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리를 노래한다.
좌완 투수 장원준(38·두산)의 시간은 계속된다. 시즌 두 번째 등판에서도 승리를 낚았다.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2023 신한은행 SOL(쏠) KBO리그’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나서 5⅓이닝 5피안타 2볼넷 1실점으로 막았다. 장원준의 호투에 힘입어 두산은 4-1 승리를 거뒀다. 2연패에서 벗어나는 동시에 시즌 25승(1무24패)째를 올렸다. 5위 자리를 지켰다.
직전 경기서 아홉수 탈출에 성공한 장원준이다. 5월 23일 잠실 삼성전(5이닝 4실점)서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신고했다. 2018년 5월 5일 잠실 LG전 이후 무려 1844일 만에 추가한 승수였다. 개인 통산 130승 고지를 밟는 순간이었다. 역대 11번째. 물꼬를 튼 장원준은 한층 더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최고 구속은 138㎞였지만 날카로운 제구를 앞세워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다. 싱커를 바탕으로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 직구 등 다양한 구종도 인상적이었다.
장원준은 KBO리그서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자원이다. 가장 큰 무기는 역시 꾸준함이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2012~2013년 군 복무) 8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마크했다. 아쉽게도 2018년(3승)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선발 자리도 내줬다. 스스로도 고민이 많았을 터. 믿음을 내비친 것은 이승엽 두산 감독이다. 한 번 더 기회를 주고자 했다. 그 마음을 알기에 장원준은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필요한 순간 제 몫을 해냈다.
장원준의 호투는 단비와도 같다. 현재 두산 마운드는 개막 전 그렸던 그림과 많이 다르다. 외인 투수 딜런 파일은 계속되는 부상 악재로 신음하고 있다. 올 시즌 2경기(1패 평균자책점 8.00) 등판이 전부다. 곽빈, 최원준 등도 부상, 부진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다. 11일 잠실 KIA전에 출격할 예정인 곽빈을 제외하면 언제 돌아올 수 있을지 미지수다. 선발 로테이션이 원활할 리 없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승엽 감독이 “매주 그랬지만, 이번 주 특히 더 고비”라고 말한 배경이다. 베테랑 장원준은 노련한 피칭으로 기분 좋은 한 주의 시작을 알렸다.
이혜진 기자 hjle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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