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톡톡] ‘데뷔 20주년’ 노을 “노래로 위로주며 30주년도 함께”

 

2002년에 데뷔해 20년을 ‘노을’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했다. 이제는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멤버의 탈퇴, 변화, 사건·사고도 없이 네 명의 목소리로 하나가 된 노을이다. 이상곤, 강균성, 전우성, 나성호 네 멤버와 함께 지난 20년, 그리고 앞으로의 노을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노을이 지난달 26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새 앨범 ‘스물’ 발매 기념 인터뷰를 열고 취재진을 만났다. “매년 컴백하고 활동하다 보니 20주년이 대단한 거라 생각하진 않았는데, 어느 순간 20년 동안 그룹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팀이 많지 않더라”고 운을 뗀 나성호는 “20년을 돌아보니 ‘고마운 사람이 많구나’하는 생각부터 들었다”고 했다.

 

데뷔를 하고, 슬럼프를 겪고, 소속사를 옮기며 활동을 이어왔다. 그때마다 ‘좋은 사람들’이 함께해줬기에 노을의 20주년이 가능했다. 20주년에서 그치지 않고, 30주년도 함께하고자 미래를 바라보게 하는 숫자 20이다. 강균성은 “기적 같은 일이다. 살다 보니 어느 것 하나 당연한 것이 없다”면서 “좋았던 순간은 기쁨과 위로를 줬고, 힘들었던 일은 성장을 줬다. 모든 날이 이 순간을 만들어줬다. 다 감사하고 의미 있는 날들이었다”고 돌아봤다. 

 

20년 동안 멤버 변화 없이, 음악의 길을 걸어왔다. 이상곤은 멤버들에게 감사하단 인사를 전했다. 그러자 강균성은 “사건·사고 안 일으켜줘서 서로에게 고맙다고 했다”고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최근 연예계를 둘러싼 각종 사건을 고려한 발언이었다. 그는 “기사만 봐도 마음이 아팠다. 그중 가장 가슴 아팠던 건 ‘학창 시절에 만들었던 추억이 훼손되는 것 같아 슬프다’는 댓글이었다”고 했다. 노을의 음악을 듣고 쌓은 많은 사람의 추억을 훼손시키지 않아야 한다는 다짐이기도 했다. 

서로를 위하고 배려했기에 20주년이 가능했다. 나성호는 “그런 기사를 보면 ‘나머지 멤버들은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먼저 든다. 내가 이 팀에서 대단한 도움이 되진 못하더라고, 피해는 주지 말자 생각하는 건 아마 다들 비슷할 것”이라고 했다. 

 

멤버들에게 노을로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물었다. 나성호는 노을의 콘서트 무대를 꼽았고, 전우성은 첫 앨범 콘텐츠 촬영차 방문한 보라카이를 언급했다. 멤버들과 추억을 되새긴 그는 “열심히 촬영하고 또 열심히 놀았다. 밤바다에서 얼음땡을 했던 그때가 떠오른다”고 했다. 데뷔 앨범 사진을 해외에서 촬영한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했다. 하지만 결국 앨범 자켓은 청담동 스튜디오에서, 얼굴도 다 가린 사진으로 공개됐다며 다시 한 번 웃음을 터트렸다. 

 

힘들었던 기억도 많았다. 2002년 ‘세계최초 모바일 그룹’이라는 타이틀로 떠들썩한 데뷔를 알렸다. 가수 비, 별 등과 함께 JYP엔터테인먼트가 내보인 ‘자연현상 시리즈’ 중 하나로 등장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만큼 부담도 있었다. 노을은 “앨범이 끝날 때마다 힘들었다. 다음 앨범이 나올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면서 “가수와 연습생을 오가야 해서 막막했다”고 답했다. 야심찬 데뷔만큼 수익이 따르지 않아 숙소마저 내어줘야 했다. 

강균성은 “1집 이후 연습생으로 강등됐다. 더 열심히 해서 (박)진영이 형 앞에서 매주 춤과 안무를 짜서 발표를 했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하며 “2집을 내도 되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청혼’이라는 곡을 받았다. 평소엔 8시간 안에 녹음을 끝내는 데 그 곡은 2주가 걸렸다”고 했다. 

 

힘들었던 시간도 추억이 됐다. 네 멤버는 지난 에피소드를 털어놓으며 기억을 맞추고 웃음을 터트렸다. 미래가 불투명하던 순간의 기억도 웃음으로 승화시켰다. 이 모든 건 노을이 대중에게 여전히 사랑받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청혼’, ‘전부 너였다’, ‘붙잡고도’, ‘그리워 그리워’ 등 히트곡도 다양하다. 십수 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명곡으로 꼽히며 이름값을 하는 그룹이다. 나성호는 “클래식은 클래식이다. 흑백 영화라 해도 좋은 작품은 아직도 좋다.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바뀌더라도 감정을 노래하는 음악, 거기에 담긴 진심은 그대로다. 100년이 지나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데뷔 20주년을 기념하는 새 앨범명은 ‘스물’이다. 스물이라는 시간 동안 숨을 나눈 추억과 그 시점을 나눈 감정을 담은 곡 ‘스물’을 비롯해 늦가을에 감성을 자극할 곡들이 수록됐다. 타이틀곡 ‘우리가 남이 된다면’은 연인이 마주하는 시간의 흐름과 식어가는 감정을 표현한 곡이다. 수록곡 ‘미완성’은 타이틀 자리를 두고 비등하게 경합을 벌인 곡이다. 노을은 “사랑을 주제로 대중적으로 풀어냈지만, 20주년임에도 아직은 미완성인 노을의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소개했다. 

 

‘스물’ 작사와 작곡에 참여한 강균성은 “20주년이니 앨범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해왔고, 각자의 곡을 수록하기로 했다. 고민도 많이 하고 각자 하고 싶은 말을 담은 곡이 수록됐다”면서 “스물이라는 숫자는 한 사람이 태어나서 성인이 되기까지의 과정이기도 하다. 그동안 다사다난한 과정들을 겪는데 그 인생이 우리의 음악 인생과도 닮아있더라. 꼭 노을의 20주년을 자축하는 노래가 아니라, ‘스물’에 기점을 두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그동안 수고했다고 이야기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스물’ 발매와 더불어 이달부터 전국을 돌며 투어 콘서트를 진행한다. 나성호는 “콘서트를 하면 네 멤버의 색깔을 보여줄 수 있다. 타이틀 곡이 아닌 다양한 무대를 보여드릴 수 있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이상곤은 “발라드 가수라고 발라드만 하진 않는다. 의외로 ‘수다스럽다’며 재밌다는 후기가 많다”고 반전 매력을 예고하기도 했다. 

인터뷰를 시작하며 나성호는 “20주년도, 30주년도 함께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아직 먼 미래인 만큼 특별한 방향을 설정하진 않았다. 그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 그때그때 드는 생각을 유연하게 받아들이며 활동하고 싶다. 네 명이기에 서로 부족한 걸 조언해주며 잘 흘러가고자 한다”고 바라며 “노래로 감동과 위로를 주는 것, 그거 하나는 잃지 않고 활동하길 바란다”고 변치 않는 마음을 전했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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