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전북 구하라...김두현 감독의 다짐, “선수들 자신감을 갖길”

전북 현대 김두현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유니폼을 들고 있다. 사진=최정서 기자

“즐거움을 드리겠다.”

 

프로축구 전북 현대 김두현 감독이 29일 강원도 춘천 더 잭슨나인스 호텔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 감독은 지난 27일 전북의 제8대 감독으로 부임했다. 전북은 지난달 6일 단 페트레스쿠 전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은 후 두 달 가까이 대행 체제를 유지하며 후임 사령탑 선임에 신중을 기했다.

 

이도현 전북 단장은 “감독 선임 과정이 한 달 이상의 긴 시간이었다. 전북 현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고 있다. 단순히 감독 문제는 아니”라면서 “앞으로의 전북 현대는 최고를 지향하며 공정하고 기존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추진력 있게 나아가겠다. 이 네 가지 조건에 맞춰 프런트부터 확신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변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전북 현대 김두현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사진=최정서 기자

◆위기의 전북

 

김 감독은 현역 시절 웨스트 브로미치(잉글랜드), 수원 삼성, 성남 일화(성남FC 전신) 등을 거치며 천재 미드필더로 평가받았다. 2006년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월드컵에도 나서는 등 국가대표로도 A매치 62경기를 소화했다.

 

은퇴 후에는 수원과 전북에서 지도자 경력을 쌓았다. 지난해 김상식 전 감독이 물러난 후 감독대행으로서 공식전 9경기 6승 2무 1패의 기록을 남겼다. 이번 시즌엔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청두 룽청의 수석코치를 지내다 전북의 지휘봉을 잡았다. 전북은 감독대행 시절 보여준 김 감독의 지도력에 다시 한 번 신뢰를 보냈다. 일찌감치 차기 사령탑 유력 후보로 거론되기도 했다.

 

김 감독은 “전북 현대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렵고 힘든 과정을 겪고 있다. 선임되기까지 기다림도 있고 어려운 상황도 있었다. 선수들과 전북 팬 여러분이 있었기에 선택이 쉬웠다”면서 “선수들과 함께 팬 여러분께 즐거움을 드려야 한다. 책임감을 갖고 감독 생활을 시작하겠다”고 전했다.

 

전북은 최근 위기다. K리그1 최다 우승(9회)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전북은 최근 2년 연속 ‘현대가 라이벌’ 울산 HD에 왕좌를 내줬다. 지난해에는 4위로 시즌을 마쳤고 10년 만에 무관에 그치며 자존심을 구겼다. 2년 연속 시즌 도중 사령탑이 바뀌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도 이어졌다. 올해도 시즌 내내 하위권을 전전한다. K리그의 리딩 클럽이었던 지난날의 명성과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그는 “한 명의 문제는 아니다. 모든 부분에서 엇박자가 났다. 이제 시작한 시점에 문제를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저는 앞만 보고 달려가겠다. 지나간 과정은 잊고 새로 출발할 생각이다”고 바라봤다.

전북 현대 김두현 감독이 취임 기자회견에서 유니폼을 들고 있다.

◆젊은 리더십은 통할까

 

최근 K리그에는 1980년대생의 젊은 감독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모두 실패를 맛봤다. 1982년생인 김 감독은 K리그1, 2를 통틀어 최연소 감독이 됐다. 김 감독은 확고한 철학을 내세웠다. 그는 “시간, 공간, 포지셔닝, 밸런스를 추구한다. 현대 축구에서 시간과 공간의 싸움이 시작됐고 포지셔닝도 중요하다.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포지셔닝에 신경 쓰겠다. 상대에게는 시간과 공간을 주지 않아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밸런스다. 공격, 수비 모두 다양하게 적용된다. 포메이션에 얽매이지 않고 제가 생각하는 축구를 실현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경험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 코치로서 여러 경험을 쌓은 김 감독이 정식 사령탑을 맡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곧바로 시즌을 치러야 하는 만큼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 감독은 “주위에서 많은 걱정과 우려가 있다고 들었다. 또, 지금 상황에서 선수들이 두려움을 가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감을 갖자고 말해줬다. 경기는 두려움의 대상이 아닌 즐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수들이 즐거워하면 팬들도 아신다. 제가 잘 준비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이라고 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춘천=최정서 기자 adien10@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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