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기에는 정답이 없더라고요. 하나하나 구축해가는 과정이 재미있었어요.”
2015년 걸그룹 트와이스로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다현이 데뷔 10년 만에 노래가 아닌 연기로 관객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다현은 지난달 21일 개봉한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에 참여했다. 그 시절은 동명의 대만 영화를 원작으로 한다. 고등학교 첫사랑에 대한 추억을 담은 이야기로 2012년 국내 개봉 당시 큰 사랑을 받았다. 다현은 극중 선아를 연기했다. 주인공 진우(진영)를 비롯해 모든 남학생의 선망의 대상이다.
5일 인터뷰를 가진 다현은 “첫 작품을 이렇게 큰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 기쁘다”며 “타이틀롤에 대한 부담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지만 첫 연기 데뷔작이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내가 다른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내일을 살아갈 수 있는 희망과 위로를 얻은 것처럼 나도 그런 좋은 에너지를 주고 싶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첫 영화이기에 기존 원작 팬들 사이에서는 청춘물 고유의 감성과 원작의 션자이(천옌시)를 잘 옮길 수 있을지 우려의 시선이 따랐다. 하지만 영화가 공개된 뒤 그의 연기에 대해 준수한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열여덟 고등학생의 풋풋한 분위기는 물론, 첫 연기에도 자연스러웠던 감정 연기가 좋은 반응을 이끌고 있다. 늘 전교 1등의 성적을 내오던 선아가 수능 결과에 대해 진우 앞에서 속상함을 토로하는 장면에서는 그 애잔함이 스크린 밖까지 전해졌다. 함께 호흡한 진영도 당시 다현이 집중하는 모습에 깜짝 놀랐다고. 북받친 감정에 컷 소리가 나도 눈물을 훔치지 못하는 걸 보고 ‘준비가 된 친구구나’ 싶었다고 칭찬했다.

다현은 “감독님과 대화를 많이 나눴다. 영화가 진우의 시점으로 그려지다보니 선아가 어떤 집에 살고, 가족 관계는 어떻게 되는지 등 전사가 궁금해서 촬영 전부터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했다. 대본엔 나오지 않지만 선아의 엄마는 야채 가게에서 일하고, 아빠는 경찰관이다. 하지만 아빠는 선아가 어렸을 때 나쁜 사람들을 제지하다가 돌아가셨다.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캐릭터를 구체화시켰다”며 인물을 구축한 과정을 설명했다.
진영에게 칭찬받은 눈물 연기에 대해선 “촬영 들어가기 전까지도 걱정을 많이 했는데 인물의 전사에 집중했다. 선아는 집에서 맏딸 같은 존재인데다 공부만 열심히 해오던 학생이다. 부모님한테 말도 못 하고, 얼마나 갈 곳이 없으면 학교로 다시 왔을까. 예를 들어 어렸을 때부터 춤만 추던 친구가 중요한 무대에서 한순간의 실수로 넘어졌고, 발목을 삐어 앞으로 춤을 못 춘다고 생각했을 때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고 막막할 거다. 그런 걸 생각하니 선아가 안타까웠고, 자연스럽게 감정이 올라온 것 같다”고 회상했다.
받은 칭찬을 고마움으로 갚았다. 같은 가수 출신이자 먼저 배우의 길을 걷고 있는 진영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다현은 “첫 작품에서 진영 선배를 만난 게 복이었다. 친구 역할이어도 편하게 대하며 연기한다는 게 부담이었는데 먼저 친구처럼 대해주시고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또 촬영하면서 트와이스 콘서트, 앨범 준비를 병행해야 했는데, 다 이해해 주고 컨디션 관리까지 챙겨주셨다. 대사도 더 맞춰볼까 먼저 제안까지 해주며 연기에 도움을 줬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다현은 앞으로 트와이스 활동은 물론 배우로서 왕성한 활동을 예고했다. 불가능한 꿈을 가슴에 품고 쉼 없이 달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스포츠 드라마 장르의 영화 ‘전력질주’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JTBC 방송 예정인 드라마 ‘러브 미’ 촬영을 진행하고 있다.
다현은 “어렸을 때부터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울고 웃으며 위로를 받았다. 그때부터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힘과 위로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자는 꿈을 키웠다”며 “연기라는 게 정답이 없어서 만들어가는 과정이 즐겁더라. 어떤 작품이든 나에게 주어지는 것들이 지금 다 귀하고 소중하다. 연기를 더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웃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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