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 자격 복귀 후 첫 국제대회서 8위···이해인 “태극기 보니 울컥하더라”

이해인이 2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사대륙 피겨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8위를 기록했다. 사진=최서진 기자

“울컥하네요.”

 

불미스러운 일로 은반을 떠났던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이해인(고려대)이 다시 달린다. 

 

선수 자격을 되찾은 후 처음 나선 국제대회다. 이해인은 23일 서울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1.54점, 예술점수(PCS) 61.79점으로 총점 122.33점을 받았다. 앞서 치른 쇼트 프로그램 60.77점을 합해 최종 총점 183.10점을 기록, 8위로 대회를 마쳤다. 

 

떨렸던 걸까. 실수가 많았다. 첫 과제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넘어져 수행점수(GOE) 2.95점이 깎였다. 트리플 플립-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에서도 회전수가 부족해 감점을 받았다.

피겨 이해인이 23일 오후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2025 ISU 4대륙 피겨 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경기 후 만난 이해인은 “연습 때는 안 하던 실수를 했다. 첫 번째 점프부터 실수가 나와서 아쉽긴 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한 점에 대해서는 칭찬하고 싶다”며 “룰은 어긴 부분(감점)이 있어 끝나자마자 아쉬웠다.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더 연습해서 좋은 모습 보여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상도 있었다. 이해인은 “사실 발등이 좀 아팠다. 발등이 꺾이면서 찍을 때나 랜딩할 때 힘들었는데, 잘 버텨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은 모습 보여 드린 점은 기쁘다”며 “팬분들 만나서 태극기를 보기도 했는데 울컥하더라. 정말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해인은 지난해 5월 이탈리아에서 열린 국가대표 전지훈련 기간에 미성년자 후배를 성추행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3년 자격정지를 받았지만, 법원의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판결로 복귀했다.

 

풍파를 강하게 맞은 만큼 당연한 일들이 소중하게 느껴진다. 이해인은 “삶을 살아가면서 세상에 당연한 건 없다고 생각한다. 대회에 출전한 것만으로도 정말 행복하고 감사했다. 더 좋은 모습 보여 드렸다면 좋았겠지만, 부족한 부분을 알고 있으니 보완해서 다음 대회 때 보여드리고 싶다”며 “평소 연습하던 링크였는데도 불구하고 대회라 그런지 긴장됐던 것 같다. 세계선수권 출전하기 전에 이 대회를 뛸 수 있어 좋았다”고 미소 지었다.

 

목동=최서진 기자 westjin@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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