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로축구 K리그를 위해 드러나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리는 이들도 많다. K리그1 12개 구단별로 1명씩, 총 12명의 K리그를 만드는 사람들을 만난다. 순서는 2021시즌 성적 역순, 승격팀 김천상무로 시작해 디펜딩챔피언 전북현대의 이야기로 마무리한다. ‘K리그를 만드는 사람들’은 매 라운드에 맞춰 연재한다.
콘텐츠가 하프라인을 넘는다. 보다 힘을 받아 완주할 수 있게 응원의 기운을 받았다. 여섯 번째 에피소드에서는 FC서울 V걸스 치어리더 서현숙을 만났다.
◆치어리더의 홈경기 하루
서현숙 치어리더는 2015년 처음 치어리더를 시작할 때 서울과 연을 맺었다. 서울은 2010시즌부터 축구에선 다소 낯선 치어리더 문화, ‘V걸스’를 최초로 도입했다. 서울의 안방인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는 팬들은 E석에 위치한 응원존에서 응원단장 및 V걸스가 이끄는 축구 치어리딩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최초의 명맥을 이으며 K리그 대표 치어리더로 자리 잡은 서현숙 치어리더는 “프로필에는 2016년부터 시작한 것으로 돼 있으나 2015년부터 서울과 함께했다. 비공식으로는 2014년부터 치어리딩을 했지만 공식적으로는 올해 8년 차”라고 웃었다.
적지 않은 연차를 쌓은 만큼 홈경기 일정 소화도 능수능란하다. 서현숙 치어리더는 “매 시즌 조금씩 다른 방식으로 치어리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올해는 약 경기 시작 3시간 전에 도착해서 준비를 한다”며 “이후 각종 행사를 준비한다. 행사 종류는 경기마다 다르다. 경기장 밖으로 나가 사인회처럼 팬들과 소통하는 이벤트를 할 때도 있고 공연을 하는 날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직전에는 구단의 주요 행사가 있으면 함께 하기도 한다. 이후 단상에서 분위기를 띄우고 선수들이 들어오면 본격적으로 응원을 유도한다. 경기 중에도 팬분들과 함께 호흡한다”며 “하프타임에는 서울의 자랑인 플래시 타임이 있다. 후반전까지 열심히 팬분들과 응원한 뒤 경기 종료 후 응원 소품, 도구들을 정리하고 퇴근한다”고 설명했다.

◆‘치얼업’, 더 다양하게
매 경기, 팬들의 기분을 고조시키는 음악과 댄스는 어떻게 결정할까. 축구만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프로농구, 프로배구, 프로야구까지 맡으며 여러 경기장에서 다양한 팬들을 만난다. 중복되는 팬들이 많지는 않아도 항상 같은 응원과 레퍼토리를 반복할 수는 없다.
서 치어리더는 “최대한 신곡 위주로 고르는 편이다. 그리고 스포츠 종목에서 ‘응원’을 하는 만큼 응원에 맞는, 신나는 분위기의 곡을 선택한다”고 말했다.
8년 차를 맞은 베테랑이기에 곡 선택에 조금 더 목소리를 내진 않을까. “그렇진 않다”며 운을 뗀 서 치어리더는 “우리 팀의 경우 내가 하고 싶은 것에 의견을 낸다. 그리고 그 곡에 대해 동료들과 토론을 한다. 혼자만의 생각으로는 다양한 팬분들의 응원을 끌어낼 수 없다”며 “모두가 괜찮다는 반응이 나오면 의견 낸 곡으로 하고, 그렇지 않으면 하지 않는다. 굉장히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편”이라고 웃었다.
항상 새로운 모습을 꾸준히 추구하고 있다. 그는 “아직 서울에서 선보인 적은 없으나 최근에 연습했던 곡 중에선 걸그룹 뉴진스의 어텐션을 연습하고 있다. 자신 있고 잘 맞는 것 같다. 곧 서울 팬분들께 보여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축구 치어리딩의 매력
서현숙 치어리더는 축구를 오랜 시간 담당한 만큼 야구와도 연을 맺어왔다. 서울뿐 아니라 K리그 여러 구단이 치어리더 문화를 장착했으나 여전히 일반 팬들에게 ‘치어리딩’이라는 개념은 야구가 더 익숙하다. 축구, 야구종목 모두 치어리딩을 하는 그도 같은 생각이었다.
서현숙 치어리더는 “아무래도 야구는 분위기가 명확하다. 공격할 때, 수비할 때 확실해 응원하기가 더 쉽다. 또 응원하겠다고 마음을 먹은 관중분들과 함께 하다 보니 리딩도 용이하다”며 “그런데 축구는 공격할 때, 수비할 때를 구분할 수는 있지만 정말 빠르게 상황이 바뀐다. 그 순간에 맞춰 응원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조심스럽게 말씀드리면 축구장을 오는 분들도 아직은 치어리딩에 맞춘 응원이 익숙하지 않으신 것 같다. 서포터스분들은 그분들만의 응원이 있고, 응원석이 있는 E석에서도 가만히 축구만 보고 계신 분들이 많으시다. 당연히 각자만의 응원 방식을 존중하고 존경하지만 치어리더로서 더 많은 팬분들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도 조금 있다”며 “그래서 하프타임 때 모두가 하나 돼 함께 하는 플래시 응원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축구 치어리딩의 매력은 무엇일까. 서현숙 치어리더는 “매력은 확실하다. E석에 오셔서 묵묵히 축구만 보시는 분들도 있지만 치어리더들을 직접 응원해주시는 분들도 있다. 지난 10일 수원FC전에는 ‘서현숙 파이팅’을 외쳐주신 팬분들도 있다”며 “앞으로 치어리딩하면서 각자의 방식, 기존의 문화로 서울을 응원하는 것뿐 아니라 하프타임 플래시 응원처럼 팬분들이 모두 함께 어우러져서 응원하는 문화를 만들고 싶단 목표가 있다. 오래 걸릴 수도 있겠지만 그런 꿈을 갖고 더 열심히 응원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사진=김두홍 기자·FC서울 제공
[ⓒ 세계비즈앤스포츠월드 & sportsworldi.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