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비 없이 독박육아에 독박벌이까지 감당하는 아내의 사연에 오은영 박사가 졸혼을 제안했다.
24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서는 결혼 22년차 가장 아내(50세) vs 방관 남편(48세) 가방 부부가 출연했다.
사연을 신청한 사람은 아내. 남편은 중고차 매매업을 10년 동안 하고 있었지만, 아내는 “1월, 2월 수업이 없어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알아봐 택배, 학습지 영업, 올해는 퀵 서비스 일을 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8년 동안 초등학교 방과 후 음악줄넘기 강사로 일하고 있는 아내는 총 6개 학교에 나가고 퀵서비스 투잡까지 했다.
아내는 “제가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 결혼하면서 남편이 월급쟁이에서 독립했다. 직접 차를 사서 파는 과정에서 이윤을 남겨야 생활비를 주기 힘들다고 하더라. 그렇게 계속 생활하면서 불만이 쌓였다”며 생활비를 받지 못한 기간으로 “(남편이) 과거 정육점을 다니면서 100만 원 정도 줬고, 많게는 300까지 받아봤다. 그 외 12년 정도 불규칙했다. 내가 벌지 않으면 안 됐다”고 털어놨다.
그런 아내의 하루는 퀵 서비스를 하며 화장실에 가기 힘들어 커피도 못 마실 정도 “(남편은) 가장으로서 경제를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이 없는 것 같고 심각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같은 시각 남편은 사무실에서 지인에게 “남들에 비하면 내 사연이 별로 쇼킹하지 않다”고 말하더니 조는 모습을 보여 패널들을 경악케 했다.
현재 남편이 한 달에 부담하는 돈은 아파트 대출금과 보험료 100만원에 불과하며, 나머지 생활비는 아내가 모두 채우고 있었다. 여기에 아내는 과거 육아는 물론 가사도 독박을 썼다고. 작년 후반부터 남편은 욕실 청소만 겨우 할 뿐 대체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남편은 과거 뇌출혈과 뇌전증 진단을 받은 것을 이유로 가사를 돕기 어렵다고 했지만, 오은영 박사는 “죄송하긴 한데 뼛골 때리는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아프신 것 맞다. 그런데 지금 불편하신 게 가사를 못할 건강상태는 아니라고 본다”며 정확한 진단을 내렸다.
이어 그는 “의사 선생님들이 하지 말라는 건 뇌압을 올리는 걸 하지 말라는 거다. 역기를 든다든가. 건강 관리하는 다른 운동은 해야 한다. 너무 안 움직이더라. 제가 의사로 봤을 때는 경과가 좋다. 잘 회복해 일상생활로 돌아가야 한다. 그 전에는 왜 육아나 살림을 안 하셨냐”고 일침했다.
게다가 건강문제는 남편에게만 있는 게 아니었다. 아내는 2020년 자궁경부암 수술을 받고 3주 후에 줄넘기 수업을 나갔다.
마지막으로 오은영은 “계속 마음의 상처를 받고 힘들다면 졸혼도 고려해보시라고 한다. 그 전에는 노력해보셔야 한다”고 당부했다.
결혼 지옥에서 졸혼이 제안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3월 6일 방송된 회차에서 30년 동안 지적 장애 아들 둘을 어엿하게 키워낸 열정적인 아내와 양육에 무심했던 남편이 등장하자, 이때도 오은영 박사는 졸혼을 고려해보시길 제안했다. 현실적인 선택지로서 졸혼을 제안할 수밖에 없는 사연이 계속해서 나오는 상황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사진=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
정다연 온라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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