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악수술 받은 뒤 내 모습, 얼굴 얼마나 작아질까?”
양악수술 후 내 모습이 어떻게 변할지 미리 유추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남국, 치과 성상진·김윤지 교수팀은 양악수술 전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술 후 모습을 예측해 고해상도 측면 두부 방사선 영상을 생성하는 인공지능(AI) 모델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속칭 양악수술로 불리는 양악교정수술은 안면 골격 이상을 교정하거나 외상으로 인해 변형된 턱뼈를 재배열하는 데 목적이 있다. 다만 환자마다 부정교합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수술 계획을 세우고 결과를 예측하는 데 어려움이 있던 것도 사실이다.
연구팀은 국내 10개 치과대학병원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그래프 신경망과 확산 모델을 결합한 AI 모델을 개발했다. 이는 양악수술 전 환자의 해부학적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수술 후 측면 두부 방사선 영상을 만들어내도록 설계됐다.
또 연구팀은 먼저 측면 두부 방사선 영상 3만 장을 이용해 예측 영상을 생성하는 확산 모델을 개발했다. 이어 수술받은 환자 707명의 수술 전후 측면 두부 방사선 영상으로 안면 골격의 35개 계측점이 수술 후 얼마나 이동했는지 학습시켰다. 이와 함께 턱뼈의 이동량을 조정할 수 있는 모듈을 결합, 이동량에 따른 결과를 반영한 영상을 생성할 수 있도록 했다.

AI 모델의 예측 정확도를 검증하기 위해 교정 전문의 2명과 구강악안면외과 전문의 2명이 AI가 생성한 영상과 실제 수술 후 촬영된 영상을 구별할 수 있는지도 확인했다. 전문의들이 둘 중 AI가 생성한 영상을 구분해낸 비율은 48%를 기록, 두 영상을 거의 구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AI가 예측한 영상과 실제 수술 후 영상의 계측점 간 평균 오차는 대부분 1.5㎜ 이하였다. 이는 같은 대상을 두 번 측정할 때 발생하는 오차와 유사한 수준으로, 의료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을 만큼의 정밀도를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연구팀은 AI 모델을 활용해 가상공간에서 수술 계획을 시뮬레이션하는 디지털 트윈 테스트를 진행했다. 턱뼈 이동량을 20~160%까지 조정한 다양한 수술 계획을 반영해 각각의 예측 영상을 생성했다. 이를 통해 전문의들은 진료와 수술 시 턱뼈를 얼마나 이동하는 게 적절할지 미리 살펴보며 치료 계획을 세울 수 있어 만족도가 높았다.
김남국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를 통해 양악수술 후 결과를 더욱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며 “해당 기술이 향후 의료현장에 적용된다면 의료진이 정밀한 치료 계획을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환자에게도 양악수술 후 모습을 미리 보여줄 수 있어 치료 과정에서의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며 “향후 더 많은 임상 데이터을 학습하고 다양한 수술 방법을 디지털 트윈화 해서 AI 모델의 정확도와 유용성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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