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인 프리 사료, 우리 강아지 심장병을 유발한다?

최근 몇 년간, 반려동물 사료 산업에서 ‘그레인 프리’라는 용어가 유행처럼 번져나갔다. 수많은 반려견 주인들이 ‘그레인 프리’ 표기가 붙은 사료를 택했다.

 

그러나 이런 선택이 정말 건강에 이로운 걸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최근 그레인 프리 사료가 강아지의 확장성 심근병증(DCM)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경고를 발표했다.

 

강아지 확장성 심근병증은 심장의 기능을 상실시키는 질환으로, 심장이 확장돼 제대로 된 펌프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 대부분 유전적 요인으로 인해 발생하지만, 최근의 연수에 따르면 사료 선택이 이러한 문제와 연관될 수 있다는 새로운 가설이 나오고 있다.

 

그레인 프리 사료는 전통적인 곡물 대신 콩, 렌틸콩, 감자 등을 주요 재료로 사용한다. 이 사료를 선호하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곡물에 대한 알레르기나 민감성을 피하려는 소비자들의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런데 이런 대체 재료들이 과연 강아지의 심장 건강에 좋지 않은 것일까. 2019년 ‘미국수의심장학회 저널(Journal of Veterinary Cardiology)’과 2020년 ‘미국수의내과학회 저널(Journal of Veterinary Internal Medicine)’에 개제된 논문에서는 그레인 프리 사료를 섭취하는 강아지들 사이에서 DCM의 발병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반면 그레인프리 사료를 먹고 있는 개가 그레인이 포함된 사료로 바꿨더니 심장 초음파검사 결과가 개선이 되었다는 것을 밝혔다.

 

그러나 이 분야의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모든 그레인 프리 사료가 문제를 일으킨다고 단언할 수는 없다. 따라서 사료를 선택할 때는 성분을 알아보고, 수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개별적인 건강 상태에 최적화된 결정을 내리는 게 중요하다. 영양소의 균형을 고려하고, 필요한 경우 전문가의 조언을 구해야 합니다.

 

실제 미국과 유럽의 해외에서는 ‘그레인 프리(Grain Free)’가 아닌 ‘슈퍼그레인’, 어메이징 그레인’과 같은 ‘그레인 인글루시브(Grain Inclusive)’ 사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으나 국내에는 많지 않은 상황이다.

 

그레인 프리 사료에 대한 연구 결과와 정보는 끊임없이 업데이트되고 있으니, 반려동물의 식단을 결정할 때 최신 정보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는 우리의 반려견이 더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영위하는 데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 수 있다.

 

글=서초 이태형 동물병원 원장‧㈜펫닥 의장, 정리=정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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