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강림’ 차은우 “칭찬 받고 뿌듯…자신감 생겼죠”(인터뷰①)

[스포츠월드=정가영 기자] 차은우가 아닌 이수호를 상상할 수 있을까. 배우 차은우가 ‘여신강림’을 통해 ‘얼굴 천재’의 수식어를 넘어 배우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지난 4일 종영한 tvN ‘여신강림’은 외모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다가 화장을 통해 여신이 된 주경(문가영)과 남모를 상처를 간직한 수호(차은우)가 만나 서로의 비밀을 공유하며 성장하는 자존감 회복 로맨틱 코미디를 그렸다. ‘여신강림’ 동명의 원작 웹툰은 글로벌 누적 조회 수 40억 뷰에 달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자랑했다. 국내뿐 아니라 미국, 일본, 태국, 프랑스 등 전 세계 각국에서도 큰 인기를 끈 작품으로 원작의 인기 덕에 드라마 역시 해외 팬들의 지지를 받았다. 

 

 차은우는 ‘얼굴천재’라는 수식어에 힘입어 ‘여신강림’ 이수호 역에 일찌감치 이름이 오르내렸다. 극 중 이수호는 신이 인간을 빚을 때 실수로 잘난 것들만 들이부어서 탄생한 ‘신의 실수’라고 불릴 만큼 완벽한 인물이었다. 탈인간급의 외모, 명석한 두뇌, 운동신경까지 타고났지만 사회성은 조금 부족한 말 그대로 ‘잘난’ 남자였다. 

 18일 화상 인터뷰를 진행한 차은우는 “원작 웹툰을 처음 접한 건 멤버 산하와 문빈의 추천 때문이었다. 신기하게도 멤버들의 이야기를 듣고 일주일 후 차은우에게 ‘여신강림’ 출연 제안이 들어왔다”고 작품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인기 원작의 드라마화에 장점도, 부담도 있었다. 차은우는 “발전시켜야 하는 부분이 있었지만 원작을 구체화시키기는 편했던 것 같다. 다만 워낙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는 작품이라 어떻게하면 웹툰처럼 멋있는 수호를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털어놨다. 멈춰있는 2D를 생동감을 불어넣은 3D로 옮긴다면 시청자에게도 잘 다가갈 수 있을거라 판단했다.

 

‘여신강림’을 통해 차은우는 그간 불거져온 연기력에 관한 의혹을 잠재웠다. 이수호 역을 탁월하게 완성한 캐릭터 소화력에 대한 호평도 이어졌다. 임주경(문가영)과의 멜로는 핑크빛으로, 한서준(황인엽)과의 불꽃 튀는 경쟁은 박력있게 그려졌다. 깜짝 등장한 ‘오또케 송’부터 코믹한 신들도 막힘 없이 소화했다. 

 

차은우는 “혜진(홍현숙 역)선배님께서 나중에 코미디를 해보는 건 어떠냐고 하서더라. 수호로서 최선을 다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뿌듯하고 기분 좋았다”고 눈웃음을 보였다. 학생들과의 액션신, 주짓수로 감정을 표현하는 신을 마치고 나니 무술 감독은 액션 장르를 추천했다고. “전문가분들께서 잘 한다고 말씀해 주시니 기분이 정말 좋았다. 자신감도 생겼다”라고 말한 차은우는 “시청자분들께서도 ‘은우에게 이런 모습이 있었구나’하는 반응을 보여주셔서 뿌듯했다”고 답했다. 

 

그렇다면 그가 꼽은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일까. 초반 수호와 주경을 이어주는 공통의 관심사는 ‘호러 만화’였다. 어린시절부터 만화방에서 인연을 키운 두 사람이 우연히 만나 서로의 만화 취향을 공유하며 깜짝 놀라는 장면이다. 수호는 ‘지옥사역’이라는 고전 작품을 아느냐는 주경의 질문에 “그걸 어떻게 몰라?”라고 반문하며 “30년 지난 지금봐도 촌스럽지 않은 작화 스타일, 국내 최초로 오컬트 호러와 SF를 접목시킨 20세기 최고의 수작인데”라는 대사를 거침없이 읊는다. 차은우는 기다렸다는 듯 ‘지옥사역’을 소개하는 대사를 쏟아내며 “입에 안 붙던 대사라 많이 되뇌였다. 이제 눈 뜨면 대사가 나오더라. 아직 기억에 남는다”고 답했다. 

첫 방송에 앞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차은우는 ‘자기 전 수호에 대해 30분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다’라고 언급했다. 수호의 서사를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큰 도움이 된 시간이었다. 이수호는 아버지에 대한 오해, 친구의 죽음을 둘러싼 죄책감 등으로 괴로워했다.

 

“30분은 수호의 서사를 생각하고 아픔에 공감하기 위한 방법이었어요. 죽마고우인 친구가 자신 때문에 죽음에 이르렀다고 믿고 자책도 하는 복잡한 상황이었죠. 복잡미묘한 서사에서 수호 속으로 깊게 들어가려면 그런 시간이 필요했어요.”

 

감독이 차은우에게 조언한 부분도 이수호의 상처에 관한 것이었다. 어릴적부터 쌓여온 상처와 아픔을 알기에 수호가 극복하고 성장했을 때 누구보다 사랑 받기를 원했으리라 짐작했다. 초반에는 주변과 차단된 이기적이고 차가운 이미지를, 후반부로 갈수록 벽이 허물어지는 모습을 그렸다. 차은우는 “초반엔 태훈(이일준)이와 하이파이브를 안했는데, 후반에는 하이파이브를 한다. 친구들이랑도 어울리면서 마음을 열고 성장하는 부분을 표현하려 했다”고 말했다. 

 

학교 선후배로 알려진 문가영(임주경 역)과는 이전에도 서로 친분이 있었다. 알고 지내던 배우와 연기를 하는 건 처음이라 신기했다는 차은우는 “아는 사이다 보니 수호와 주경이로서 더 편하게 호흡을 맞출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서준 역의 황인엽에 관해서는 “인엽이 형은 서준이 그 자체였다”면서 함께 있을 때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수호에 차은우 말고 다른 사람은 생각나지 않는다.’ 가장 듣기 좋았던 시청 후기였다. 이 문장을 소개하며 “너무 뿌듯하고 기억에 남았다”고 활짝 웃었다. 하지만 댓글을 자주 찾아보는 편은 아니다. “내가 팔랑귀다. 이리 흔들 저리 흔들 한다”고 이유를 밝힌 차은우는 개선할 부분들이나 조언은 주변에서 전달해 주는 편이다. 

 

악역을 향한 욕심도 드러냈다. 아직 도전해보지 않은 장르로 대중을 놀라게 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차은우는 “악역 뿐 아니라 경험 해보지 않은 장르가 많다. 여러 가지 도전해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액션, 코미디, 가족물 등 무궁무진한 희망 사항을 나열하며 의욕을 불태웠다. (인터뷰②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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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판타지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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