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난 매일 5㎞ 러닝을 한다. 중독성이 엄청나 하루라도 뛰지 않으면 내 얼굴의 붓기를 그냥 바라볼 수 없어 매일 달리기 시작한 지가 꽤나 되었다. 최근 몇 년간 한강이나 남산에 가보면 러닝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청년들이 무리지어 달리는 모습을 보면 더 실감할 수 있다. 달리기가 이제는 그저 특정한 사람들만의 운동이 아니라, 일상적인 활동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이 러닝에 열광하게 된 걸까.
러닝의 인기는 팬데믹 이후 더욱 두드러졌다. 사람들은 야외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을 찾기 시작했다. 그중에서도 달리기는 개인이 할 수 있는 운동 중에서도 가장 간편하면서도 효과적인 선택이었다. 굳이 다른 사람과 접촉할 필요 없이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실행할 수 있는 달리기는 이런 이유로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의 선택을 받았다.
디지털 기기의 발달도 러닝의 확산에 한몫했다. 스마트워치나 피트니스 앱을 사용하면 운동 기록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과 성과를 비교하거나 공유할 수 있다. 개인에게 성취감을 줄 뿐만 아니라 때로는 친구나 지인과 건강한 경쟁을 유도해 더 많은 사람이 꾸준히 달리기를 하게 만드는 요인이 된다. 기록이 쌓이는 모습을 확인하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기분을 선사하며, 자연스럽게 계속해서 달리고 싶게 만든다. SNS에 자랑하기 쉬운 것도 한몫한다.
달리기는 매력적이다. 신체 건강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은 당연하다. 심폐 기능을 강화하고 근육과 관절의 유연성을 높이며 체지방을 줄이는 등 다양하고 긍정적인 신체적 변화를 가져다준다. 하지만 단순히 신체적 효과만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정신 건강에도 깊은 영향을 미친다. 달리기를 하면 엔도르핀이 분비돼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다. 특히 현대 사회에서 많은 사람이 겪는 스트레스 해소에 큰 도움이 된다. 달리기를 하는 동안은 오직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마음을 정리하고 복잡한 생각을 비워내는 ‘달리는 명상’이라는 표현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일반적인 상태에서 명상에 잘 빠져들 수 없는 나에게는 이런 것이 큰 도움이 됐다.
또 달리기는 특별한 장비가 필요 없다. 운동화 하나만 있으면 어디서나 시작할 수 있고, 어떤 시간대에든 할 수 있다. 장소나 비용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점점 달리기를 선택하고 있다. 더욱이 자신의 페이스에 맞춰 천천히 시작해도 되고, 목표를 설정해 조금씩 도전을 이어갈 수 있어 초보자부터 숙련자까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운동이라는 점도 크다.
또 엄청난 성취감을 자극하는 운동이다. 처음에는 10분도 버티기 힘들던 사람이 시간이 지나면서 5㎞, 10㎞를 완주할 때 느끼는 성취감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 이는 달리기를 지속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 된다.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으며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기쁨을 느끼게 된다.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
한편 달리기는 혼자 하는 운동처럼 보이지만, 동시에 커뮤니티를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운동이기도 하다. SNS나 지역의 러닝 모임을 통해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응원하는 모습은 이제 일상적인 풍경이다. 함께 대회에 참가하거나 훈련을 하면서 생기는 유대감은 단순한 운동 이상의 의미를 만들어내며, 이런 점이 러닝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든다.
결국 러닝이 이토록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이유는 신체적 건강, 정신적 안정, 그리고 개인적인 성취감을 동시에 제공하기 때문이다. 러닝은 그저 지나가는 유행이 아니라, 오늘날 현대인들이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건강한 삶의 방식이 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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