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 시즌에 나서는 ‘골때녀’의 감독과 선수들이 축구를 향한 열정을 뽐냈다.
지난달 28일 강화 골때녀 고인돌 스타디움에서 SBS 예능 프로그램 ‘골 때리는 그녀들’(골때녀) 제 3회 슈챌리그 미디어데이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리그에 참가하는 아홉 팀의 대표 선수들과 슈퍼리그 감독 4인이 참석했다.
박성훈 CP와 김화정 PD도 자리했다. 박 CP는 “모든 선수와 감독이 얼마나 진심으로 땀 흘리고 있는지 보여드리고 싶었다. 반복되는 경기지만 새로운 이야기 거리, 스타들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입을 열었다. 출연진, 감독을 비롯한 100여 명의 출연진과 200여 명의 스태프가 현장감 있는 경기를 시청자에게 담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현장이었다.

개벤져스의 감독 이영표는 “나도 모르게 ‘정말 이기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게 우리의 진심이다. 다시 한 번 느끼는 건 대한민국의 여성들이 대단하다는 거다. 프로선수가 최선을 다할 때 감동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골때녀’를 하며 잘 하고 못 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는 것, 최선을 다하면 감동을 전할 수 있다는 걸 알았다”고 답했다.
월드클라쓰 감독 이을용은 “‘골때녀’로 지도자 공부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축구에 익숙한 남성들과 비교하면 기초부터 다르다. 볼 트래핑의 방법, 전술 등 일일이 포지션을 잡아주며 훈련한다. “한 번씩 욱 할 때가 있다”고 웃으면서도 “이번 시즌 우승이 목표”라고 팀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파일럿으로 시작해 2년 여 간의 ‘골때녀’를 함께해 온 탑걸의 김병지 감독은 “즐겁게 하는 축구지만 성적에 대한 책임감을 안 질 수는 없다. 성적 때문에 이렇게 힘들지 몰랐다”고 부담을 나타냈다. 우승팀을 잡고 팀이 강등되는 불명예를 안았던 만큼 부담도 막중하다. 구척장신의 오범석 감독은 “내겐 다큐 같은 프로그램이다. 승리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각 팀 대표로 구척장신의 송해나, 개벤져스의 김승혜, 월드클라쓰의 사오리, 탑걸의 공민지, 원더우먼의 김가영, 스트리밍파이터의 심으뜸, 국대패밀리의 황희정, 발라드림의 서기와 FC불나방에 합류한 신입 멤버 채연이 자리했다.




송해나는 “지난 시즌을 준우승으로 마무리했다. 이번 시즌에는 올라갈 길이 하나 더 남아서 내려올 일은 없을 것 같다. 밑바닥부터 올라온 성장형 팀이다. 이번 시즌에도 최선을 다해 우승을 노려보겠다”고 했다. 김승혜는 “슈퍼리그에 어렵게 올라왔다. 단상 위에는 올라가야 하지 않을까. 3위보다 위인 2위. 그보다 위인 우승을 향하고 싶다”고 더했다. 사오리는 “지난 시즌 4위였다. 자존심 상하고 속상했는데, 그래서 더 이를 악 물고 뛰겠다. 마지막 슈퍼리그라고 생각하고 우승까지 가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가영은 “강등전에서 살아남았다. 지옥에 다녀온 것 같다. 이번 경기도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며 “원더우먼에 큰 변화가 있었다. 그동안 보지 못했던 원더우먼의 새로운 플레이를 보여드릴 수 있기에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감독님과 함께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했다. 새로이 합류한 스트리밍파이터 대표로 참석한 심으뜸은 “챌린지 리그의 가장 밑바닥이다. 우린 잃을 게 없다. 그런 우리가 얼마나 무서운 팀인지 보여드리겠다. 체력은 골때녀에서 일등, 평균 연령은 ‘골때녀’에서 젊은 편”이라고 자신했다.
공민지는 “확실히 춤과는 다른 것 같다. 20대 마지막과 30대의 시작을 축구와 함꼐했다. 최선을 다해서 별 하나를 더 달고 싶다”고 우승 의지를 드러냈다. 황희정은 “동생 황희찬이 (축구하는 걸 보고) 도저희 무슨 말부터 해야할 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창피하다고도 했다”고 웃으며 “연습을 더 많이 해서 하다보면 더 좋은 모습 보여줄수있을거라 용기를 불어넣어줬다”고 했다. 서기는 “발라드림이 챌린지 리그로 떨어지게됐다. 독기 품고 슈퍼리그로 올라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있다. 여섯명의 멤버가 눈이 이글이글 불타고 있다”고 반전을 꾀했다.
