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디어 올해 월드컵이 열리긴 하나 보다. 2022 카타르 월드컵 본선 조 추첨이 진행됐다. 다행히 포트 4가 아닌 그나마 강호들을 피할 수 있는 포트 3에 배정된 대한민국은 포르투갈, 가나, 우루과이와 함께 H조에 편성됐다. 최상은 아니지만 당초 포트 2에서 특급 강호로 분류된 네덜란드, 독일을 피했고, 특히 각 대륙의 최강팀을 피했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편성이다.
조 추첨만 시작되면 나오는 몇 가지 말들이 있다. 바로 ‘죽음의 조’이다. 이번에도 어찌나 그 두려움이 컸던지 ‘스페인과 독일이 포함되어 있는 조만 피하자’라고 다들 숨죽여 기도한 순간, 일본이 뽑혀 묘한 감정들이 뒤섞이며 나도 모르게 웃어 버렸다. 그냥 나온 웃음이니 별다른 의미 부여는 하지말자.
이 맘 때가 되면 항상 나오는 말 중 또 하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조별리그를 통과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도박사들의 말이다. 해외 베팅업체들은 이번에도 ‘조 2위 이상 안 본다’라는 냉정한 전망을 내놨다. 도박사들의 이런 예측은 지나가지도 않고 매번 나오는지, 그렇다고 우리가 도박사들의 배당률까지 들어줄 필요는 없다.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번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은 노쇼를 시전했던 호날두를 만날 것이고, 2010 남아공 월드컵 16강전에서 일격을 당했던 우루과이와의 복수전도 마련됐다. 우리보다 피파(FIFA) 순위는 낮지만 월드컵만 되면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아프리카팀 가나와도 만나게 될 것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사상 최초 원정 대회 16강 진출이라는 새 역사를 써냈던 이후 우리 대표팀의 성적표는 사실 그리 좋지만은 않았다. 그동안 잦은 감독 교체와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크게 고전하며 2014 브라질 월드컵과 2018 러시아 월드컵 모두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성적표를 남겼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지난 대회 독일 전을 제외하고는 기억에 남는 경기도 별로 없다.
결국 공은 둥글고, 스포츠는 예상한 방향으로 흘러 가지 않는다. 전통은 깨지라고 있는 것이며 ,기록은 세우라고 만들어 지는 것이다. 예상은 빗나가고 이변은 벌어져야하며, 펠레의 우승 후보 예측은 틀려야 월드컵이다. 아무도 예상할 수 없고 무엇도 장담 할 수 없다.
2002년 4강 진출과 함께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말을 가슴에 새기고 노력해 2004년 개그맨 시험에 합격한 예전일이 떠오른다. 월드컵은 그런게 아니겠는가? 불가능한 일들을 현실로 만드는, 누군가에게 꿈 같은 일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이번에도 보여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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