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 나온 결과물이다.
프로야구 KIA와 삼성은 5일 내야수 류지혁과 포수 김태군을 주고받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시즌 개막 후 4호 트레이드다. 삼성은 4월27일 키움과 1호 트레이드(김태훈↔이원석, 2024년 3라운드 지명권)를 장식한 데 이어 벌써 두 번째로 맞교환을 시도한다. KIA는 첫 트레이드와 함께 골머리를 앓던 취약 포지션 전력 보강에 나섰다.
KIA의 포수 고민은 모두가 아는 공공연한 이야기였다. 지난해에도 포수난에 허덕였던 KIA는 키움으로부터 박동원을 데려오기 위해 김태진과 현금 10억원, 2023년 2라운드 지명권을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시즌 후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박동원을 장정석 전 단장의 뒷돈 요구 파행으로 잃으면서 다시 골머리를 앓았다.
양의지, 박세혁, 유강남 등 다른 포수 FA 자원들마저 놓친 KIA에 남은 유일한 카드는 트레이드였다. 그리고 그 타깃이 삼성이었다. 삼성이 강민호, 김태군, 김재성으로 이어지는 ‘포수 3인 체제’를 구축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삼성도 3명의 포수 카드로 트레이드 시장에 나오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그중 타 팀의 눈길을 가장 끈 주인공이 김태군이었다. KIA만 접촉한 게 아니다. 마찬가지로 포수난에 허덕이던 A구단도 김태군 트레이드에 적극적이었고 실제로 교환할 카드까지 주고받았다.
그 경합에서 KIA가 한 발 앞섰다. 과정이 수월하진 않았다. 당초 삼성이 요구했던 카드가 KIA에도 부담이었기 때문이다. 삼성이 최초 원했던 유망주 투수는 사실상 KIA의 트레이드 불가 자원이었다. KIA가 역으로 제시한 다른 투수는 삼성의 구미를 당기지 못하면서 논의가 고착 상태에 빠지기도 했다.
그때 이야기가 내야수 쪽으로 건너가면서 류지혁이라는 수가 등장했다. 삼성은 최근 헐거워진 내야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 유격수에는 사실상 풀타임을 소화하는 이재현이 있지만 2루와 3루가 문제다.
이원석을 떠나보낸 3루는 강한울, 김영웅, 김호재 등이 메웠지만 누구도 만족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2루를 지키던 김지찬은 최근 포구 및 송구에서 잇따른 실책으로 자신감을 잃고 1군 말소까지 이어진 상황이다. 내야 멀티가 가능한 류지혁은 삼성에서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카드다
여러 팀이 쉼 없이 두드린 계산기의 결과가 바로 삼성과 KIA의 ‘김태군↔류지혁’ 맞교환이었다. 이제는 그 선택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지켜볼 일만 남았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