채연은 “아직 병아리지만 잠재된 능력으로 막강한 실력을 보여주고 싶다”고 합류 소감을 밝히며 “팀 분위기 계속 이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여러가지 쉽지 않은 부분이 있더라. 박선영 주장님을 따라가기엔 햇병아리지만 동생들과 으쌰으쌰 맞춰가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스타디움에는 지난 리그 챔피언의 위풍당당한 깃발과 이번 리그 참가팀들의 깃발이 상단에 고정되어 있었다. 취재진에게 잠시 공개된 경기는 긴장감이 맴돌았다. 멤버들은 서로의 이름을 호명하며 패스를 주고 받았고, 양팀 감독은 멋진 수트 패션으로 카리스마 있게 전술을 지시했다. 연습된 세트피스로 상대팀의 허를 찌르는 공격도 심심치않게 나왔다. 점점 빠져드는 명승부였다.
선수들의 몸싸움은 거침이 없었다. 여자 연예인들로 이뤄진 만큼 부상에 대한 우려는 없는지 물었다. 심으뜸은 “그게 무서웠으면 ‘골때녀’를 안 했을 거다. 대기실에선 누가 발톱이 빠졌는지 이야기한다. 공자국을 남기고 바디 프로필을 찍는다. 일상이 바뀌고 있다”고 했다. 김가영 역시 “부상이 생길 때 희열이 느껴진다. ‘오늘도 열심히 했다’ 싶다. 공을 잘 다루고 팀에 기여해야겠다는 생각뿐”이라고 말했다.
부상을 입었지만 열의는 그대로다. 프로 선수 못지 않은 열정이다. ‘골때녀’ 합류 후 두 번의 인대파열을 거친 황희정은 “아직도 회복 중이다. 너무 아픈데도 그만하고 싶다기 보낟 ‘내일 경기는 어떻게 하지’ 싶다. 유명하다는 병원은 다 간다. 빨리 나아서 훈련하고 싶다”고 했다. 재활에 오랜 시간을 쓴 서기도 “주 5일 재활 병원에 간다. 다음 경기가 걱정되니 회복에 많은 시간을 쓴다”고 했다.
2년 여 간의 ‘골때녀’ 행보에 출전 선수들의 실력은 날이 갈수록 상승하고 있다. 국내 여성 축구 시장도 넓어지고 있다. ‘골때녀’ 출연진도 체력의 상승, 뛰면서 얻는 희열 등을 강조하며 축구를 추천했다. 송해나는 “처음엔 내가 팀에 피해를 줄까봐 걱정하게 된다. 그런데 하다보니 팀원을 믿고 함께할 때 실력이 늘더라”고 조언했다. 김가영은 “열정이 있으면 삶에 활력소가 생긴다. 일주일의 고민이 한번에 날아간다”며 축구의 장점을 꼽았다.
‘골때녀’의 시작부터 함께한 송해나는 최근 2년 만에 골을 넣었다. 본업인 모델 일정도 ‘골때녀’에 맞춰 조정할 정도로 열심히 임했다. 그는 “혼자 일을 하다가 팀원들과 함께 한다는 게 좋았다.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며 팀워크를 자랑했다.
세 번째로 막을 여는 ‘골때녀’ 슈챌리그다. 오범석 감독은 “지난해와 달리 전방압박을 할 생각이다. ‘닥공 축구’가 가능할 것 같다. 이제 올라갈 곳은 우승 하나뿐”이라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영표 감독은 “어떻게 이기고 지는지 알고 있다. 최초 10승 감독으로서 우리가 잘 해서 이기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지난해 4위에 그친 이을용 감독은 “이번 시즌은 뛰는 축구다. 체력적 우위를 점해서 전방 압박하겠다”고 했고, 김병지 감독은 “계획된 플레이에 장점이 있는 탑걸에 자율성을 더하겠다. 이해도를 높여 자율적 축구를 하고 싶다”는 전략을 밝히며 새 시을 향한 관심을 당부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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