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월드=최원영 기자] 의혹과 진실 사이, 윤성환(40)이 서있다.
전 프로야구 삼성 투수 윤성환은 지난 1일부터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주요 혐의는 불법도박, 사기 등이다. 지난해 9월 대구 달서구의 한 커피숍 등에서 A씨에게 현금 5억 원을 받아 불법도박에 사용한 혐의다.
승부조작 의혹도 고개를 들었다. 경찰은 윤성환이 조작에 가담했다고 판단, 수사를 진행 중이다. 윤성환은 “빚을 졌다”며 사기 혐의만 인정하고 다른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부조작이 사실일 경우 KBO리그에 큰 소용돌이가 몰아칠 전망이다.
조작이 의심되는 경기는 2020년 8월 21일 문학 SK전이다. 당시 윤성환은 선발 등판해 1⅔이닝 2피안타 5사사구 4실점으로 강판당했다. 1회 초 선두타자 최지훈에게 볼 3개를 연이어 던진 뒤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다. 이후 1사 1루 최정의 타석서 2볼을 만들고 계속해서 바깥쪽,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곳으로 공을 던졌다. 심판의 스트라이크 판정으로 볼카운트는 2-2. 다음 공은 최정의 몸을 향해 날아갔고 출루를 허용했다. 후속 한동민(현 한유섬)에게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제이미 로맥의 희생플라이로 1실점. 최항에게도 볼넷을 준 윤성환은 오태곤에게 2루타를 맞아 2실점을 더 얹었다. 1회에만 사사구 4개를 기록했다.
윤성환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우완 선발투수이자 삼성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역대 통산 승수 8위(135승), 이닝 9위(1915이닝), 탈삼진 12위(1357개)에 올랐고 팀 내에선 단연 1위였다. 구속보다는 제구로 이름을 떨쳤다. 사사구를 남발하는 투수는 아니었다. 총 15시즌 동안 425경기에 출전해 볼넷 481개, 몸에 맞는 볼 102개를 기록했다. 사사구 평균값을 내면 한 시즌에 39개, 경기당 1.4개꼴이다. 제구 난조를 겪어도 한 이닝에 몰아서 사사구를 내주는 경우는 드물었다.
지난해 기록만 놓고 보면 윤성환은 5월 한 차례 등판 후 8월에 다시 1군으로 올라왔다. 8월 2일 대구 키움전서 5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8월 8일 문학 SK전서 5이닝 3피안타 3사사구 4실점(2자책점), 8월 15일 대전 한화전서 5이닝 3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을 만들었다. 21일 SK전에서만 유독 흔들렸다.
KBO리그는 과거의 악몽이 재현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다. 지난 2012년 처음으로 승부조작 사건과 마주했다. 투수 박현준과 김성현이 덜미를 잡혔다. 2016년에는 투수 이태양과 이성민, 유창식, 타자 문우람이 유니폼을 벗었다. 경찰 조사 결과에 시선이 쏠린다.
yeong@sportsworldi.com 사진=삼성라이온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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