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주종혁이 ‘우영우’ 권민우를 위한 준비 과정과 노력을 전했다.
주종혁은 18일 인기리에 종영한 ENA 수목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에서 권민우 역으로 열연했다. 종영을 앞두고 스포츠월드 사옥을 찾은 그와 ‘우영우’ 전반, 그리고 배우 주종혁을 향한 궁금증에 관해 이야기했다.
‘우영우’는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우영우(박은빈)가 다양한 사건들을 해결하며 진정한 변호사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주종혁은 박은빈, 하윤경(최수연 역), 그리고 강기영(정명석 역)과 함께 법무법인 한바다의 변호사로 활약했다.
마지막 촬영은 법정 물답게 법정에서 진행됐다. 주종혁은 “오열할 줄 알았지만, 믿기지 않는다는 감정이 더 컸다. 다음 주에도 촬영장에 출근해야 할 것 같았다”고 그날의 기억을 되새겼다. ‘우영우’처럼 긴 호흡의 드라마는 처음이었다. “이상한 기분이 들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담담했다”는 그는 “이 사람들을 다시 못 만난다니,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고 했다.
종영을 실감했던 건 쫑파티(종방연) 현장이다. 방영 중반 촬영을 끝낸 ‘우영우’ 팀은 지난달 15일 강남 인근에서 마지막 촬영을 기념하는 축하 자리를 가졌다. 주종혁도 자리해 회포를 풀었다. 그는 “‘끝이구나’ 생각이 들어 많은 분이 집에 가기 싫어했다. 어떻게든 남아서 끝까지 함께하려 했던 것 같다”며 진심으로 아쉬움을 나타냈다.
지난달 27일 방송된 ‘우영우’ 9회는 전국 15.8%(닐슨코리아) 시청률을 기록했다. 수도권은 18.1%, 분당 최고 20.0%를 돌파했다. 이는 올해 미니시리즈 1위의 기록. 0.9%의 첫 방송 시청률을 고려한다면 17배가 넘는 시청률 상승 폭이다.
“이 정도로 잘 될 줄은 전혀 몰랐어요. 너무 좋은 대본에, 선배님들의 연기를 보면서 재밌을 거라는 확신은 있었죠. 에피소드마다 등장하는 선배님들의 연기를 지켜보면서 서로가 너무 재밌어했어요. 배우들이 재밌으니 더 기대됐죠. 배우들끼리도 ‘이게 무슨 일이야’ 말만 여러 번 했어요. 서로 격려하며 더 열정이 생겼고, 더 열심히 연기하려 했죠.”

‘권민우’라는 극 중 이름보다, 그리고 ‘주종혁’이라는 본명보다 ‘우당탕탕’ 우영우와 아웅다웅하며 탄생한 ‘권모술수’라는 별명으로 더 많이 불렸다. 본인조차 “‘권모술수’라는 한 단어로 인물이 설명됐다. 2인자 컴플렉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주종혁은 권민우를 ‘인간적’이라고 말했다.
“처음 대본을 봤을 때부터 그렇게 느껴졌어요. 나머지 인물들은 너무 판타지적인데 권민우는 유독 현실적이고 인간적이었죠. (정)명석에게 우영우에 대해 ‘왜 페널티를 안주냐’고 하던 말도 납득이 갔어요.”
‘변호사’라는 직업을 가졌지만, 법적인 접근성은 적은 캐릭터였다. 오히려 인물 간의 관계에서 캐릭터 성이 잘 드러냈다. “변호사들의 브이로그를 참고했다”고 밝힌 주종혁은 “권민우는 입사한지도 얼마 안 된 신입이었다. 새로 만들어서 가져가고자 했다. 그래서 법정에서 보이는 리액션에 관한 연구를 더 많이 했다”고 했다. 최수연과 권민우의 리액션으로 재판의 승패를 전달하고자 했다. 대본 이외의 부분들에도 공들인 시간이었다.
문지원 작가는 기자간담회에서 “권민우는 ‘권력에 민감한 친구’라는 의미의 이름”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정명석을 찾아가 ‘페널티’를 운운하는 장면으로 오디션을 봤다. 오디션을 준비하며 느낀 권민우는 시기 질투가 많지만, 자기 관리는 잘할 것 같은 인물이었다. 오디션의 모습 그대로 촬영 현장에 간 주종혁은 “권민우 그 자체”라는 평을 받았다.
인간적이었지만, 미운 캐릭터이긴 했다. 주종혁은 “‘왜 저렇게까지 하나’ 싶은 부분도 있었지만 내제되어 있는 무언가를 표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고 짐작했다. 우영우를 대하면서도 그의 ‘장애’는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그저 유능한 변호사, 질투 나는 변호사로 대했을 뿐이다. 그래서인지 ‘편견 없다’는 권민우의 평가도 예상하지 못했다.
한바다 안에서는 사회생활에 충실한 신입 변호사였다. 누군가를 짓밟고서라도 올라가려하는, 성공 욕구가 가득한 인물이었다. ‘권모술수’ 권민우를 연기하면서는 눈동자를 활용했다. 눈동자를 더 돌리고(?), 치켜뜨고, 째려봤다. 모든 것이 계산된 행동이었다.
최수연에서 불같이 화를 내며 우영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주차장 신. 주종혁은 그 장면이 권민우의 캐릭터를 가장 잘 드러낸 장면이라고 답했다. 금강 ATM사장의 편지를 벽면에 붙여놓는 신 역시 현실적이라 느꼈다. 이 에피소드를 찍으며 ‘변호사란 정말 어려운 직업일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는 그다.
“충분히 그럴(권민우 같이 행동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대본이 완벽하게 잘 짜여있었고, 그래서 납득하며 촬영할 수 있었어요. 그래도 사건 자료 공유 안 하고 하는 행동은 싫었어요. (웃음)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은 순간도 있었죠.”
권민우의 만행(?)에 불같이 화를 내는 시청자도 있었다. 주종혁의 SNS에 찾아가 권민우를 향한 애증의 감정을 드러내기도. 이를 두고 “모든 게 관심인 것 같다. 그 또한 감사하다”고 할 만큼 많은 사랑을 받았다. SNS 팔로워 수도 많이 늘었고, 게시물을 올리면 기사화되는 것조차 신기하고 감사할 뿐이다.(인터뷰 ②에서 계속)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BH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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