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희의 눈] 전청조, 역대급 사기행각…나라면?

 

 기사를 보다가 문득 황당하고 이상한 상상을 한번 해봤다. 만약에 내가 미혼인 상태임을 가정하고, 내 앞에 갑자기 숨겨진 재벌 3세이자 동성인 사람이 나타났다. 그 사람이 성별을 바꿨고, 내가 임신을 했다며 나와 결혼하자고 한다면? 나는 과연 어떻게 했을지 말이다. 나는 터무니 없다고 생각할 것이 분명하다.

 

 여러분들은 어떤가? 답은 정해져 있지 않을까? 아마도 다 똑같이 생각하지 않을까? 솔직히 나 역시도 그렇게 생각한다. 말도 안 된다고 말이다. 

 

 하지만 이런 이런 일은 실제로 일어났다. 지난 주를 사회면과 연예면을 아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나를 포함해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한다. 왜 이런 사람에게 속느냐고 말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뉴스에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말은 바로 ‘가스라이팅’이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면 가스라이팅이란 것이 이렇게도 무서운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보기도 했다. 너무 뻔하게 눈앞에 보이는 사실마저도 혼란스럽게 들고 생각을 바꾸게 한다는 말인가. 도대체 어느 정도까지 가스라이팅을 당하면 동성임을 알면서도 본인이 임신했다고 착각하게 만드느냐 이 말이다. 

 

 당연히 이 말들은 피해자에 대한 공격은 아니다. 일단 당한 사람을 향한 비난은 멈추자. 한편으로 생각해보면 우리도 연애할 때 남들에게는 다 보이는 것들이 나한테는 안보이는 것도 있지 않은가. 남의 연애는 쉽지만 내 연애는 답을 알고도 다른 것에 기대고 싶은 시정이 있지 않은가? 피해자의 감정에 대해 우리는 비난해서는 안된다.

 

 사기라는 게 그렇다. 마음먹고 사람을 속이려 달려들면 그 누가 됐든 당하게 된다. 미연에 방지할 수 있는 건 처음부터 시작을 말아야 한다는 것인데, 한눈에 알아보기도 쉽지는 않다. 결국 그런 인간이 잘못된 것이란 말이다. 처음부터 사기를 치고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서 목적을 이루려는 그 인간들 말이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놓고 본다해도 사실 여러 가지로 이해가 안 가는 것도 사실이다. 프로파일러의 말을 빌리자면 “가스라이팅을 심각하게 당한 사람들이 성관계를 안 했는데 했다고 주장하는 경우를 여러 번 봤다”며 “결혼 사기를 하는 사람들이 그런 형태의 물리적 성관계를 가장한 여러가지 세팅을 해놓고, 당하는 사람도 자신이 성관계를 했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라고 한다.

 

 당해 보지 않고 확실하게 뭐라 말할 수도 없으니 이것 참 난감한 역대급 사기행각이 아닐 수 없다. 여러 가지로 이해가 안가는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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