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폼전성시대] 中 숏폼 드라마 시장 10조원…마냥 웃을 수만 없어

릴숏 이미지. 릴숏 페이지 캡처

숏폼 드라마 산업은 현재 중국이 선점하고 있는 상태다.

 

3일 중국인터넷시청협회의 ‘2024 중국 숏폼 드라마 산업 발전 백서’에 따르면 중국의 숏폼 드라마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504억4000만 위안(약 10조376억원)으로, 전년 대비 35% 성장했다. 2027년에는 약 19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에서 진행한 조사에서도 중국의 숏폼 드라마 성장세가 높게 분석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의 2023년 숏폼 드라마 시장은 전년 대비 268% 성장한 374억 위안(약 7조4100억원) 규모를 기록했다. 중국 내 연간 숏폼 드라마 온라인 방영 등록 건수는 2022년 336건에서 2023년 584건으로 74%나 증가했다.

 

대표적인 플랫폼은 COL그룹의 ‘릴숏’과 뎬중테크의 ‘드라마박스’ 등이다. 북미 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있는 릴숏은 회사가 보유한 500만개 이상의 웹소설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숏폼 드라마를 제작한다. 세로형 콘텐츠를 제공하며 에피소드 1편당 1분 정도의 분량을 선보인다. 그만큼 빠른 호흡이 특징이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2021년 11월부터 2년간 서비스를 제공한 릴숏의 2023년 11월까지 누적 순수익은 2200만 달러(약 320억원)로, 주수익처가 미국 시장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11월에는 미국에서 틱톡을 제치고 다운로드 횟수 1위를 기록했다. 누적 다운로드는 2860만건에 달했다.

 

중국의 또 다른 숏폼 드라마 플랫폼 드라마박스는 중화권과 동남아시아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에만 앱 다운로드 수 700만회를 돌파하며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성공 요인으로는 현지화 전략이 꼽힌다. 일례로 릴숏은 실리콘밸리에 자회사를 설립한 뒤 북미에서 선호하는 콘텐츠를 탐색하고, 미국 LA에 스튜디오를 세워 IP 발굴 및 촬영과 편집 등을 진행하고 있다. 현지 제작진과 배우와 작업하는 것은 물론 재벌 회장과의 로맨스 등 중국에서 인기인 소재를 기반으로 흡혈귀, 늑대 인간 등 미국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콘텐츠를 가미해 제작한다. 미국이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이용률이 높고 최근 미국 내 Z세대 사이에서 숏폼 콘텐츠가 트렌드인 점도 맞물렸다.

 

다만 복병은 정부의 제제다. 대표적으로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틱톡 사태가 있다. 미국은 지난해 4월 틱톡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틱톡 금지법은 모기업인 중국 바이트댄스가 270일 안에 미국 내 사업권을 미국 기업에 매각하지 않으면 서비스를 금지하겠다는 내용이다. 일단 트럼프가 취임 후 지난 19일 틱톡 금지법 시행을 75일간 유예하는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여전히 화약고 상태다.

 

틱톡은 미국인 절반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 있는 앱이나 중국발 플랫폼이기 때문에 공산당이 요구하면 미국 이용자의 데이터를 통째로 중국 정부에 보낼 수 있다. 미국은 국가 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판단해 금지법을 발의했다. 이러한 상황이 불거져 릴숏 역시 틱톡의 길을 걷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온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