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길 드문 태국 코야오야이…보기 드문 풍경 남몰래 힐링여행

태국 코야오야이 섬

해변·석회암 절벽·무성한 정글
천혜의 자연 경관 속에서 휴식
첨탑 등 다이빙 장소 다수 보유
오토바이 등 ATV 투어도 가능
코야오야이 섬 안에서 바라본 바다. 사진=정희원 기자

푸껫, 끄라비, 코사무이. 한국인이 사랑하는 태국의 3대 휴양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에 ‘코야오야이(Koh Yao Yai)’ 섬을 반드시 리스트에 올려두자.

 

여름휴가로 떠나도 좋지만, 볼에 닿는 바람이 차가울 때 다녀오길 강력 추천한다.

램 하드 비치에서 시간을 보내는 가족들. 사진=정희원 기자
물이 들어왔다 빠지면서 생기는 램하드 비치의 샌드뱅크가 마치 길처럼 나 있다. 사진=정희원 기자

태국 남부의 코야오야이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다. ‘남들은 아직 잘 모르는’ 여행지의 장점은 사람에 치여 지친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천혜의 자연이 더해졌으니 더할 나위 없다.

 

코야오야이는 태국어로 ‘길고 큰 섬’을 의미한다. 태국관광청에 따르면 푸켓과 끄라비 중간, 안다만 해에 위치했다. 면적은 87.24km², 길이는 약 30km로 태국에서 가장 큰 섬 중 하나다. 오토바이나 사이드카 등을 빌려 한바퀴 돌기 좋다. ATV 투어도 가능하다.

 

낚시, 코코넛 농장, 고무농장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1만8000명 정도의 인구가 산다. 키워드는 #아름다운 해변 #모래사장(샌드뱅크) #산호 #맹그로브 #고무농장 #어촌마을.

코야오야이까지 가는 최적의 루트는 푸껫공항에서 택시를 타고 항구까지 간 뒤, 스피드보트나 고속페리를 이용하는 것이다. 예약한 숙소에 따라 공항 픽업부터 보트까지 한번에 제공하니 체크해보자.

 

항구까지는 20분, 섬까지는 배의 종류 등에 따라 다시 30~45분 정도 걸린다. 끄라비에서도 코야오야이까지 15~20분이면 닿는다.

 

코야오야이는 여동생 섬인 코야오노이(Koh Yao Noi) 섬과 나란히 있다. 전설에 따르면 코야오(Ko Yao) 섬은 바다뱀과의 싸움으로 인해 두 개의 섬으로 나뉘었다고 한다. 동생섬은 코야오야이보다 규모가 작지만 관광지로 더 개발된 편이다.

코야오야이 섬에서만 가능한 빈티지 사이드카 트립. 사진=정희원 기자
불교 신자가 대부분인 중부, 북부와 달리 코야오야이 섬 주민의 대부분은 무슬림이다. 히잡을 쓰고 오토바이를 타고 가는 여성들. 정희원 기자

코야오야이 섬은 크기와 높은 접근성에도 의외로 관광 측면에서는 후발주자다. 출장을 다녀온 뒤 SNS에 코야오야이에서의 여정을 올리자 태국에 수년간 거주하고 있는 친구에게서도 ‘여기는 태국 어디냐’ 연락받았을 정도였다. 말 그대로 ‘미지의 파라다이스’다. 가장 최근에는 마이너호텔그룹(Minor Hotels)이 ‘아난타라(Anantara)’ 브랜드와 함께 진출했다.

‘푸껫까지 와서 다시 섬에 들어간다고?’라고 반문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코야오야이 섬에 가 볼만한 이유는 충분하다.

