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나경’ 천영민 “자꾸 보고 싶은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슈스타]

2010년 앳된 아역 배우로 시작해 어엿한 숙녀로 성장했다. 꾸준한 노력 끝에 만난 ‘너와 나의 경찰수업’이 배우 천영민에게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천영민은 지난해 3월 오디션을 통해 ‘너나경’과의 인연을 시작했다. 디즈니+의 오리지널 시리즈 ‘너와 나의 경찰수업’(이하 ‘너나경’)은 겁도 없고 답도 없지만 패기 하나 넘치는 눈부신 열혈 청춘들의 경찰대학 캠퍼스 라이프를 그린 작품이다. 

 

천영민이 연기한 신아리는 겉으로 보기엔 명랑하고, 자칫 얄밉게 보일법한 인물. 27일 스포츠월드와 만난 천영민은 “공주병이 있는 캐릭터지만 알고 보면 여리고 아픔을 가진 친구”라고 아리를 설명했다. 주변을 수소문해 경찰대 준비생들의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는 그는 “경찰대를 가기 위해서는 공부를 정말 잘해야 하더라. 재수, 삼수하기도 한다고 들었다. 나였으면 못했을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공개된 ‘너나경’ 인물 포스터에서는 MBTI 타입으로 등장인물을 소개한다. 그중 신아리는 INFP형, ‘여우 같아도 정 많은 어른아이’다. 천영민의 실제 MBTI 는 ENFP다. 비슷한 듯 다른 아리와 천영민의 성향은 ‘너나경’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시종일관 밝은 에너지를 뿜어낸 천영민은 “내 MBTI는 ENFJ였는데, 할 때마다 달라진다. 가장 최근에 나온 결과는 ENFP”라고 답했다.

 

신아리는 패션과 외모에 관심이 많다. 새침해 보이는 이미지를 갖고 있지만, 실상은 여린 성격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숨길 수 없는 당차고 활기찬 에너지로 경찰대학 동기들과의 끈끈한 우정을 쌓는다. 동기들과의 케미스트리는 물론 차츰 달라지는 아리의 성장기를 만나볼 수 있다. 

 

열정적인 아리는 한 번 마음을 주면 올인하는 타입. 부잣집에서 태어나 공부도 열심히, 학교생활도 열심히. 모나지 않게 살아가기 위해 살아가고자 했다. S대를 목표로 했지만 시험 삼아 본 경찰대 입시에만 덜컥 붙어버렸다. 아리에게 경찰대 입학은 부모님의 압박과 집착에서 벗어날 기회이기도 했다. 

천영민은 “강남 8학군 출신, 학구열 높은 부모님의 압박. 미스코리아 출신 엄마의 집착 등 인물의 배경을 이해하고 나니 ‘피하고 싶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리의 경찰대 입학이 이해됐다”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애정을 드러냈다.

 

연기하기에 앞서 생각하는 건 인물과 자신의 공통점 찾기다. 천영민은 “비슷한 점도 차이점도 있더라. 다른 면이 있어 연기하는 데 힘들지 않을까 고민도 됐지만, 사랑하는 데 있어서는 비슷했다. 한번 퍼주면 다 퍼주는 친구더라”고 설명했다. ‘튀지 않으려’ 노력하는 아리와 다른 점도 있었다. 연극학을 전공한 천영민은 “학창시절 나는 많이 밝았다. 교수님에게 혼날 때도 있었다”며 웃었다. 좋아하는 연기를 공부할 수 있는 대학에서의 생활은 즐거움 그 자체였다고. 

 

지난 26일 첫 공개된 ‘너나경’의 1, 2화의 시청 후기를 묻자 천영민은 “극 중 아리가 너무 밝아서 튀지 않을까 걱정했다. 그런 아리를 연기하는 모습이 낯간지럽게 느껴졌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이내 “1, 2화에서 생각보다 통통하게 나와서 살을 뺐다”고 너스레를 떨며 “후반부로 갈수록 긴장도 더 풀렸다. 점점 더 괜찮아진다.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너나경’은 아직 서툴지만, 누구보다 빛나는 청춘들의 패기 넘치는 출사표다. 20대 청춘 배우들이 똘똘 뭉쳐 만들어낸 시너지가 화면을 뚫고 나온다. 조금은 특별한 ‘경찰대학’이지만 그 이면에는 현실적인 캐릭터들이 등장해 공감을 이끈다. 

