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감한 영입이 역사를 바꿨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는 11일(한국시간)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아타튀르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인터 밀란과의 2022~2023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에서 1-0으로 승리하며 구단 역사상 첫 빅이어(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극적이었던 EPL 역전 우승,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제패에 이어 UCL 최정상까지 등반한 맨시티는 구단 사상 두 번째 트레블(3관왕)에 도착했다. 4년 전 달성한 첫 트레블(EPL·FA컵·리그컵)은 UCL 우승이 빠진 자국 내 3관왕이라 평가가 박했다. 이에 반박하듯 기어코 유럽 최고 클럽을 상징하는 빅이어를 추가해 한 치의 오점 없는 트레블을 완성했다.
사령탑 펩 과르디올라를 필두로 모든 팀원이 하나가 돼 일군 쾌거다. 하지만 유독 반짝반짝 빛난 주인공이 있다. 바로 사실상의 축구 황제 대관식을 치른 ‘노르웨이 괴물’ 엘링 홀란(23)이다.
자국 노르웨이 리그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그는 분데스리가 잘츠부르크로 넘어와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고 도르트문트 이적 후 꽃을 피웠다. 세 시즌 동안 총 89경기 86골 23도움이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남겼다. 2020~2021시즌 UCL에서는 10골로 최연소 득점왕에 오르기도 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내로라하는 빅클럽들이 군침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맨시티를 비롯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파리 생제르맹, 레알 마드리드 등이 그를 탐냈다. 치열한 영입전의 최종 승자는 맨시티였다. 지난해 6월 그의 입단이 공식적으로 발표됐고, 홀란은 쪽빛 유니폼을 입고 EPL에 입성했다.

부담으로 인한 부진 따위는 괴물에게 없었다. EPL서 해트트릭 4회 포함 36골을 몰아쳐 한 시즌 최다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16도움으로 도움왕에 오른 케빈 더 브라위너와 찰떡 호흡을 자랑했다. 도움도 8개를 얹어 총 44골에 관여해 팀 득점 리그 1위(94골)에 큰 공을 세웠다.
UCL에서도 마찬가지였다. 11경기 12골로 개인 두 번째 UCL 득점왕에 올랐다. 여기에 FA컵에서 3골, 리그컵에서 1골을 추가한 그는 올 시즌 52경기서 정확히 52골을 맛봤다.
경이로운 골잡이다. 과거 세르히오 아게로 이후 스트라이커 부재에 시달렸던 맨시티는 괴물 영입으로 완벽한 해갈에 성공했다. 홀란에게도 세계적인 수준의 미드필더들이 포진한 맨시티가 딱 맞는 옷이었다. 그들의 만남이 맨시티의 황홀한 시즌을 만들어냈다.
허행운 기자 lucky77@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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