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 이룬’ 방탄소년단, 亞 가수 최초 ‘AMA’ 대상(종합)

그룹 방탄소년단이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대상을 차지하며 잊지 못할 한 해를 만들었다.

 

방탄소년단이 22일(한국시간) 오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마이크로소프트 시어터에서 열린 ‘2021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2021 American Music Awards, 이하 AMA)’에 참석했다. ‘AMA’는 ‘그래미 어워즈’, ‘빌보드 뮤직 어워즈’와 함께 미국 대중음악계 3대 시상식 하나로 꼽히는 시상식으로 올해 호스트는 카디 비가 맡았다. 

 

레드카펫부터 빛나는 등장이었다. 개성 있는 7인 7색의 슈트 패션으로 레드카펫에 선 방탄소년단은 두 MC의 환대 속에 인터뷰에 응했다. RM은 “2년 만에 참석했다. 마스크 없이 서로 얼굴을 마주 보고 있으니 이 함성과 분위기가 낯설게 느껴진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는 27~28일, 12월 1~2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릴 예정인 ‘BTS 퍼미션 투 댄스 온 스테이즈 - LA(BTS PERMISSION TO DANCE ON STAGE - LA)’ 오프라인 공연 개최에 관해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는 “관객의 분위기와 함성 모든 게 그리웠다. 공연을 앞두니 긴장도 된다”며 아미(ARMY, 공식 팬 명)에게 “그리웠고 사랑하고 보라 한다”고 애틋한 인사를 남겼다. 

 

이날 방탄소년단은 콜드플레이와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 협업 무대를 꾸몄다. 지난 9월 24일 발표한 ‘마이 유니버스(My Universe)’는 발매 이후 미국 빌보드 차트(10월 9일 자)에서 ‘핫 100’ 1위를 비롯해 ‘빌보드 글로벌 200’, ‘빌보드 글로벌(미국 제외)’, ‘디지털 송 세일즈’에서 모두 정상을 차지한 곡.

 

객석을 가득 채운 관객들은 방탄소년단과 콜드플레이의 움직임에 눈을 떼지 못했다. 2년여 만에 무대에서 관객을 마주한 방탄소년단 역시 눈을 마주치고 손을 뻗은 관객들과 하이파이브하며 교감을 나눴다. ‘2021 AMA’ 무대에서 ‘마이 유니버스’ 한국어 가사가 울려 퍼졌다. 크리스 마틴과 방탄소년단 멤버들은 돌출 무대로 달려나가 분위기를 달궜다. 무대를 딛고 뛰어오르는 멤버들과 관객들은 음악을 매개로 하나가 됐다. 후반부 화려한 무대 효과로 축포를 쏘아 올리며 축제를 만끽했다. 

열기가 사라지기도 전에 방탄소년단은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Favorite Pop Duo or Group)’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다시 올랐다. 기쁜 마음으로 무대에 선 방탄소년단은 “3년 연속 수상이다. 모든 것은 아미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공을 돌리며 “아미가 곧 우리의 우주”라고 ‘마이 유니버스’를 빗대 표현해 감동을 안겼다. 

 

이어 “이 트로피를 받기까지 4년이 걸렸다. 한국의 작은 보이밴드이기에 이 상이 더 의미 있다. 우리는 음악에 대한 사랑으로 뭉쳐 우리가 가진 사랑과 좋은 기운을 전파하고 싶었다. 아미가 없었다면 아무것도 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페이보릿 팝송(Favorite Pop Song/Butter)’ 트로피의 주인공도 방탄소년단이었다. 지민은 “‘버터’를 사랑해준 모든 분에게 감사하다”고 인사했고, 정국은 “‘버터’는 우리에게 매우 특별한 곡이다. 여러분이 ‘스무스 라이크 버터(Smooth like Butter)의 기분을 느끼길 바란다”고 센스있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RM은 “올 한해 ‘버터’를 향한 큰 사랑에 감사하다. ‘버터’가 어려운 시기지만 여러분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싶다. 이 상은 많은 사람에게 이 노래가 닿았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올해의 아티스트상’ 수상자를 발표하기 전부터 객석에는 ‘BTS’를 연호하며 수상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긴장감 속에 시상자가 “BTS”를 외치자 멤버들은 서로를 얼싸안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카메라에 잡힌 객석의 팬들도 자리에서 방탄소년단을 향한 사랑을 전했다. RM이 가장 먼저 수상 소감을 밝혔다. 그는 “여러 아티스트와 함께 이 무대에 설 수 있어 놀랍고 영광스럽다”며 긴장을 드러내며 “4년 전 첫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긴장했던 기억이 난다. 아미를 빼고는 누구도 우리가 이 자리에 설 수 있을 거라 생각지 않았을 거다. 한국에서 온 일곱 멤버의 목소리가 음악을 향한 마음으로 뭉쳐 여기까지 왔다. 모든 게 기적 같다. 전 세계 아미의 사랑과 지지 덕이다”이라고 밝혔고, 이어 소속사 하이브와 스태프를 향한 고마운 마음도 전했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슈가는 “4년 전 ‘AMA’에서 미국데뷔 무대를 처음 했는데, 대상을 받게 될 줄 몰랐다. 모두 아미 덕분이다. 감사하다”고 공을 돌렸고, 정국은 긴장한 듯 준비한 소감을 전하며 “우리 음악으로 사람들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다. 이 상이 우리의 새로운 장을 여는 거라 생각한다. 그동안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는 걸 배웠다”고 했다. 

 

엔딩무대까지 짜릿하게 장식한 방탄소년단이었다. ‘버터’를 연상하게 하는 샛노란 의상을 갖춰 입은 방탄소년단은 ‘대상’의 품격에 걸맞게 흥겨운 무대를 꾸몄다. 관객들과 아티스트는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버터’에 맞춰 몸을 흔들었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와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 ‘페이보릿 팝’ 부문까지 수상하며 3관왕에 올랐다. ‘페이보릿 팝 듀오·그룹’은 3년 연속 수상이며, 대상격인 ‘아티스트 오브 더 이어’는 첫 수상. 나아가 ‘AMA’에서 아시아 가수가 대상을 받은 것은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뉴시스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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