 전했다. 새로운 친구가 생겨 마음을 놓았을 때는 눈으로 웃었고, 친구를 구하기 위해 몸을 던질 때는 처절하게 불타올랐다. 그의 눈빛 연기에 감탄한 취재진의 칭찬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는 듯 눈을 피한 박지훈은 “눈빛 연기의 비법은 없었다”며 겸손하게 답했다. 캐릭터에 대한 연구도, 공부도 많이 했지만 결론은 ‘상황에 몰입하자’였다. 박지훈은 “표현하려고 하면 오버액션이 되는 것 같았다. 표현하려 하지 말고 상황에 몰입고 ‘시은이라면 어떨까’ 생각했다. 순간적인 1차원적 감정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푸석한 얼굴에 이글거리다가도 이내 슬픔에 가득 찬 눈. 교복이 바뀌었을 뿐 연시은의 외면은 그대로였다. 비주얼적인 부분은 신경 쓰지 않으려 했다. 배우 박지훈이 연시은이라는 캐릭터를 어떻게 표현하는지, 그 부분이 주목되길 바랐다. “얼굴을 신경 쓰면서 연기하는 자체가 캐릭터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닐까. 순간순간 느끼는 감정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외적인 걸 신경 쓰는 자체가 배우로서 부끄러운 모습이라 생각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제 인생의 좋은 부분으로 남길 바라요. 다른 작품 제안을 받을 때도 ‘(연시은의) 이런 모습을 보고 캐스팅했어요’라는 이야기를 들을 것 같아요. 캐릭터와 현장 분위기가 작품 선택의 이유이기도 했죠. 제겐 너무 감정이 깊은 작품이에요.”
아역부터 시작해 배우 경력만 따지면 대선배님이다. 대한민국을 들썩인 그룹 워너원으로 가수 활동을 시작해 ‘조선혼담공작소 꽃파당’, ‘연애혁명’, ‘멀리서 보면 푸른 봄’ 등에 출연했지만, 대표작은 누가 뭐래도 ‘약한영웅’이다. 대표작에 갇혀 향후 활동에 부담을 느끼지는 않을지 묻자 그는 “(이미지를) 유지하고 싶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눈빛으로 무언가를 표현하는 자체가 어려운 일이다. 대사도 많이 없는데 많은 분이 공감해주신다는 건, 표현이 잘 됐다는 의미라 생각한다. 캐릭터에 대한 애정도 있기 때문에 유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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