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침내 우승!’
프로축구 K리그1 울산현대가 리그 정상에 올랐다. 무려 17년 만이다. ‘한을 풀었다’는 표현이 적절하다. 울산은 16일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강원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37라운드 원정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기록, 잔여 일정 결과와 상관없이 리그 우승을 확정했다.
정상에 오르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전반 치열한 혈투에도 승부의 균형은 깨지지 않았다. 설상가상 후반 20분 김대원에게 페널티킥 득점을 허용했다. 만년 준우승이란 악몽에 다시 시달리는 듯했다. 다행히 후반 29분 마틴 아담, 엄원상으로 이어지는 동점골이 나왔다. 이후 후반 40분 마틴 추가골까지 넣었다.
◆2005년 우승이 마지막이었다고?
울산은 리그를 대표하는 강호다. 하지만 우승은 1996년, 2005년 2회가 전부다. 마지막 정상이 17년 전이었다. 그사이 성남FC(당시 성남일화), 포항스틸러스, 수원삼성, 전북현대, FC서울이 돌아가며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무려 17년 동안 울산 같은 강팀이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부분은 물음표가 따를 수밖에 없다. ‘라이벌’ 전북의 존재로 번번히 실패했다. 같은 현대 그룹을 모기업으로 두고 있어 현대가더비로 불리는 두 팀의 경쟁에서 울산은 매번 열세였다. 지난 세 시즌 연속으로 전북에 우승을 내준 이유다. 늘 우승 경쟁 초반엔 전북보다 높은 순위를 달렸다. 그러나 직접 맞대결에서 패하며 주춤했고 그 사이 전북이 치고 나가 역전 우승을 지켜봤다. 그래서 울산에 ‘준우승 DNA’라는 오명이 붙기도 했다.
올 시즌 완전히 털어냈다. 승점 5 차이서 성사된 지난 8일 리그 35라운드 현대가더비에서 전북을 꺾었다. 경기 종료 직전까지 0-1로 뒤지며 지난 악몽이 다시 반복되는 듯했다. 다행히 후반 추가 시간에만 외국인 공격수 마틴이 멀티골을 넣으며 극적 승리를 거뒀다. 정상으로 가는 결정적인 순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징크스? 그 괴로웠던 기억
울산은 전북뿐 아니라 또 다른 라이벌인 포항도 넘지 못해 트로피를 목전에 두고 미끄러졌다. 2013년이 대표적이다. 당시 리그 최종전에서 포항을 만났고 울산은 무승부만 거둬도 우승할 수 있었다. 하지만 포항이 경기 종료 직전 극장 결승골을 넣으며 순위를 뒤집고 정상에 올랐다. 2019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 또 리그 마지막 일정에서 동해안더비가 성사됐다. 역시 울산이 비기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으나 포항에 패하며 분루를 삼켰다.
올해 역시 유사한 대진이 만들어졌다. 지난 11일 리그 36라운드 포항 원정길에 올랐다. 울산이 승리한다면 라이벌을 연속으로 꺾고 자력 우승을 할 수 있었다. 선제골까지 넣으며 가능성을 키웠으나 후반 중반 동점골을 허용하며 기회는 16일로 미뤄졌다.
승리엔 실패했으나 포항에 무너지지 않으며 ‘올해는 진짜 할 수 있다’는 심리적 자신감을 얻었다. 또 승점 1도 획득해 잔여 일정에서 단 한 번의 무승부만 거둬도 되는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승리하지 못한 아쉬움보단 승점을 얻은 것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유 있는 태도였다. 다음 상대가 10년 동안 진 적이 없는 강원이었던 덕분이다. 울산은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넘게 강원에 패하지 않았다. 이번 시즌은 강원전에서 전승을 챙겼다.
압도적인 강세를 살려 이날 경기에서도 승리를 작성했다. 포항과의 징크스를 통해 동력을 얻은 울산은 강원과의 상대적 우위까지 더해 17년 만에 리그 우승을 자력으로 확정했다. 징크스 때문에 늘 무너졌던 울산이 올해 우승으로 그 한을 풀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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