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수상한 그녀’ 진영 “10년 만에 주연 승진…올해는 ‘홍길동의 해’”

배우 진영이 인터뷰 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매니지먼트 런 제공

10년 전 참여했던 작품의 리메이크작에 또 한 번 출연하는 건 엄청난 행운이다. 조연에서 주연으로 거듭나는 건 더더욱 그렇다. 특히나 젊은 20대 배우들이 치고 올라오는 지금 같은 시기엔 귀한 기회다. 

 

배우 진영은 그런 영광을 누려 기쁜 마음이다. 진영은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KBS 2TV 수목드라마 ‘수상한 그녀’에 출연했다. 23일 종영한 수상한 그녀는 할머니 오말순(김해숙)이 하루아침에 스무 살 오두리(정지소)로 변하게 된 뒤 다시 한번 빛나는 전성기를 즐기는 로맨스 음악 성장 드라마다. 70대 할머니가 20대로 변하는 원작의 큰 설정은 그대로 이어가면서도 오말순의 쌍둥이 자매가 등장한다는 점, 원작에서는 오두리가 손자와 함께 밴드를 진행하지만 드라마에선 손녀와 함께 아이돌 데뷔를 꿈꾼다는 점 등이 다르게 적용돼 새로운 즐거움을 안겼다. 

 

진영은 극중 아이돌 출신이자 유니스 엔터의 책임 프로듀서인 대니얼 한을 연기했다. 영화에서 이진욱이 맡았던 한승우 역과 같은 인물이다. 진영은 영화에서 오말순의 손자인 반지하로 나왔지만 드라마에선 주연으로 거듭났다. 

 

24일 본지와 인터뷰를 가진 진영은 “주연으로 작품에 참여하게 돼 감격스러웠고, 다시 한번 이 따뜻한 작품을 하게 돼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처음 제의를 받았을 땐 걱정됐지만 자신만의 캐릭터를 만들어가면서 즐겁게 작업했다고. 그는 “원작에서의 진욱 선배와 비교될 수도 있고, 이 역할을 내 것으로 잘 만들 수 있을까 염려가 먼저 됐다. 영화에 참여하면서 진욱 선배의 연기를 바로 옆에서 봐왔기 때문에 걱정이 앞섰다”며 “그런데 대본을 보다 보니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또 진욱 선배가 ‘힘쓰지 말고 너 스타일대로 보여줘’라고 하셨는데 그 말이 힘이 됐다”고 역할에 도전하게 된 계기를 밝혔다. 

KBS2 '수상한 그녀' 스틽컷. KBS 2TV 제공

영화에서는 나문희-심은경, 드라마에서는 김해숙-정지소의 오말순-오두리를 만났다. 네 명의 연기파 배우를 보며 진영은 같은 인물 다른 연기에 대한 차이를 연구하기 전에 깨달음을 먼저 얻었다.

 

진영은 “영화 수상한 그녀는 사실 첫 영화 데뷔작이었다 보니 정신이 없었다. 어떻게 해야 되는지 겁이 났고 무서웠다. 나문희 선배님과 심은경 씨를 보면서 ‘아, 연기가 이런 거구나’라고 배우는 입장이었다”며 “드라마에서는 김해숙 선배님, 정지소 씨의 연기 내공에 기댔다. 기존 역할에 대한 선을 넘지 않으면서 자신을 표현하는 걸 보고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생각이 들면서 혼자 반성을 좀 했다. 원작 배우를 따라 하지 않으면서도 같은 캐릭터를 만드는 게 쉽지 않은데, 완벽하게 본인들의 오말순, 오두리를 만드는 걸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정지소와는 로맨스 호흡도 맞췄다. 극중 아이돌 데뷔조 연습생과 담당 프로듀서로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게 애틋한 마음을 느끼며 점점 깊어지는 관계를 그렸다. 진영은 “(정지소는)상대 배우를 잘 맞춰주고, 함께 연기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되는 매력을 지닌 사람”이라며 “드라마를 통해 노래를 하지 않나. 저보다 잘 한다. 연습하면서 의견을 말하면 노래에 바로 반영하더라. 만능 엔터테이너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함께 호흡한 소감을 전했다.

배우 진영이 인터뷰 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매니지먼트 런 제공

원작 영화가 나온 지 10년이 지난 지금 진영도 많은 것들이 변했다. 연기에 대한 깊은 갈망으로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능력치를 높여온 그는 현재 주연의 자리에서 누구보다 빛나고 있다. 

 

진영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충주에서 주말마다 버스 타고 올라와 연기 레슨받으러 가고, 보조 출연도 다니고, 단역도 많이 했다. 뒷모습만 나올 때도 있었고, 멀리서 나왔는데도 편집된 적도 있었다. 얼굴이 좀 더 나왔으면 좋겠다는 갈망은 얼굴이 나오기 시작하면서 한 마디만 하고 싶다고 변했다”며 “시간이 지나서 보니 ‘대사가 많아졌다’는 걸 느꼈다. 대본에 중간중간 대사가 이어져있는 걸 보면서 뿌듯했다. 한 마디에서 두 마디, 세 마디로 늘어나는 걸 보며 희열이 컸는데 이번 작품을 하면서 다시 한번 확 느꼈다”고 감격스러운 마음을 전했다.

 

수상한 그녀를 마무리한 진영은 올해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낼 예정이다. 오는 2월21일 영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 개봉을 앞두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대만 오리지널 영화 ‘1977년, 그 해 그 사진’으로 해외 팬들을 만난다. 

 

진영은 “2025년을 위해 2024년을 산 느낌이다. 작년에 열심히 찍은 것들이 올해 다 공개된다. 어떻게 봐주실까 기대되고, 작품을 소개하고 홍보할 생각에 벌써 행복하다”며 “언제 어디서 나타날지 모른다. 홍길동의 해를 보낼 것 같다”고 웃었다.

 

신정원 기자 garden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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