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발투수로서 롯데 기록을 새로 작성해보고 싶어요.”
‘안경 에이스’ 박세웅(27)이 앞으로도 계속 롯데 유니폼을 입는다. 5년 총액 90억 원(연봉 70억 원, 옵션 20억 원)에 다년계약을 체결했다. 시즌 중후반부터 충분한 시간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던 부분이다. 최종적으로 도장을 찍은 것은 25일이다. 박세웅은 “서로가 서로를 원했다”면서 “다년 계약을 제시해준 그룹과 대표팀, 단장님께 감사드린다. 계속 롯데에서 뛸 수 있어 기쁘다. 팀이 보다 높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 팀의 중심에서
박세웅은 2015년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첫해부터 꾸준히 경기에 나가며 성장곡선을 그렸다. 2017년엔 데뷔 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승수(12승 평균자책점 3.68)를 마크, 팀을 가을야구로 이끌기도 했다. 힘든 시간도 있었다. 팔꿈치 부상 등으로 수술 및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꿋꿋하게 이겨냈다. 2년 연속 10승, 150이닝, 3점대 평균자책점을 작성하며 롯데 마운드의 중심을 지켰다. 경기 외적으로도 성실한 태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팀 내 비중이 큰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최근 몇 년간 투자의 인색했던 롯데가 과감하게 지갑을 연 배경이다. 상징성 또한 돋보인다. 기본적으로 구단 최초의 비(非)FA 다년계약이다. 규모 또한 구단 역대 3번째다. 앞서 이대호(은퇴)가 2017년 롯데로 복귀하며 4년 150억 원에 사인한 바 있다. 투수 중엔 최고 대우다. 2015년 말 손승락이 4년 총액 60억 원에 FA 계약을 마쳤다. 박세웅은 “정말 영광스럽다. 새로운 목표와 동기부여가 생긴 듯하다”고 밝혔다.

◆ 더 높은 곳으로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는다. 부담감 대신 책임감으로 무장했다. 경기장 안팎에서 자신이 해야 할 임무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고 있다. 박세웅은 “단순히 한 명의 선발투수를 넘어, 중간다리 역할까지 할 시기가 오고 있는 듯하다”고 말했다. 이루고픈 욕심도 생겼다. 롯데 선발투수로서 굵직한 발자국을 남기고자 한다. 박세웅은 “꼭 이번 계약 때문이 아니라 다승, 이닝, 탈삼진 등에서 구단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롯데는 마무리캠프에 한창이다. 배영수 투수코치가 합류하는 등 일부 변화가 있다. 5년째 가을야구와 닿지 못한 만큼 일찌감치 내년 시즌 준비에 들어간 모습이다. 박세웅은 “기술적인 것보다는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고 있다. 러닝도 이전보다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플레이오프(PO) 경기를 보는 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왜 야구를 하지 않고 보고 있나 싶더라. 더 의욕적으로 임하게 되는 계기다 됐다”고 힘주어 말했다.
사진=롯데자이언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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