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방은 당황할 수도”…‘구경이’ 이영애→조현철, ‘이상한’ 코믹 추적극이 온다 (종합)

기존의 이미지를 뒤집을 ‘이상한’ 캐릭터 열전이 펼쳐진다. 우아함을 벗어 던진 산발의 이영애를 필두로 김혜준, 김해숙, 곽선영, 조현철이 의기투합해 하드보일드 코믹 추적극 ‘구경이’를 탄생시켰다. 

 

29일 오후 JTBC 새 토일드라마 ‘구경이’ 온라인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주연배우 이영애, 김혜준, 김해숙, 곽선영, 조현철과 이정흠 감독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우아함’의 대명사 배우 이영애의 파격적인 변신이 예고되는 ‘구경이’는 경찰 출신 보험조사관 구경이(이영애)가 사고로 위장된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을 파헤치는 이야기다. 어두운 분위기에 코믹함을 버무려 ‘하드보일드 코믹 추적극’이라는 장르를 내세웠다. 

연출을 맡은 이정흠 감독은 “‘구경이’는 한마디로 이상한 드라마다. 가장 정확한 표현할 수 있는 단어가 '이상한'”이라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감독은 “5개월째 촬영하면서 느끼는 건 예측 안 되는 지점이 많은 드라마다. 시청자가 보며 예상을 하는데, 그 순간 상상도 못 한 다른 방향으로 나아갈 거다. 처음 보면 굉장히 당황하고 ‘이게 뭐지?’ 싶으실 수도 있다. 계속 보다 보면 작가님들이 닦아놓은 빅픽쳐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상하지만 마지막엔 맞는 길을 간다. ‘이상함’에서 오는 재미가 상상을 초월한다. 그 부분을 대해서는 기대하며 봐달라”고 당부했다. 

‘사임당 빛의 일기’ 이후 4년 만에 드라마로 돌아온 이영애다. 이영애가 4년 만의 복귀작으로 ‘구경이’를 택한 이유는 다름 아닌 “이상한 드라마”여서다. 이날 이영애는 “전직 경찰관 구경이는, 남편의 원인 모를 죽음으로 과거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인물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점쳤다. 

 

그는 “이상할뿐더러 독특하고 재밌었다. 그게 가장 큰 이유였다”고 출연 계기를 전하면서 “대본을 보고 나서 ‘내가 그동안 머리가 나빠졌나?’ 싶었다. 대본을 잘 이해했나 싶어서 보고 또 보게 됐다. 기존 드라마와 결도 색도 다른 작품이다. 독특하다는 걸 느끼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이어 “기대감을 주는 대본이었다. 현장 가는 것도 아주 재밌고, 새로운 캐릭터를 만드는 것도 재밌었다. 어느 때보다 재밌게 촬영하고 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구경이는 과거 유능한 경찰이었지만 지금은 은둔형 외톨이로 살아간다. 조금은 괴팍하고 엉뚱한, 가족에 대한 아픔을 가진 인물이다. 외톨이 구경이의 곁에는 ‘게임’뿐이다. 퀭한 얼굴, 산발 머리, 구부정한 어깨까지. ‘이영애’하면 떠오르는 우아한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스틸컷이 공개돼 일찌감치 화제를 모은 바 있다. 

이영애는 “배우라면 자신이 선택한 작품에서 자기도 모르는 새로운 색 보여주려 노력을 한다. 이 작품도 그동안 해보지 못했던, 내가 보여주고 싶은 색깔 담을 수 있겠다고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짚으며 “나에게도 새로운 도전이다. 구경이를 연기하며 스스로의 재미도 느껴보고 싶었다. 나를 위한 드라마일 수도 있다. 내가 나를 위해 선택한 작품이 재밌다면 시청자도 재밌을 거란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구경이’에는 극을 더 풍성하게 채울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먼저 넷플릭스 ‘킹덤’의 계비 조씨로 깊은 인상을 남긴 김혜준이 미스터리한 케이로 분한다. 열정적인 아마추어 연극배우이지만 숨기고 있는 것이 있다. 밝혀지게 되면 모두가 놀랄 섬뜩한 비밀이 있는 케이의 정체를 유일하게 알아차린 사람이 나타난다.

김헤준은 “지금까지 진지하고 무거운 모습을 보여드렸다면, ‘구경이’를 통해 나잇대에 맞게 발랄하고 종잡을 수 없는 모습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예고했다. 이영애, 김해숙 등 대선배들과 호흡하는 소감도 밝혔다. 그는 “대본도 너무 재밌고, 케이 캐릭터도 욕심났는데 걱정이 됐다”고 고백하기도. 그는 “고민을 하다가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할 기회가 언제 또 있겠나 싶어 도전하게 됐다. 선배님들과 함께 연기하는 게 행복하다. 매 순간 배우면서 촬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름만으로 기대감을 높이는 김해숙이 강렬한 포스의 용국장 역을 맡았다. 국내 1위 봉사 기부재단의 이사장으로 자애롭고 푸근한, 매사 호기심이 넘치는 타입이다. 물심양면으로 구경이 팀을 지원해 준다. 김해숙은 “용국장(용숙)은 두 얼굴을 가진 인물이다. 이상한 모습으로 구경이에게 접근해서 수상하고 묘한 관계가 이어질 거다. 인물들과 어떤 관계를 이뤄갈지 지켜봐 달라”고 했다. 

