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정건주 “두번째 사극으로 또 한 번 성장…20대의 건주야 고생했다”

배우 정건주.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다채로운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30대를 맞은 배우 정건주는 작품에 임하는 무게감과 고민이 깊어졌다.

 

2017년 밴드 DAY6의 뮤직비디오 ‘좋아합니다’를 통해 데뷔한 정건주는 ‘이런 꽃같은 엔딩’(2018), ‘KBS 드라마 스페셜 - 참치와 돌고래’, ‘WHY : 당신이 연인에게 차인 진짜 이유’, ‘최고의 엔딩’(2019), ‘어쩌다 발견한 하루’, ‘오 마이 베이비’(2020), ‘월간 집’(2021), ‘꽃선비 열애사’(2023), ‘우리, 집’(2024), ‘드라마 스페셜 2024 - 모퉁이를 돌면’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쌓아왔다. 

 

지난달 막을 내린 채널A ‘체크인 한양’을 통해 다시 한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한 정건주는 배우로서 앞으로 더 신선한 모습을 예고했다. 

 

3일 인터뷰를 가진 정건주는 “모처럼 휴식기를 갖고 있는데 방송 후 저의 매력을 새롭게 느껴주시는 반응이 많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채널A '체크인 한양' 천준화 스틸컷. 채널A 제공

체크인 한양은 돈만 내면 왕도 될 수 있는 조선 최대 여각 용천루에 입사한 조선 꽃청춘들의 파란만장한 성장을 담은 청춘 로맨스 사극. 정건주는 극중 용천루의 유일한 상속자이자 아버지 천방주(김의성)의 명으로 교육 사환부터 일을 시작하게 된 천준화를 연기했다. 한량 같은 삶을 살았지만, 같은 방을 쓰게 된 무영군 이은/이은호(배인혁), 홍재온/홍덕수(김지은), 고수라(박재찬)를 만나면서 함께 성장한다. 

 

극 후반으로 갈수록 우정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다 흑화하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덕수가 여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마음을 고백하고 직진하려고 했지만, 은호와 입을 맞추는 모습을 목격하고 눈빛이 돌변한다. 은호의 아버지인 왕 이현휘(한재석)이 덕수의 가문을 몰락하게 한 12년 전 반정의 주역 중 한 명인 것이 드러나면서 둘 사이에 틈이 생기자 덕수에 혼인하자고 압박하기도 했다.

 

정건주는 실제로 표출해 보지 못한 화를 극을 통해 시원하게 표현했다며 만족했다. 그는 “준화는 인물들 중 가장 능글맞다. 제가 가진 성격이나 말투를 최대한 재미있게 살리려고 했다. 흑화하는 면 빼고는 인간 정건주와 100프로 닮아있다. 하지만 화내는 장면마저 그동안의 경험을 토대로 만든 것”이라며 “실제 성격은 차분하고 감정선이 일정하다. 현실에서는 준화처럼 분노한 적이 없다. 그래서 연기가 매력적이다. 나도 보지 못한 나의 표정들을 마음껏 표출할 수 있다”고 웃었다.

 

1.8%(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시작한 드라마는 탄탄한 스토리와 배우들의 케미가 입소문을 탄 뒤 3.5%(14회)까지 오르며 인기를 끌었다. 최종회는 4.2%로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인기 비결은 업그레이드된 사극 연기와 또래 배우들과의 케미 덕이다. 꽃선비 열애사에 이어 두 번째 사극인 정건주는 본인 스스로 성장한 것을 느꼈다.

 

그는 “꽃선비 때 사극의 말투나 발성이 개인적으로 아쉬웠다. 처음이라 어색한 점들이 보였다. 다른 사극 작품들을 참고하면서 최대한 보완하려고 노력했다. 정주행하다 보면 후반부로 갈수록 달라지는 걸 느낄 수 있다”며 “동료 배우들과 초반부터 친하게 지냈더니 촬영하는 6개월 동안 천준화로 살았다. 실제로도 넷이 똘똘 뭉쳐 다니면서 맛있는 것도 먹으러 가고, 장난도 많이 치고 했다. 그런 케미가 잘 담긴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정건주. 사람엔터테인먼트 제공

꾸준히 필모그래피를 쌓아가는 배우다. 오는 4월3일 티빙 ‘내가 죽기 일주일 전’으로도 대중을 만날 예정이다. 삶에 의욕 없이 청춘을 흘려보내던 스물넷 정희완(김민하) 앞에 첫사랑 김람우(공명)가 저승사자로 나타나며 벌어지는 청춘 판타지 로맨스다. 정건주는 트라우마를 안고 있는 홍석이란 인물을 연기한다. 

 

감독이나 시청자들에게 어필되는 매력은 뭘까. 정건주는 “이번 체크인 한양에서 흑화되는 연기를 하면서 너무 미워 보일까 걱정했는데, 오히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을 발견했다며 좋게 봐주시더라. 나의 재미있는 면을 끌어낼 역할이 있으면 무조건 하고 싶다”며 차기작에서 선보일 다른 모습도 예고했다.

 

올해로 만 30대가 된 정건주는 배우로서 가지는 무게감이 달라졌다. “20대는 정신없이 흘러갔다. 일반 대학생으로 살다 배우의 세계로 발을 들이면서 일이 순탄했을 때가 있었고, 아닐 때가 있었다. 20대의 정건주가 참 고생했다. 그런 순간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평온한 마인드가 자리를 잡았다. 30대에는 어떤 일이 생기던지 잘 받아들일 수 있다”며 “그동안 가늘고 길게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해왔는데, 이제는 조금 굵고 길게 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정말 좋은 연기를 오랫동안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