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기자] ‘이제는 정말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는 소비자가 늘며, 기업들도 ‘쓰레기 줄이기’에 다양한 방식으로 동참하고 있다. 이와 관련 유통가에서 떠오르는 게 ‘리필 스테이션’(리필 가능한 제품을 소분해서 판매하는 매장)이다. 생활 폐기물의 상당수를 차지하는 플라스틱을 줄이자는 취지로 운영된다.

◆신세계백화점, 재활용 가능 전용 리필 용기 판매

신세계백화점은 1일 백화점 최초로 세제 리필을 할 수 있는 ‘에코스토어 리필 스테이션’을 열었다. 리필 스테이션은 신세계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슈퍼마켓에 둥지를 튼다. 이마트가 2020년 10월 대형마트 최초로 선보인 슈가버블 세제·섬유유연제를 담은 ‘리필 자판기’와 비슷한 모델이다.

이곳에선 전용 리필 용기에 뉴질랜드 친환경 세제 브랜드 ‘에코 스토어’의 세제와 섬유유연제를 구매·충전할 수 있다. 전용 리필 용기는 100% 재활용되는 사탕수수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졌으며, 500원에 구매 가능하다. 세제구매 고객은 4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최원준 신세계백화점 식품담당은 “친환경·윤리 소비에 대한 고객들의 관심이 더욱 높아짐에 따라 일상 속 쉽게 동참할 수 있는 세제 리필 매장을 선보이게 됐다”며 “이번 에코스토어 리필 스테이션을 통해 1년 간 600㎏의 석유 플라스틱 사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소나무 30년생 17그루를 심는 효과와 같다”고 덧붙였다.

◆뷰티업계, 친환경 탈바꿈 위한 다양한 시도

화장품의 경우 대부분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기 마련이다. 이렇다보니 뷰티업계는 친환경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리필 스테이션도 그중 하나다. 국내 뷰티 브랜드 최초로 이를 시도한 곳은 ‘아로마티카’다. 2020년 6월 ‘알맹상점’ 팝업을 시작으로 현재 신사동 자사 브랜드체험관에서도 샴푸·스킨·클렌저 등 약 18종의 제품을 소분 판매하는 리필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업계 ‘큰 형님’ 아모레퍼시픽도 2020년 10월부터 리필 스테이션을 운영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광교점 내에서는 샴푸 7종과 바디워시 8종을 원하는 만큼 구매할 수 있다. 코코넛 껍질로 만든 전용 리필용기에 원하는 제품을 골라 담는데, 아모레퍼시픽 회원은 용기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 내용물은 일반 판매가의 절반에 구매할 수 있다. 내용물은 제조 후 100일 이내인 제품만을 사용하며, 자외선 LED 램프로 용기를 살균 처리해 혹시 모를 안전성 우려를 덜었다.

오정화 아모레퍼시픽 지속가능경영 디비전 상무는 “리필 상품과 판매 방식의 변화라는 시대적 요구에 맞춰 리필 스테이션을 선보이게 됐다”며 “새로운 경험과 친환경 가치, 수준 높은 서비스로 고객들의 높은 호응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나물도 필요한 만큼만… 식품도 ‘소분 판매’

식품업계에서도 ‘소분 판매’가 시도되고 있다. 스타벅스 등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에서는 플라스틱을 줄이기 위해 자신의 텀블러를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일정 부분 할인혜택을 준다. 플라스틱 테이크아웃 컵을 줄이기 위함이다.

올가홀푸드는 이를 넘어 아예 음식을 소분해 판매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 5월 서울 송파구의 올가 방이점에서 국내 최초 ‘녹색특화매장’ 시범 운영을 진행했다. 특히 ‘나물 바(Bar)’에서는 반찬을 소분 판매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개인 용기나 텀블러를 가져와 반찬·음료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5% 할인을 제공했다.

◆소비자들은 리필 스테이션에 ‘엄지 척’

소비자들은 색다른 리필 스테이션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다만, 리필용기를 따로 구입해야 하는 줄 몰라 당황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쓰던 용기를 쓰고 싶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아직 어렵다보니 아쉬워하는 측면도 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재 에코 리필 스테이션 이용 고객은 월 평균 1000명을 상회한다”며 “SNS에서도 고객이 직접 제작한 리뷰 콘텐츠도 활발히 생성되는 등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마트는 환경보호에 대한 고객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오해는 샴푸와 바디워시 등도 친환경 포장재에 충전해 사용할 수 있는 리필 매장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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