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러온 복덩이’ LG 에르난데스… “작년에 놓친 우승, 모든 걸 걸고 해내고 싶다”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미국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가득 찼던 아쉬움, 올 시즌에 모두 털어내려 한다.

 

2연속 우승 좌절의 아픔이 짙게 깔린 프로야구 LG의 2024시즌 가을. 하지만 동시에 희망도 봤다. KBO 역대 6번째이자 외인 최초 준플레이오프 전 경기 출전 진기록과 함께 포스트시즌에만 11이닝 연속 무실점 호투를 펼친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존재감을 확인했던 무대이기 때문. 그의 투혼과 헌신에 팬들은 ’엘동원’이라는 별명까지 붙여줬다.

 

에르난데스는 지난해 8월부터 마운드에 오른 교체 외인이다. 무려 ‘잠실 예수’ 케이시 켈리를 대신하면서 부담과 기대가 공존하는 자리에 앉았다. 정규시즌에는 11경기 3승2패 1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4.02(47이닝 21자책점)로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가을에 보여준 강렬한 인상과 함께 최대 130만 달러 재계약에 골인해 다시 한번 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는다.

 

LG의 일원으로 처음 맞이하는 풀시즌,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펼쳐진 스프링캠프에 임하는 에르난데스의 각오가 남다른 이유다. “아무래도 팀 최고 투수였던 선수를 대신하러 왔기에 부담이 있긴 했다. 하지만 팀원들의 많은 환영과 도움 속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었다”고 지난해를 돌아본 그는 “비시즌에는 개인 훈련으로 시간을 보냈다. 팀이 다시 우승할 수 있도록 내게 주어질 역할을 잘 해내기 위해 준비했다”고 근황을 전했다.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미국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담금질은 순조롭다. 캠프에서 3번째 불펜피칭을 펼친 가운데,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6.9㎞를 마크했다. 구단 관계자는 “변화구 움직임과 로케이션에 집중해 공을 던졌다”며 “투구를 거듭할수록 컨디션이 향상되는 중”이라고 엄지를 세웠다.

 

에르난데스 또한 “이번 피칭은 커브를 더 효과적으로 다루고, 직구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테마로 잡았다. 느낌은 계속 좋다. 김광삼 코치님과 얘기하며 어떻게 해야 시즌 때 더 좋아질 수 있을지 연구하고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며 “야구선수로서 배우고 성장하고 싶은 마음은 항상 있다. 유익하고 좋았던 피칭”이라고 훈련을 돌아봤다.

 

완벽한 시즌을 만들어낼 일만 남았다. “한국에 똑똑한 타자들이 많다고 느꼈다. 그들을 상대하기 위해 시즌 마지막까지 분석하고 공부하며 경기를 치렀다”고 지난 감상을 전한 그는 더 완벽한 적응을 꿈꾼다. 그는 “한국 생활은 모든 게 만족스러웠다. 모두가 친절하게 대해주고 인사도 잘해준다. 예의 바른 문화의 나라에서 생활하게 돼 너무 감사하다. 음식은 갈비탕과 삼겹살을 좋아한다”고 밝게 웃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스프링캠프 역시 처음인데 선수들과 스텝들 모두가 많이 환영해주고 신경써줘서 행복하게 시작을 하고 있다. 시즌 중에 지속적으로 가져갈 루틴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캠프가 끝날 때는 이 루틴이 딱 정립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작년에 우승을 못했기 때문에 모든 것을 걸고 이번에는 우승을 하고 싶다. 그걸 이루기 위해 내 능력을 100% 보여줄 것”이라는 다부진 각오를 띄워 보냈다.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미국 스코츠데일 스프링캠프에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사진=LG트윈스 제공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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