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요아소비 "또 올게요 한국… 가장 기억에 남는 뜻깊었던 시간"

첫 단독 내한콘서트 마친 요아소비

이쿠라·아야세 혼성 듀오로
소설→음악 만드는 작업 진행
애니 오프닝곡 '아이돌' 통해
제이팝 열풍 선봉장으로 우뚝

"한국 팬 떼창에 너무 감동받아
다른 기회 통해 또 만나고 싶어
노래 순위에 연연하기보다
즐겁고 자유롭게 활동하고파"

“저희가 데뷔할 무렵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심했는데요. 팬들과 만나고 있는 요즘, 한국이나 일본에서 인기가 높아지는 것을 (데뷔 4년째인) 지금에서야 실감하고 있습니다. 한국 팬들과 만나 멋진 시간을 보낼 수 있었고 정말 기억에 남는 단독 콘서트가 된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요아소비답게 즐겁고 자유로운 음악활동으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애니메이션 ‘최애의 아이’ 오프닝곡 ‘아이돌(Idol)’로 제이팝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일본 대세 그룹 요아소비(夜遊び·YOASOBI)가 첫 단독 내한콘서트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요아소비 내한콘서트 모습.

요아소비는 싱어송라이터 이쿠라(ikura), 프로듀서 아야세(Ayase)로 구성된 혼성 듀오다. 이 그룹의 특별한 점은 ‘소설을 음악으로 만드는 유닛’이라는 것. 온라인 소설 투고 사이트의 스태프가 프로듀서인 아야세에게 이같은 유닛을 하고 싶다고 말했고, 아야세는 SNS 속 이쿠라의 연주 영상을 보고 연락을 취해 요아소비가 탄생했다.

일본 내에서도 소설을 음악으로 만드는 유닛은 요아소비가 최초다. 데뷔곡 ‘밤을 달리다’를 시작으로 성공 가도를 달리는 중이다.

이후 ‘아이돌 파워’로 일본은 물론 글로벌 리스너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아이돌 일본어 버전은 빌보드 재팬 ‘핫 100’ 1위를 차지했다.

화제의 요아소비는 지난 16~17일 서울 고려대 화정체육관에서 열린 첫 내한공연 ‘요아소비 아시아 투어 2023 - 2024 라이브 인 서울’을 마쳤다. 이들은 콘서트를 마치고 서울 CGV 명동역 씨네라이브러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후일담을 나눴다.

-최근 첫 내한 콘서트를 마쳤다. 떼창도 엄청났는데. 인상깊은 점이 있다면.

이쿠라 “(떼창에) 너무 감동했다. 듣고 있자니 정말 떨려서 어찌할 바를 모를 정도더라. 일본어 곡이 어려울 수도 있는데 열심히 따라해주는 모습에서 열정을 느꼈고, 모두 전해졌다. 템포가 빠른 곡은 따라해주실 것으로 예상했는데 발라드곡까지 따라불러주셔서 무척 즐거웠다. 둘째날에는 더 그렇게 해달라고 연출했다. 팬들의 에너지를 그대로 흡수하면서 제 목소리로 보답하겠다는 일념으로 노래했다.”

아야세 “처음부터 마지막곡이 나오는 순간까지 끝까지 함께 노래해주시는 것은 일본에서는 보기 어렵다. 에너제틱했다. 어느 곡을 꼽을 수 없을 만큼 전곡에서 열정이 모두 느껴졌다. 그 중에서도 꼽자면 ‘군청’을 부를 때가 인상깊다. 군청에는 함께 노래를 불러야 하는 파트가 있다. 제가 인이어를 끼고 있던 상황에서도 떼창이 들릴 정도였으니 가장 크지 않았을까 싶다.”

-소설을 음악화하는 작업이 굉장히 독특하다. 작업은 어떤 식으로 이뤄지나.

아야세 “유닛 특성상 원작을 많이 읽는다. 이후 ‘이런 내용을 음으로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테마를 찾는다. 이미지를 그리는 과정에서 소설의 메인 색깔이 뭘까 상상해본다. 예컨대 붉은색이 연상된다면 약간 몽환적이고 섹시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식이다.

요아소비 멤버 아야세(왼쪽)와 이쿠라.

이후 멜로디와 구성원 뼈대를 세우고, 각각 인상 깊었던 구절을 가사로 만들어 마지막 데모를 완성한다. 이를 이쿠라 씨한테 보내면 가이드 녹음이 시작된다. 편곡 작업을 거쳐 완성된 곡을 여러분에게 선보이고 있다.”

이쿠라 “항상 ‘주인공의 입장이라면 어떻게 부를지’를 고민한다. 원작 소설을 많이 읽는 것은 기본이다. 곡이 오면 아야세 씨의 의도는 무엇인지, 소설의 세계관과 주인공의 심정은 어떤지 상상해본다. 이런 부분의 멜로디나 뉘앙스를 최대한 파악하려 한다. 목소리 하나하나를 코디네이트 해가면서 완성하는 편이다.”

