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금배지’가 뭐길래…이만기·한인수 "정치 안 한다" 선언

 

“주위 사람들에게 많은 민폐를 끼쳤다. 특히 가족들에게 미안하다.”(이만기)

 

유명인의 출마가 무조건적인 당선을 뜻하지 않는다. 당대 최고의 배우·코미디언·진행자로 손꼽힌 이덕화·故 김형곤·문성근 등은 낙선한 뒤 정치의 꿈을 접었다. 대중의 사랑과 표는 별개의 영역이다. 그만큼 여의도 입성은 쉽지 않다. 

 

천하장사 씨름선수 출신 이만기는 정계 진출을 위해 4번이나 출사표를 던지며 ‘오뚝이 정신’을 보여줬다. 2000년 16대, 2004년 17대 총선에 마산에서 도전했지만 낙선. 2014년엔 6.4 지방선거에서 김해시장 후보로 도전했지만, 당내 후보 경선에서 패배하며 세 번의 쓴맛을 봤다. 마지막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해을 지역의 국회의원으로 출마했으나 떨어졌다. 

 

2014년 SBS 예능 프로그램 ‘백년손님-자기야’에 출연한 이만기는 낙선 이후 가족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이만기의 부인 한숙희 씨는 해당 방송에 출연해 “저번에 국회의원 떨어졌을 때는 (남편이) 한 몇 개월을 두문불출하고 집에서 대인기피증처럼 있었다”라고 언급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4전 4패다. 그의 낙선 기록은 예능 프로그램에서 단골 이야깃거리다. 2019년 JTBC 예능 ‘냉장고를 부탁해’에 출연한 그는 “대학교 교수로 잘 나가다가 국회의원에 도전했다. 권력욕 있는 거냐”는 MC의 질문에 “생활 체육이 잘됐으면 하는 바람으로 출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정치에 도전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정치는 안 한다. 여기서 더 나가면 나 진짜 망한다. 내가 가서는 안 될 곳이라는 것을 정말 느꼈고 혈기 왕성할 때 도전해보려고 했다. 이젠 체력이 없어서 안 된다”고 잘라 말했다.

 

그런가 하면 “정치에 미련이 있다”라고 속마음을 고백한 배우도 있다. 사극 연기의 대가로 불린 한인수다. 

 

한인수는 지난달 KBS 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에 출연해 근황을 전했다. 1972년 MBC 공채 탤런트 5기로 데뷔한 그는 1991년 경기도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2014년에는 경기도 시흥 시장 선거에 출마했으나 낙선했다. 

 

한인수는 배우 박원숙과 대화 중 “(내가) 정치 때문에 망한 사람”이라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경기 파주에 살 때 우리 집까지 선후배가 모두 와서 ‘시장 선거 한 번 나와라’, ‘형님 아니면 안 된다’고 하더라. 귀가 번쩍번쩍했다. 나는 가만히 있는데 (정치의 늪에) 빠졌다”라고 지난 2014년 출마 배경을 밝혔다.

 

이어 “‘나 아니면 정말 안 되는 모양이다’라고 생각해서 나갔다. 3% 차이로 떨어졌다. 떨어지고 나니까 멘붕이었다”, “그 이후에 머리카락이 다 빠졌다”라고 당시 심경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60세만 됐으면 국회의원을 해 볼 텐데’라고 생각한다. 여전히 간간이 정치에 미련을 갖는다”라고 털어놨다.

 

여기서 돌아볼 그의 말이 있다. 2017년에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에 출연해 낙선 후폭풍을 전한 한인수다.

 

당시 그는 “상처를 많이 받았다. 가까운 사람들이 등 돌렸다. 돈도 잃고, 시간도 버렸다”면서 “그래서 다시는 출마를 하지 않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남이 인식하기에는 ‘저 사람은 정치하는 사람’ 그렇게 방송가에서는 생각하더라. 입소문이 나면서 캐스팅에서 멀어졌다. 손해를 상당히 많이 봤다. 그래서 노후에 출연 제안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런 것들 영향이 컸을 거다”고 돌아봤다.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게 있다. 복귀 시기를 놓친 한인수는 ‘정치색이 짙은 배우’라는 선입견으로 인해 작품 제안이 끊겼다. 그뿐만이 아니다. 폴리테이너는 지지자 만큼의 안티를 안고 가야 한다. 본업 복귀를 위해선 반대 진영에게 박힌 미운털을 빼내야 한다. ‘불특정 다수의 사랑을 먹고 사는’ 연예인이 정계 진출을 신중히 해야 하는 이유다.

 

최정아 기자 cccjjjaaa@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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