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시장 철수…한화는 어떤 의지를 보여줬나

한화는 얼마나 의지를 보여줬나.

 

프로야구 한화가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손을 뗐다. 집토끼였던 포수 최재훈(32)과 5년 최대 54억 원에 계약하며 발 빠르게 움직였지만 거기까지였다. 시장에서 철수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벌써 6년째 빈손이다. 한화의 외부 FA는 2015년 11월 정우람, 심수창이 마지막이다. 작년 겨울엔 정수빈(두산)에게 관심을 보였으나 성과 없이 물러났다. 팬들의 분노가 커진 배경이다. 크게 실망한 그룹 본사에서 트럭 시위까지 벌였다. 구단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올 겨울을 앞두고 야구계엔 한화가 큰 손으로 나설 것이란 전망이 팽배했다. 지난 2년간 순위표 가장 아래에 위치했다. 승률은 3할대를 맴돌았다. 가장 취약한 포지션은 역시 외야다. 타율 2할 중반을 넘어서는 자원이 없다. 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WAR·이하 스탯티즈 기준) -3.81로 10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마이너스다. 바로 위 KIA(3.60)와 비교해 봐도 차이가 크다. 리그 정상급 외야수들이 대거 시장에 나온 만큼 전력 보강을 꾀할 절호의 기회로 여겨졌다.

 

현실은 달랐다. 한화는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몇몇 얼굴들을 주시하긴 했으나 관망 쪽에 가까웠다. 전면에 내세운 이유는 팀 방향성이다. 한화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을 선임하면서 3년 임기 동안 흔들림 없는 내부육성을 통한 리빌딩 기조를 세웠다. 이는 바뀌지 않았고 내년에도 이어가려 한다”고 설명했다. 외야의 경우 새 외인 타자 마이크 터크먼을 중심으로 신인 권광민과 유민 포함 다수의 유망주들이 플레잉 타임을 늘려갈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효율성 또한 고려했을 가능성이 높다. 현재 FA 시장은 뜨겁게 과열돼 있다. 굵직한 선수를 잡기 위해선 화끈한 총알을 장전해야 한다. NC의 경우 6년 100억이라는 거액을 투자해 박건우를 품었다. 냉정히 말해 한화는 아직 대권에 도전할 전력이 아니다. 특급 선수가 온다고 해도 곧바로 우승까지 노리긴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좀 더 장기적인 차원으로 접근했을 가능성이 크다. 오버페이를 하기 보다는 젊은 선수들을 키우는 쪽으로 무게중심을 둔 듯하다.

 

문제는 구체적인 청사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기본적으로 한화표 리빌딩 자체가 꽤 오랜 시간 언급됐다. 기회가 곧 성장을 담보하지 않는 다는 것은 이미 체감했다. 더욱이 외부 영입은 프런트의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올해보다 더 나은 내년을 다짐하는 액션이다. 한화는 이를 충족해주지 못했다. “팬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는 알고 있기 때문에 더욱 고민했다. 그래서 더욱 송구하다”고 전했다. 또다시 물음표 속에서 시즌을 준비하게 됐다.

 

사진=뉴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경기 중 생각에 잠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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