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식당’ 곽준빈, 타고난 여행가가 ‘로컬’과 만나면(종합)

‘곽튜브’의 특장점을 살린 여행 프로그램이 온다. “여행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것”이라는 곽준빈의 자신감과 EBS의 만남은 어떤 결과물을 만들어낼까. 

 

3일 서울 마포구 클럽온에어에서 EBS ‘곽준빈의 세계 기사식당’(‘기사식당’)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여행의 주인공 곽준빈과 송준섭 PD가 참석해 프로그램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곽준빈의 세계 기사식당’은 158만 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여행 유튜버 ‘곽튜브’로 활동 중인 곽준빈이 해외의 기사식당을 방문하는 리얼리티 여행기다.

본격적인 질의 응답에 앞서 송준섭 PD의 프로그램 소개가 있었다. 송 PD는 “기사식당으로 대표되는 현지 로컬 맛집, 현지인들이 아는 관광지를 가는 프로그램이다. 거의 모든 회차에서 현지 기사의 추천 받아 식당 방문한다. 곽준빈의 우당탕탕 에피소드가 주된 내용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름은 다르지만 전 세계에 기사들이 가는 식당들이 존재한다. 싸고, 맛있고, 빨리 배를 채울 수 있는 식당으로 통하는 가성비 좋은 맛집이다. 송 PD는 “여행을 가는 분들이 가장 쉽게 만날 수 있는 분들이 (택시)기사다. 그분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싶었다”면서도 “식당만 다니는 프로그램은 아니다. 기사+식당으로 기사님들을 통해 현지인을 만나고 특이한 체험을 한다. ‘택시기사와 친한 유튜버’라는 곽튜브의 캐릭터성 활용했다”고 답했다.

처음부터 ‘곽튜브’ 곽준빈을 두고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송 PD는 “보통 여행유튜버들이 자극적인 소재를 많이 쓰는데, 솔직하지만 무례하지 않고, 또 유쾌하지만 선 넘지 않는 따듯한 재미가 곽준빈에게 있더라. EBS에 잘 맞는 사람이라 생각했다”고 협업의 이유를 전했다. 여행 ‘예능’이 아니라 ‘교양’으로 ‘기사식당’을 언급하며 “이 사람들이 왜 이런 모습으로 살고 있을까에 관한 물음을 그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확인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했다. 

 

곽준빈의 이름을 딴 지상파 여행 프로그램이다. 여행 유튜버를 시작하며 “EBS 세계테마기행 출연이 꿈”이라고 줄곳 밝혀온 곽준빈의 바람이 자신만의 프로그램으로 이뤄진 순간이기도 했다. 곽준빈은 “여행유튜버를 3년 여 간 하면서 고프로 하나만 들고 촬영하다보니 한계가 있더라. 유튜버로서의 장점있지만, 고퀄리티의 촬영팀이 붙다보니 예쁜 그림이 많았다. 차이가 많더라”고 비교했다.

 

인기 여행유튜버로서 스스로 생각하는 강점은 ‘친절한 이미지와 언어’다. 곽준빈은 “얼굴부터 친근하다. 외국 아저씨들도 뚱뚱한 외국인을 좋아한다. 푸짐하게 먹을 것 같지 않겠나”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어 “내가 의외로 일본어도 잘하더라. 언어적 재능이 있지 않나 생각했다. 무든 나라 언어에 관심이 많은 편이다. 현지어를 써도 영어를 써도 언어적인 측면을 많이 충족할 수 있다는 게 큰 강점”이라고 내다봤다. 

 

‘지구마불 세계여행’, ‘부산촌놈’에 이어 ‘기사식당’까지 최근 1년 간 연이어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테마별 여행기를 펼쳤다. 곽준빈은 “세 방송 촬영이 겹치지 않았다. 방송으로 촬영하면 다 비즈니스로 끊어주셔서 비행기 탈때 부담이 없다. 원지 누나가 힘들다고 했는데, 비즈니스는 안힘들더라. 20대 부터 입출국을 많이 해서 힘들지 않았다”고 타고난 여행가의 기질을 보였다.

