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비즈=박정환 기자] 글로벌 탄소중립 기조 아래 풍력 사업이 건설사들의 새 먹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주택 시장의 불안정이 장기화하고 친환경 에너지 수요가 늘자 건설사들은 사업 다각화 전략의 일환으로 풍력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있다.
2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사 중 풍력사업 부문에서 가장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는 곳은 코오롱글로벌이다.
아파트 브랜드 ‘하늘채’를 보유한 코오롱글로벌은 2011년부터 풍력발전 사업에 뛰어들어 현재 단지 수와 용량(메가와트, MW) 기준 시장점유율 25%로 풍력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엔 조직 개편을 통해 신재생에너지사업팀을 신설하는 등 내부 인프라도 다졌다. 팀 내 12명의 인력이타당성 검토부터 인·허가, 건설, 상업운전까지 풍력 관련 업무를 전담함으로써 전문성과 효율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현재 이 회사 풍력사업의 주력은 육상풍력이다. 현재 경주 1·2단지(37.5MW)와 태백 가덕산(43.2MW) 풍력발전을 운영하고 있다.
이 중 태백 가덕산 풍력은 3.6MW 풍력터빈 12기가 연간 10만8988MWh 규모의 전력을 생산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는 태백지역 가구의 2배 수준인 3만7000여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이다.
또 양양 만월산(42MW)과 태백 가덕산 2단지(21MW)는 시공 중이며 영덕 해맞이(34.3MW), 태백 하사미(17.6MW), 평창 횡계(25MW) 등은 착공을 앞두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이거나 완공·착공 예정인 단지까지 더하면 운영 중인 풍력발전 규모는 총 220MW에 이른다.
코오롱글로벌은 육상풍력으로 쌓은 기술력과 노하우를 통해 해상풍력 사업에도 본격 진출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한국서부발전, 전남개발공사와 완도 장보고 해상풍력발전사업 공동개발 협약을 체결하고 약 2조원 규모의 발전용량 400MW의 해상풍력 발전사업을 진행 중이다.
노후된 발전 설비를 교체하는 리파워링 사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사는 최근 영덕·영양 등의 발전소 3곳에서 총 200㎿ 규모의 리파워링 작업을 수주했다.
회사 측은 풍력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던 요인으로 국내 최초의 주민참여형단지를 조성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발전시설이 설치된 지역주민들이 발전소 수익의 일부를 분기별로 공유하는 운영 방식이다.
코오롱글로벌 관계자는 “풍력단지는 큰 소음을 유발하는 혐오시설로 설치 지역 주민들의 반감이 심하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전소 운영 수익을 채권형으로 주민들에게 배분함으로써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경쟁 건설사들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특히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국내 실정을 고려해 육상풍력보다는 해상풍력에 역량을 집중하며 사업 다각화에 나서는 분위기다.
현대건설은 자회사인 현대스틸산업을 통해 2030년까지 국내 해상풍력 발전 시장에서 점유율 2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현대스틸산업은 국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EPC 점유율 1위 업체로 국내에 설치된 해상풍력 발전 설비 30기 중 29기의 하부구조물을 제작했다.
또 대우건설은 작년 12월 씨앤아이레저산업·SK디앤디와 손잡고 굴업도 해상풍력발전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SK에코플랜트는 작년 11월 해상풍력터빈 하부구조물 제작기업인 삼강엠엔티를 4600억원에 인수하며 해상풍력 시장에 뛰어들었다.
한화건설은 2020년 대표이사 직속으로 풍력사업실을 신설하고 2조원 규모의 신안 우이 해상풍력 개발을 주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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