 

주인공 8인방은 각각 기숙사를 공유하는 룸메이트다. 천영민은 채수빈(고은강 역), 박유나(기한나 역), 민도희(우주영 역)과 함께 생활한다. 남자기숙사의 강다니엘(위승현 역), 이신영(김탁 역), 박성준(유대일 역), 김우석(서범주 역)도 바람 잘 날 없는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기숙사 생활 경험이 없는 천영민에게 ‘너나경’ 촬영장은 또 다른 재미였다. 천영민은 “세트장에 2층 침대가 푹신하고 좋더라. 내 집 같은 느낌이 있어서 촬영을 쉴 땐 잠들기도 했다”고 후기를 전했다. 또래들이 모인 촬영 현장은 즐겁기만 했다. 힘든 신을 촬영할 때도 웃음꽃이 폈다. 또 위승현 역의 강다니엘을 언급하며 “힘들고 지치는 상황도 있었는데 항상 분위기를 밝게 해주더라. 고맙고 대단하다고 느꼈다”고 추켜세웠다. 

‘너나경’의 주연 8인은 이제 경찰대학교 신입생으로 본격적은 첫 발을 내디뎠다. 관전 포인트를 묻자 천영민은 “친구들과 사건을 해결하고 함께 성장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거다. 경찰대학교 생활에서 벌어지는 재밌는 요소들도 있다”고 귀띔하며 “또래들과의 케미스트리가 굉장히 좋다. 경쾌한 분위기에서 촬영했으니 그 분위기가 드라마에 담겨 있을 거다. 즐거울 때는 즐겁게, 진지할 때는 진지하게 다채로운 매력을 가진 작품”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천영민은 2010년 영화 ‘김복남 살인사건이 전말’으로 데뷔 후 12년 가까이 배우로 활동했다. 어릴 적부터 앞에 나서서 노래하고 춤추는 걸 좋아했다는 그는 “연기학원을 다니다가 우연히 오디션 기회를 얻었다. 그 작품이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라고 회상했다. 배우로서 이제 막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지만, 이를 ‘기다림’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천영민은 “데뷔를 일찍 했을 뿐, 부족함을 느낀 순간들도 많았다. 연기를 더 배우고 싶었다”면서 “연기라는 자체가 좋다. 그 안에도 많은 과정이 있다. 인물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생각하고 그를 토대로 연기해내면 뿌듯하고 좋더라”고 연기의 매력을 짚었다. 

 

꾸준히 연기하며 SBS ‘의사요한’, JTBC ‘모범형사’ 등에 출연했고, 최근에는 tvN ‘악마판사’에서 지성과 진영의 조력자로 한소윤으로 분했다. 그런 그에게 ‘너나경’은 출연작 중 가장 큰 비중의 드라마이자 주연으로 합류한 첫 작품이다. 그간 에피소드 형식의 어두운 인물을 연기했던 만큼 ‘너나경’의 아리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아리의 밝은 이미지를 의식하고 나니 유독 어려웠다”고 고백한 이유다. 

 

좌우명은 ‘오늘을 살자’다. 천영민은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면, 내일이 기다려질 거다. 그렇게 계속 후회 없이 살면서 미래를 기대하고 싶다”고 긍정의 기운을 드러냈다. 이어 “부족함도 느끼지만, 배우로서 한 걸음, 한 걸음 잘 나아가고 있는 것 같다”고 자평했다.

배우 천영민에게 ‘너나경’은 새 출발과도 같은 작품이다. “새해를 맞아 비중 있는 작품, 그리고 좋은 분들을 만난 것 같다”고 의미를 찾으며 “액션을 좋아해 앞으로 액션물에도 출연해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이어 “자꾸 보고 싶어 지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민족 대명절인 설을 앞두고 천영민은 화사한 한복을 입고 인터뷰에 임했다. “한복을 10년 만에 입는 것 같다”며 설렘을 전한 그는 끝으로 “설 연휴에는 가족과 여행을 계획 중이다. 바닷가에서 조깅을 꼭 하고 싶다”고 연휴 계획을 밝혔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김두홍 기자, 킹콩by스타쉽, 디즈니+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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