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이 가족 온 날, 가족을 생각하지 않은 이유

사진=AP/뉴시스

 가족 앞에서, 가족을 떠올리지 않으려 애썼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이 평정심을 유지해 승리를 챙겼다.

 

 김광현은 1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의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미국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최근 21이닝 연속 무실점을 만들었다. 3-1 승리로 시즌 5승(5패)을 달성하며 평균자책점을 2.87로 낮췄다. 총 투구 수는 85개(스트라이크 50개).

 

 특별한 날이었다. 지난해 빅리그 입성 후 처음으로 가족이 경기장을 찾았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김광현은 “신경 쓰지 않고 계속 게임에 집중하려 했다. 가족이 왔으니 더 잘 던져야 한다는 마음을 최대한 멀리하려 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계속 승리하고 있어 나를 조금 더 누르며 투구했다. 평정심을 가지려 노력했다”며 “가족에게는 미안하지만 상대 타자들을 더 많이 생각했다. 타자들이 지난 경기와 어떻게 달라졌는지 등에 초점을 맞췄다”고 고백했다.

 

 경기를 끝마치고 승리를 확정한 뒤에야 기쁨을 만끽했다. 김광현은 “나보다 아이들에게 더 좋은 추억이 됐을 것”이라며 “한국 야구장은 최대 수용 인원이 3만 명 정도인데 이곳은 4만5000명이다. 많은 사람이 모여 있어 아이들 기억에 크게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가족들이 영어를 잘 못 하는데 에이전트와 구단 직원들이 많이 도와줬다. 무척 고맙다”고 덧붙였다.

 

 진짜 ‘집밥’을 맛봤다. 김광현은 “그동안 내가 요리하고 통역이 설거지했다. 오랜만에 어머니가 해주신 밥을 먹으니 ‘지금까지 내가 한 음식은 한식이 아니었구나’, ‘역시 집밥이 맛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어머니 음식은 김치찌개 등 국 종류가 가장 맛있다. 고등어구이도 정말 맛이 좋다. 내가 똑같이 오븐에 구우면 다른 맛이 나더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김광현은 오는 22일 생일을 맞는다. 동시에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할 예정이다. 아쉽게 가족은 함께하지 못한다. 김광현은 “그날 귀국하는 티켓을 끊어놓았다. 새벽에 공항에 다녀와야 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사진=세인트루이스 공식 SNS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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