-작품을 토대로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생각보다 빨리 진행됐거나 다음단계로 이어지지 않는 곡이 있었을 것 같다. 기억에 남는 곡 작업기가 있다면.

아야세 “작곡가 기준으로 말씀을 드리면 가장 빨리 탄생한 곡은 ‘아마도(たぶん)’다. 소설을 읽고, 멜로디 구성, 데모테이프 및 음원으로 만드는 데까지 40분 정도 걸렸다.

사실 애쓰지 않은 곡은 하나도 없다. 그럼에도 힘들었던 작업으로 ‘밤을 달리다’가 기억에 남는다. 요아소비로서 활동하는 첫 시도여서 그런 것 같다. 이쿠라 씨를 모시고 어떻게 곡의 밸런스를 맞춰야 할지 굉장히 고민했다. 제 취향을 최대한 반영하면서도 어떻게 들릴까 생각이 많았다. 어렵게 만들었던 곡이라고 생각한다.”

이쿠라 “보컬리스트의 입장에서도 데뷔곡이었던 ‘밤을 달리다’가 기억에 난다. 사실 정답이 뭔지도 모른 채로 ‘일단은 해보자’는 생각으로 레코딩 작업에 나섰다.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해왔지만 시도해본적 없는 멜로디 구성에 템포도 빠르고 음정도 어려웠다. 다행히 데뷔곡이었음에도 많이 들어주셔서 ‘고생해서 참 잘했구나, 보람된 노래였구나’ 감사했다.

최근에 가장 고생한 곡은 ‘아이돌’이었다. 쉽지 않았다. 여태까지 시도해 본 적이 없는 노래였다. 최애의 아이는 주인공 ‘아이’가 내가 세계에서 제일 예쁜 아이돌이라는 전개로 시작되지 않나. ‘내가 주인공’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이제까지 내본 적 없는 목소리로 최대한 아이의 마음을 읽어가면서 노래했다. 레코딩 시간에만 10시간이 걸렸다.”

-‘최애의 아이’를 비롯해 ‘장송의 프리렌’ ‘비스타즈’ ‘기동전사 건담 수성의 마녀’ 등 여러 애니메이션의 OST에 참여했다. 애니메이션과 음악 시너지가 났다고 생각하는지.

아야세 “사실 애니메이션만큼 표현의 자유도가 큰 분야는 없지 않나. 애니메이션의 세계관에 대한 친숙함을 느끼는 분이 많아 저희 곡도 함께 시너지를 발휘하게 된 게 아닐까.

또 전 세계가 일본의 애니메이션 문화에 대해 흥미를 갖고 계신다. 이런 흐름이 잘 매칭돼 저희가 많이 알려진 것 같다. 저도 애니메이션 문화를 굉장히 좋아하고, 애니메이션 작업을 잘했다고 여긴다. 이런 계기를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이 요아소비와 함께 더 많이 알려졌으면 좋겠다.”

-제이팝 중 처음으로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1위를 차지했다. 소감은.

아야세 “영광이다. 그럼에도 ‘저희가 제이팝의 대표주자입니다’ 말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다만 이제까지 일본에서 없었던 기록을 요아소비가 세웠다는 자긍심을 가지고 있다. 제이팝이 세계에 나아가기 위한 첫 발을 저희가 뗀 게 아닌가 생각하기도 한다.

다만 작곡가 입장에서 ‘나는 히트 칠 만한 노래를 만들 거야’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빌보드 차트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한다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지만 우리가 진심으로 즐길 수 있고, 자신감을 가지고 선보일 수 있는 노래를 만들었을 때 호응이 크다고 생각한다. 랭크에 연연하기보다 자유롭게 영감을 받아가면서 활동하겠다.”

이쿠라 “요아소비 그룹명을 해석하자면 ‘밤놀이’다. 결성 당시 ‘동심을 갖고 즐겁게 활동하는 그룹이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시작됐다. (랭크에 연연하기보다) 즐길 수 있고 멋진 무대를 보일 수 있는 아티스트로 남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목표다.”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이쿠라 “한국 첫 콘서트는 정말 기억에 남는 멋진 공연이었다. 이번 콘서트에 오지 못하신 팬분들, 꼭 다시 만나고 싶다. 계속 저희 요아소비 노래 좋아해 주시고 계속 한국에 와달라고 요청해 주시면 또 다른 기회를 통해 만나 뵙도록 열심히 활동하겠다.”

아야세 “수많은 제이팝 아티스트 가운데 요아소비를 알려주시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찾아주셔서 감사하고 놀랐다. 앞으로도 요아소비는 즐겁게, 자유롭게 활동을 이어나가겠다.”

 

정희원 기자 happy1@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