코야오야이 마을에서 기르는 가축. 사진=정희원 기자
한가로운 코야오야이 마을의 풍경. 사진=정희원 기자

섬의 첫인상은 다른 관광지와 달리 여유롭다. 코야오야이에서는 평화로운 환경 속에서 오염되지 않은 해변, 이를 둘러싼 석회암 절벽, 무성한 정글과 그림같은 일출과 일몰을 기대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잘 보존된 전통적인 태국 어촌 마을의 소박하고 전원적인 분위기도 이색적이다. 태국 전체에서 가장 관광 산업이 발달한 섬인 푸켓 인근의 경우와는 대조적이다. 불교 신자가 다수인 중부, 북부와 달리 무슬림 신자가 99%다. 이렇다보니 거리에 모스크가 곳곳에 보여 분위기가 색다르다. 오토바이를 타고 시원하게 달리는 여성들은 히잡을 쓰고 있다. 코야오야이 섬 특유의 가옥도 아기자기하다.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속 등장인물 충주 코쵸 시노부가 그려진 옷을 입은 코야오야이 섬의 소녀. 반갑게 인사해준다. 사진=정희원 기자

그래서인지 계속 떠오른다. ‘꼭 다시 찾아야지’ 생각나는 섬이다. 이유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자꾸 생각나고 같이 있고 싶은 매력이 느껴지는 사람이 있지 않나. 코야오야이는 그런 섬이다. 돌아오는 스피드보트에서 ‘하루만 더 있고 싶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을 정도다.

 

시끌벅적 한 곳, 파티보다 휴식을 원하는 사람, 에너지 발산보다는 에너지 보충을 원한다면 코야오야이가 정답이다. 관광보다 여유가 필요한 신혼부부의 허니문 여행지로도 좋겠다. 섬을 만끽하는 것 자체가 힐링이다.

램하드 비치에서 여유로운 휴가를 즐기는 가족들. 정희원 기자

주변 바다에는 산호가 풍부하고 ‘아네모네 리프(Anemone Reef)’ 근처의 킹 크루저 난파선(King Cruiser Wreck), 샤크 포인트(Shark Point)의 첨탑과 같은 다이빙 장소가 곳곳에 있다. 지난해 세계 5대 아름다운 해변 중 하나로 꼽힌 ‘램 하드 비치(Laem Had Beach)’도 강력 추천한다.

 

코야오야이를 여행하는 4일간 한국인은커녕 일본, 중국 등 동북아시아인은 전혀 만나지 못했다. 대부분 유럽인들이 이곳을 찾았다. 젊은 부부와 어린 아이와 동행한 가족 단위 여행객, 3대가 함께 찾은 여행객은 물론 로컬에서 만난 젊은 배낭여행족들도 모두 유럽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코야오야이 섬에서 바라본 일출. 사진=정희원 기자

호스피털리티·여행 업계에서는 새로운 관광 핫플레이스는 ‘일단 유럽인이 띄운다’는 불문율이 있다고 한다. 이들이 가장 먼저 여행지를 찾아내고, 훌륭함을 만끽하고, ‘유럽인들이 이미 보증했다더라’는 이야기에 세계의 여행객들이 몰린다는 게 일종의 루틴이라고.

 

이번 출장에서 만난 줄리아와 알베르토 커플은 이탈리아에서 와이너리를 운영하는 신혼부부다. 이들은 “신혼여행지로 태국과 아시아을 여행하며 코야오야이를 찾게 됐다. 우리도 이번에 알게 된 섬”이라고 말했다. 최근 새로 생긴 아난타라 코야오야이 리조트에서 묵으며 허니문을 보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온 디지털 크리에에터 카롤린 달 역시 남자친구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코야오야이 섬에서 긴 휴가를 즐겼다.

 

코야오야이는 ‘언노운 데스티네이션(unknown destination)’에서 조만간 핫플레이스로 떠오를 조짐이 보인다. 섬의 순수한 아름다움과 평온함, 편안한 휴양까지 온전히 누리려면 다른 사람들보다 먼저 이곳을 찾아야 할 것 같다.

 

코야오야이(태국)=글·사진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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