 

여행 예능 홍수 속에서 ‘기사식당’의 차별점은 확실하다. ‘현지인’과 함께, ‘현지인’의 추천에 맞춰진 여행이다. 곽준빈은 “다른 여행 프로그램의 섭외도 많이 왔는데 거절했다. 기존 관광지에서 여행하는 프로그램은 이미 너무 많았다”며 “그래서 워킹 홀리데이를 경험할 수 있는 ‘부산촌놈’, 주사위를 던져 여행지를 정하는 ‘지구마불 세계여행’을 택했다. 앞으로도 특이한 여행, 내게 자극 주는 여행을 하고 싶다. 항상 새로움을 찾아다니는 여행을 할 것 같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출연료에 연연하지 않고 ‘기사식당’에 출연했다. 곽준빈은 “방송을 많이 해봤는데 아무리 해도 (방송 출연료는) 유튜브 수입을 못 따라오더라”고 고백하며 “출연료보다 내가 재밌는 걸 출연한다. 제작비 없을 테니 안챙겨주셔도 된다고 했는데 너무 감사하게도 (콘텐츠 진흥원 지원사업에 선정돼서) 출연료가 높아졌다”며 웃었다. 

 

게스트로는 평소 친분이 있는 배우 박정민과 웹툰 작가 겸 방송인 김풍이 출연한다. 함께하고 싶은 게스트를 묻자 곽준빈은 “르세라(핌)”이라고 속삭이다 이내 “빠니보틀과 함께하고 싶다. 합방은 많이 했는데, 고퀄리티로는 담겨본 적이 없다. 다만 형이랑 스케줄 맞추기가 너무 힘들다. 맞춰진다면 둘이 특이한 나라를 가보고 싶다”고 바랐다. 

이어 ‘침착맨’ 이병건 작가와 배우 주우재를 언급하며 “외국으로 1박 이상 안나가는 분들이다. 여행을 썩 좋아하지 않는 것 같아서 그런 분들과 여행을 간다면 어떤 반응을 보일지 , 어떤 느낌일지 궁금하다”고 했다. 

 

밤 10시 방송되는 ‘기사식당’에 앞서 MBC에서는 밤 9시 10분 빠니보틀이 출연하는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2’가 방송 된다. 절친한 두 사람의 TV 속 여행 대결이 펼쳐질 예정이다. 곽준빈은 “마침 어젯밤에 형이 집에 놀러와서 ‘태계일주2’를 같이 봤다”면서 “‘태계일주2’가 끝날 때쯤 ‘기사식당’을 보면 좋을 것 같다. 완벽하게 겹치면 경쟁심리 생길 수 있지만 오히려 방구석에서 떠들던 친구 둘이 두 방송에 연이어 나오는 게 더 좋은 것 같다”고 답했다. 

 

유튜브와 고정 프로그램을 하나로 ‘기사식당’을 이어가고 싶다는 곽준빈. 그는 “(유튜버로) 경이로운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유명해지는 게 꿈이었는데 요즘 길에 나가면 다 알아보신다. 초과 달성한 것 같다”고 했다. 이어 “이제 어떻게 나누어 줄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 최근 ‘곽컴퍼니’를 설립해 여행 크리에이터 몇 명을 키우고 있다. 그 이외에도 다양한 목표는 다 달성했다. 학창시절에 힘들었던 것도 농담으로 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제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제2, 제3의 곽준빈이 나오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송 PD는 “지금은 계급장을 떼고 자유 경쟁을 하는 시대다. EBS에서 만들었지만, 다른 방송 못지않게 재밌다고 생각한다. 선입견 없이 콘텐츠 자체에 집중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남겼다. 곽준빈은 “정말 바쁘고 힘들었지만 하는 내내 재밌었다. 여행 프로그램 홍수 속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는 9일 밤 10시 5분 방송.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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