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롭네요.”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감독 고문을 지낸 ‘야신’ 김성근 전 감독이 2일 인천 SSG랜더스필드를 찾았다. SSG와 키움의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2차전을 지켜봤다. 당초 이날 시구자로 예정돼 있었으나, 한국야구위원회(KB)는 이태원 참사로 인한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KS 4차전까지 시구 이벤트로 취소키로 했다. 김성근 전 감독은 전날 귀국, 1차전은 집에서 TV로 확인했다. 치열했던 더그아웃을 벗어나 모처럼 편하게 경기를 즐겼다. 김성근 전 감독은 “밑에서 보는 것과 위(관중석)에서 보는 것은 다르다. 긴장감은 없다”고 웃었다. 

 

김성근 전 감독은 인천 야구와 인연이 깊다. SSG 전신인 SK를 이끌고 세 차례 통합우승(2007, 2008, 2010년)을 달성했다. 김광현, 최정, 김강민 등 당시 함께했던 역전 용사들이 아직 인천에서 뛰고 있다. 어느덧 베테랑이 된 제자들을 바라보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김성근 전 감독은 “김강민은 알고 보니 마흔이더라. 흥미롭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김강민은 앞서 1차전서 9회 말 대타 홈런을 때려냈다. 포스트시즌(PS) 최고령 홈런 기록을 새롭게 작성했다.

 

 

한국 프로야구를 이끌 새로운 재목들을 보는 즐거움도 있었을 터. 특히 올 시즌 타격 5관왕에 오른 이정후(키움)를 주목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모르는 이가 없다”면서 “홈런도 많이 쳤지만 대부분 우측으로 가는 타구가 많은 것 같다. 왼쪽으로도 힘을 실어 보낼 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제대회에서 더욱 경쟁력을 갖추길 바라는 마음도 여전하다. 김성근 전 감독은 “지금 KBO 투수들 전체적으로 제구가 많이 흔들린다. 확실한 승부수를 가진 선수가 없다. 포크볼을 던진다고 하면 포크볼로 확실하게 삼진을 잡아낼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근 전 감독은 얼마 전 소프트뱅크와의 작별을 택했다. 50년 넘게 이어온 야구 지도자 생활에도 마침표를 찍는 순간이었다. 오랜 기간 현장에서 희로애락을 경험했던 만큼 다양한 감정이 교차할 터. 김성근 전 감독은 “많은 생각이 들더라. 28살 때부터 시작한 지도자 생활을 마무리했다. 아쉽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기억에 남는 순간과 관련해선 “특별히 없다. 누군가를 가르쳤을 때 그 선수가 성장하면 그게 가장 기쁘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사진=인천 김두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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