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월드=창원 전영민 기자] 강원도 고성의 비무장지대 일반전초(GOP·General OutPost) 철책을 지키는 최전방 부대 소속이었다. KT 외야수 김태훈(25)은 “올해 퓨처스에서 타격 3관왕을 차지하려고 했는데 포기하겠다”고 웃었다.
김태훈은 2015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타구에 힘을 싣는 능력만으로 상위 라운드에 지명을 받았다. 순탄할 것만 같았던 야구인생은 2017년부터 흔들렸다. 그해 시즌 후 구단과 논의 끝에 군복무를 결정했지만 경찰청 불합격 통보를 받았다. 2018년에는 상무도 탈락했다. 빨리 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현역입대. 철책 앞에 위치한 율곡부대로 향했다.
자대 배치를 받은 뒤 희망이 보였다. 행정보급관의 배려로 스윙 연습을 허락받았다. 야구를 향한 병사의 열정에 행정보급관도 ‘안전’을 전제로 연습을 허용했다. 막사 뒤 공터에서 시간이 날 때마다 배트를 돌렸다. 선수생활의 단절까지 이어질 수 있는 현역 입대가 비교적 괜찮은 선택지가 됐다.
하지만 2019년 6월 발목을 크게 다쳤다. 주기적으로 군의관을 만날 수 없는 부대 특성상 크게 꺾인 발목을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통증을 견디다 결국 두 달 만에 수술대에 올랐고 의병전역으로 이어졌다. 팀 합류가 예정보다 빠른 2020시즌이었다. 김태훈은 “정말 준비가 잘 됐다고 생각했는데 스파이크를 신으니까 아프더라, 비 오는 날에는 수술 부위가 시리기도 했다”며 “그래도 군대에서 몸을 제대로 만들지 않고 왔다는 얘기를 들을까봐 더 열심히 준비했다”고 말했다.
올해 퓨처스리그 타율은 0.379로 전체 1위. 마침 1군에 부상자가 생겼고 이강철 KT 감독은 “부르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6월 들어 그를 콜업했다. 지난 11일 수원 한화전에서는 연장 11회말 대타로 나서 천금같은 3루타를 터뜨렸다. 팀 내 MVP로도 선정돼 상금도 받았다. 김태훈은 “꼭 1군에서 인정받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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