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강한 원태인은, 언제나 그랬듯!”
우완 투수 원태인(삼성)이 7번째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20대 중반(만 25세), 여전히 어린 나이지만 존재감이 남다르다. ‘에이스’라는 수식어가 자연스럽다. 삼성을 넘어 리그를 대표하는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시즌 공동 다승왕(15승), 토종 방어율 1위(3.66) 등을 마크했다. 타자친화적인 삼성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더욱 놀랍다. 원태인은 “불리한 조건이지만, 그만큼 선수로서의 가치는 더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만족은 없다. 매 시즌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지난해 마지막까지 야구를 한 팀이었다. 한국시리즈(KS)까지 올랐다. 개막 전 전문가들의 평가를 뒤집었다. 다만, 한 끗이 부족했다. KIA가 왕좌에 오르는 모습을 끝내 지켜봐야 했다. 그때의 감정을 가슴 속 깊숙이 새겼다. 성장의 자양분으로 삼으려 한다. 정상을 노린다. 원태인은 “상대의 우승 장면을 지켜보는 것이 쉽지 않더라. 나뿐 아니라 팀 전체에 큰 동기부여가 된 것 같다. 독기가 좀 생긴 듯하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도 중요한 시즌이다. 올 시즌을 마무리하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에 나설 수 있다. 한 시즌 더 치르면 아예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원태인은 일찌감치 해외 진출에 대한 바람을 드러낸 바 있다. 그간 일본 쪽으로 생각했다면, 지난해 3월 열린 메이저리그(MLB) 서울시리즈 등을 거치며 꿈의 범위를 확장시켰다. 원태인은 “서울시리즈를 통해 ‘내 체인지업이 (세계무대에서도) 통할 수 있겠구나’ 자신감을 얻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 내년에 국제대회들이 줄줄이 열린다. 특히 3월 예정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은 일종의 쇼케이스가 될 수 있다. 그간 국가대표 단골손님이었던 원태인은 이번에도 승선을 노린다. “WBC는 가장 큰 야구대회 아닌가. 은퇴할 때까지 계속 참가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FA를 하는 해에 WBC가 열리는 것도 큰 행운이다. 해외파까지 들어오면, 그 누구도 자리가 보장돼 있지 않다고 본다. 좋은 성적을 기록해 합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예년과는 다른 비시즌을 보냈다. 재활에 매달렸다. 지난해 KS 도중 어깨 관절을 다친 까닭이다. 스프링캠프 기간 실전 투구도 하지 않았다. 욕심을 부린다면 등판할 수도 있었지만, 좀 더 멀리 바라보기로 했다. 원태인은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다보니, 나도 모르게 오버페이스를 했던 것 같다”면서 “복귀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 건강한 원태인은 언제나 그랬듯 팀에 좋은 성적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키나와=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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