 

‘구경이’에서는 머리끝부터 다른 배우 김해숙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지금까지 내 모습을 지워버리려 노력했다”는 김해숙은 “배우로서 내 안에 뭐가 있는지 캐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작품을 볼 때 내가 표현할 수 있는 다른 캐릭터를 보면 흥분된다. 작품과 작품 속에 인물이 중요한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건 같이 호흡하는 배우들과 선장인 감독님이다. (늘 새로운 모습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구경이’ 출연 이유와 작품 선택의 기준에 관해 밝혔다.

곽선영은 전 강력팀 형사, 현 보험회사 팀장 나제희를 연기한다. 철두철미한 야망가 스타일. 그 누구보다 구경이를 잘 아는 구경이 전문가다. 그는 나제희 역에 관해 “지킬 게 많은 인물이다. 팀도 가족도 구경이 선배도 지켜야하는 인물”이라며 “살다 보면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못하는 순간들이 있다. 그런 상황에서 보이는 모습들 통해 공감 불러일으킬 수 있는 인물이라 생각한다. 완벽하고 싶어하지만 완벽하지 못한 인물이라는 게 매력”이라고 소개했다.

극 중 오경수는 최근 ‘D.P.(디피)’로 화제의 주인공이 된 배우 조현철이 연기한다. NT생명 조사B팀 나제희 팀장 아래 남은 하나뿐인 팀원이다. 지금 가장 스트레스는 나제희가 괴짜 중의 괴짜 구경이를 고용한 것. 투덜대면서도 시킨 일은 또 곧 잘 하는, 얄미워 보여도 귀여운 캐릭터다

 

이날 조현철은 “경수는 구경이와 나제희 팀장을 도와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최근 ‘D.P.’로 대세가 된 그는 “연기를 시작한 지 오래되어 ‘D.P’도 ‘구경이’도 특별히 부담으로 다가오진 않았다”고 덤덤한 소감을 밝히면서 “묵묵하게 내 할 일을 하고 있다. 생업으로 배우 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솔직한 답변을 내놨다. 

 

대선배 이영애와 호흡하는 소감도 전했다. 조현철은 “어렸을 때부터 이영애 선배님의 연기를 보면서 자랐다. 문득 촬영 끝나고 집에 가면서 감격스럽더라. 선배님께서 너무 편안하게 대해주신다. 지난여름, 선배님이 너무 다정한 목소리로 ‘이렇게 몸이 약해서 어떻게 하냐’며 ‘보약 한 제 지어줄까?’ 하셨는데 체질이 바뀌는 기분이었다”고 일화를 전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전작과 다른 배우 조현철의 모습도 기대된다. 그는 “‘D.P.’ 후반부에서 내가 시청자들의 감정선을 이끌어가는 부분이 있었다면, ‘구경이’의 경수는 여러분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사람의 모습이다. 부족함이 있어 구경이에게 계속 혼나지만, 어딘가 나서고 싶어하고, 인정받고 싶어하는 인물”이라고 설명하며 “선배님들의 캐릭터와 어우러지면서 어떻게 하면 밉지 않게 인물을 그릴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답해 방송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이정흠 감독은 “연출하기 쉬운 작품은 아니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으며 “전반적으로 사건사고도 많고, 상식적인 걸 벗어나는 포인트가 많다. 시청자를 어떻게 이해시킬까 생각하다 이해를 시키지 말고 보게 하자 싶었다. 시청자가 직접 이해하게 하자고 생각하니 한결 편해졌다”며 “그리고서 배우분들을 믿고 재밌게 놀 수 있게 만들었더니 재미가 생기더라”고 제작 과정을 전했다.

 

이 감독이 캐스팅에 가장 신경 썼던 부분은 배우들이 가진 기존의 이미지를 비트는 것. 우아함과 단아한 매력의 이영애를 예로 들어 “동전의 양면 같은 매력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가장 행복했던 건 훌륭한 배우들이 기존에 보여주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거였다. 시청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 잘 모르겠다. 너무 (예상과) 다를 수도 있다”면서 “첫 회엔 당황할 수도 있다. 티저처럼 빵빵 터지고 웃기는 드라마는 아니다. ‘하드보일드’에 강점이 있다. 단순 코미디 드라마는 아니라 시청자분들이 포인트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다”고 했다.

 

덧붙여 “이상한 드라마지만 먹다 보면 중독되는 맛일 거라 생각한다. 1회 초반 30분 진득하게 봐주시면 알게 될 것”이라고 첫 방송 시청을 당부했고, “훌륭한 배우들이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 알 수 없는 이상한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30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

 

정가영 기자 jgy9322@sportsworldi.com

 

사진=JT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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